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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네이버, 검색 강화? 검색 회귀


 네이버는 검색, 지식IN, 카페, 블로그, 뉴스, 웹툰 등의 국내 여러 웹 분야에서 압도적인 존재입니다. 성능을 둘째 치더라도 네이버를 통할 수밖에 없는 구성과 쌓아온 내부 콘텐츠를 통해 네이버에 고립된 상황을 만들어 왔습니다. 네이버로서 본다면 그것이 수익의 밑천이었죠.
 


네이버, 검색 강화? 검색 회귀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타우린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웹 검색을 개선하고, 이용자들이 좀 더 다양한 검색 결과를 얻게 한다는 겁니다. 기존 내부 콘텐츠와 광고 위주의 검색 결과의 비중이 높아 비난받기도 했었지만, 검색 서비스 강화를 위해서 외부 콘텐츠 비중을 늘림으로써 비난을 벗어날 구실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네이버는 지난 22일, '외부 문서 노출을 확대하고, 웹 생태계 선순환으로 검색 엔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모바일 환경도 개편하여 메인 페이지에 노출하는 정보를 늘렸으며, 네이버를 중심으로 내부 콘텐츠든 외부 콘텐츠든 연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보여줬습니다.
 
 타우린 프로젝트의 1차 적용으로 44%에 달했던 웹 문서에서 상위 20개 사이트로 이동하는 비율이 16%로 축소하여 이용자들이 훨씬 많은 사이트에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음을 방증했습니다.
 
 그런데 국내 검색 점유율을 80%나 붙잡고 있던 네이버가 검색 방향을 개편하고 나선 이유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모바일 트랙픽이 늘면서 네이버에 집중되었던 트랙픽의 일부가 다른 쪽으로 붙어버렸고, 이를 연결하는 허브가 네이버가 아닌 다른 서비스들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외부 문서로 접근하기 수월한 모바일 서비스, 대표적으로는 구글 검색이겠지만, 어쨌든 접근이 PC보다 수월해졌다는 건 네이버의 입지를 흔들만한 것입니다. 점유율이 크게 떨어지진 않겠지만, 다시 네이버로 끌어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죠.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도 네이버 검색 변화의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최근 다음은 특화한 검색 알고리즘으로 '바로 이거', '방금그곡' 등의 검색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카카오는 모바일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런 둘의 행보가 앞으로 어떤 시너지를 발휘하게 될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가령 카카오톡 내에서 바로이거, 방금그곡 같은 특화한 검색 결과를 바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할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네이버는 '검색은 네이버'라는 수식어를 모바일에서도 박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네이버가 굳이 외부 문서를 끌어들이지 않아도 현재 네이버의 기반으로 검색을 강화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구글이 미국의 검색 시장을 차지하는 부분을 야후가 당겨오긴 어려우니 야후가 선택한 건 자체적인 고급 콘텐츠 생산과 이를 모바일에 특화하면서 트래픽을 맞추고, 이를 광고 수익으로 전환하자는 겁니다.
 
 물론 야후와 네이버의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네이버는 국내 검색 시장을 쥐고 있으면서도 내부 콘텐츠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네이버는 검색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문제점은 '검색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검색이 약하다.'는 겁니다. 그밖에 네이버가 무엇을 기반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지 얘기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나마 최근 들어 라인이라는 꿀단지가 등장했지만, 웹과 모바일을 통틀어 네이버의 기반을 얘기하고자 하면 내세울 게 없다는 겁니다. 이는 네이버가 플랫폼으로 확장하는데 상당한 걸림돌입니다. 여태 기반이 되었던 건 서비스가 아닌 사용자의 수였고, 사용자가 네이버에 머물러야 할 이유를 제공하진 못했었으니까요.
 
 네이버는 검색을 강화한다고 밝혔지만, 순전히 본래 검색 엔진의 역할로 돌아가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회귀하는 이유는 기반 사업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플랫폼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죠. 다음과 카카오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건 카카오의 기반이 확실하고, 다음이 이를 뒷받침할 요소들을 갖추고 있는 덕분입니다. 그렇다면 네이버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검색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기존처럼 내부 콘텐츠 비중을 늘리고, 생산을 지원하면서 콘텐츠를 쌓아 검색으로 이어지게 하는 방식으로도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 나쁘진 않았지만, 앞으로 사업을 더 확장하기 위해선 검색을 돌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네이버는 여태 내부를 확장해왔습니다. 외부로 서비스를 배출하고, 이를 네이버와 연결하여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과정 없이 죄다 네이버 안에서 연결하고, 네이버 자체를 키워왔습니다. 그 결과가 사용자 접근이 다양해지는 모바일 시장에서 물린 서비스가 되었다는 겁니다.
 
 검색 회귀는 이를 다시 돌려놓고, 네이버가 외부적으로 뻗어 가는 플랫폼으로 한 발짝 내디뎠음을 의미합니다.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알 수 없지만, 이제야 방법을 내놓았다는 점은 흥미로우며, 네이버가 생각하는 의도가 검색 서비스로 드러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