제네바 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낸 카플레이는 올해 말 페라리, 혼다, 현대, 메르세데스 벤츠, 볼보가 탑재 모델을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지도, 전화, 메시지, 음악의 4가지 핵심 기능과 서드파티 업체와의 협력이 기대되는 가운데, '카플레이가 얼마나 영향력 있겠느냐'는 회의감도 함께 싹틉니다. 생각보다 조건이 까다롭고, 단기간에 사용자를 확보하기 어려워 보이는 탓이죠.
애플 카플레이, 더 다양한 옵션 확인해줬다
카플레이를 탑재한 모델이 등장하더라도 그 이유로 차량을 바로 바꿀만한 소비자는 많지 않습니다. 1,000달러 수준의 스마트폰과 비교하기 어렵죠. 자동차 제조사는 자동차 판매량도 늘려야겠지만, 애플은 카플레이 모델이 얼마나 많이 팔렸느냐가 중요합니다. 그것이 이후 애플의 전략을 공고히 하는 실마리가 될 테니까요. 그래서 더 많은 옵션에 대한 요구가 있었습니다.
애플인사이더는 일본의 카오디오 전문 업체인 파이오니어(Pioneer)가 다가올 여름에 자사의 5개 멀티미디어 리시버를 애플의 카플레이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카플레이의 첫 번째 애프터마켓 소식입니다. 업그레이드는 700달러 가격의 AVH-4000NEX부터 750달러, 900달러, 1,200달러, 1,400달러의 NEX 모델 5가지를 대상으로 합니다.
파이오니어의 카플레이 업그레이드는 이미 파이오니어 제품을 사용하고 있거나 차량 교체 없이 카플레이를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도 흡수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최소 700달러가 들긴 하지만, 애프터마켓 전략을 엿볼 때 저렴한 모델의 등장도 예상할 수 있고, 카플레이에 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줬습니다.
파이오니어 마케팅 부사장인 테드 카르데나스(Ted Cardenas)는 '2014년 많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현재 차량에 카플레이를 추가할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고 밝혀 펌웨어 업그레이드 외 새로운 모델 출시를 암시하기도 했습니다.
카플레이를 빠르게 만나보기 원했던 소비자는 파이오니어가 활로를 열어줬고, 빨라도 겨울일 것으로 보였던 출시가 여름으로 앞당겨지면서 카플레이 상용화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카플레이 탑재 차량을 구매하기 위해선 카플레이의 사용자 경험도 미리 고민해봐야 하는데, 좋은 사례 하나가 등장한 것이죠. 그리고 애플에서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필자는 얼마 전 '애플이 WWDC 2014에서 카플레이와 관련한 내용을 기대한다.'고 얘기한 바 있습니다. 이번 파이오니어의 발표와 이어진다고 볼 수 있으며, 애프터마켓 진출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애프터마켓에 가속이 붙는다면 서드파티 앱의 지원 등의 활로도 넓어질 거라 예상합니다.
물론 아무나 카플레이 지원 기기를 제작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가이드라인과 기능에 대한 애플과의 긴밀한 협력이 있을 겁니다. 적어도 NEX같은 리시버가 카플레이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한다면 사용자 경험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 폭이나 기능 면에서 큰 차이가 벌어지진 않겠죠.
이런 방안은 애플이 소프트웨어 지원으로 하드웨어 서드파티를 크게 늘리려는 계획을 보여주고, MFI 인증으로 라이트닝 케이블 생산, 게임 패드 정도만 허가했던 서드파티 하드웨어 생산을 카플레이로 확대함을 시사합니다. 여태 가장 규모가 크고, 비싸며, 복잡한 애플의 보조기기 지원입니다. 아이폰의 경쟁력을 외부적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이전과 다른 전략인 거죠.
카플레이 지원이 애프터마켓으로 확대되면, 이와 경쟁할 플랫폼의 등장과 오디오 리시버든 내비게이션이든 플랫폼에 맞춰 구매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입니다. 구글도 차량 지원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차량에 탑재할 윈도를 최근 선보였습니다. 그중 가장 빠르게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카플레이의 옵션 확대는 주류 플랫폼 선점과 이것으로 아이폰 판매도 제고하려는 공격적인 전략이 녹아있습니다. 보조장치로 사용자 경험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애플이 선점에 힘을 줬다는 겁니다.
당연히 선점에 중심을 둔 만큼 성적을 바라보는 것은 애플이나 시장에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격적인 전략은 항상 역풍도 크므로 다양한 옵션의 제공이 어떤 효과를 낼 지는 이후 차량 플랫폼 진출에도 의미있는 지표가 될 것입니다.
소니나 켄우드, 알파인 등의 카오디오 업체를 비롯하여 가민이나 톰톰 등의 내비게이션 업체도 카플레이 대시보드 제작에 참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는 선택권의 폭을 넓힐 것이고, 그 외 업체들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카플레이 제작에 뛰어들 단초가 될 텐데, 핵심은 시장이 확대되는 것만큼 애플이 아이폰 저변 확대 효과를 볼 수 있을지이며, 선점을 통한 성과입니다.
아이폰 5부터, 그러니까 라이트닝 케이블 모델부터 지원되므로 올 하반기 등장할 신형 아이폰에 카플레이가 영향을 미칠지 보는 것도 좋은 지점이 될 것입니다. 또한, 카플레이는 라이트닝 케이블의 용도를 크게 늘린 것이고, 이후 더 풍부한 보조기기 프로그램을 제시할지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WWDC 2014에서 내보일 카플레이 전략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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