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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스마트워치가 원형에 빠진 이유


 웨어러블 제품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건 손목에 착용하는 제품입니다. 익히 손목에는 팔찌나 시계를 착용해왔고, 특히 시계는 액정이 탑재되더라도 위화감이 덜하므로 스마트폰 다음의 차세대 카테고리로서 많은 업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무르익었죠.
 


스마트워치가 원형에 빠진 이유
 
 초기 스마트워치에 중요했던 건 '성능'입니다. 여타 전자 기기들이 모두 그렇지만, 손목에 착용해야 하는 만큼 작고, 가벼워야 하며, 특히 시계라는 특성으로 대기 시간이 길어야 하는 만큼 배터리 성능만으로 경쟁력이 결정될 만큼 중요했습니다. 다음은 '기능'이었죠. '스마트워치로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몇 가지 특화한 기능을 앞세웠지만, 지금은 훨씬 많은 아이디어를 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해진 건 '디자인'입니다.
 
 


 대부분 스마트워치는 '디자인이 투박하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성능을 맞춰야 하니 그만큼 두껍고, 커지기 마련이었고, 그건 디자인 요소를 배제하는 쪽이었습니다. 그랬던 웨어러블의 디자인이 다듬어지면서 패션의 요소를 가져옵니다. 웨어러블의 디자인이 일종의 패션 시장을 형성한 겁니다.
 
 구글은 웨어러블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웨어를 공개하기 전, 원형 디자인의 모토 360을 먼저 공개했습니다. 대개 사각형 형태를 지녔던 여타 스마트워치와는 달리 기존 시계 모습처럼 둥근 형태는 익숙하게 보였습니다. 사실 원형 스마트워치로는 쿠쿠(COOKOO)가 더 빠르고, 모토 360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쿠쿠는 원형 디자인, 그러니까 기존 시계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기능을 제한했습니다. 모토 360은 원형 디자인을 살리면서 기능에서도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서 원형이라는 부분이 좀 더 두드러진 것입니다.
 
 이어 LG도 원형 스마트워치인 'G워치R'을 공개했습니다. 모토 360이 원형이긴 하지만, 하단 부분 탓에 '완전한 원형은 아니다.'는 평가를 받아야 했지만, G워치R은 완전한 원형의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습니다. 일반적인 시계 너비인 22mm를 적용했고, 시곗줄도 교체할 수 있어서 보다 기존 시계 느낌을 잘 살려낼 것으로 예상합니다. 제품 출시는 올해 4분기로 계획하고 있으며, IFA 2014에서 일반 공개할 예정입니다.
 
 원형 스마트워치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은 대부분 '저렇다면 시계처럼 착용할 수 있겠다.'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기존의 스마트워치들이 시계처럼 착용하긴 어려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죠. 재미있는 점은 기능은 둘째 문제가 되었다는 겁니다.
 
 


 필자가 앞서 얘기했듯이 스마트워치는 여타 전자기기와 다를 바 없이 성능이 중요했고, 다음으로 기능이 중요했으며, 그다음으로 디자인이 지목되었는데, 대중들이 스마트워치를 바라보는 시선은 성능과 기능보다 디자인입니다. 물론 성능과 기능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단지 성능과 기능보다 디자인에 대한 기대를 더 하게 되었다는 거죠.
 
 왜 원형 스마트워치를 만들었을까요? 단순히 기존 시계처럼 만든 것뿐일까요? 그렇기야 하겠지만, 원형 스마트워치는 소비자에 있어서 더 넓은 의미입니다.
 
 스마트워치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지 못한 이유는 결국, 패션 요소를 집어넣지 못한 탓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기존 스마트워치를 착용함으로써 괴짜가 되고 싶지 않은 소비자가 많았다는 겁니다. 가령 스마트폰이 이전처럼 두껍고, 무거우면서 복잡한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면 여전히 보급은 느렸을 테죠. 보편적이라는 이유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이제 와서 보면 그저 카카오톡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선택지가 없기 때문일까요? 스마트폰도 나름 패션 요소를 지니게 되면서 디자인과 디자인에 따른 실용성을 얼마나 겸비하고 있는지가 중요해졌고, 이는 이전과 달리 더욱 보편적인 디자인으로의 이동, 그리고 디자인에서 나타날 수 있는 실용성의 일각이 소비자를 움직이게 함으로써 과거에는 전자기기에 관심이나 있어야 구매했던 스마트폰이 대중적으로 바뀌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시계는 이미 보편적인 디자인이 존재합니다. 스마트폰이 디자인에 있어서 과도기를 지나 현재는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발전해온 것과 달리 시계라는 분야는 과도기를 지난 지 오래이며, 원형의 시계는 아주 보편적이고, 간혹 사각형이나 하트 모양의 시계를 볼 수도 있지만, 그런 시계들은 아주 패션 동향에 따라서 착용하는 시계들로 나열됩니다.
 
 왜 원형 스마트워치에 이목이 쏠리고, 업체들이 개발하고 나섰는가의 대답이 이겁니다. '그게 아니라 원형으로 디스플레이를 만들었다는 걸로 이목이 쏠린 거야.'라고 얘기하는 이도 있겠지만, 실상 대중은 그 보편적인 디자인에 다양한 기능이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도 구매했을 때 괴짜가 될 부담을 덜게 되고, 기능을 활용할 수만 있다면 기존 시계보다 나은 사용자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원형 스마트워치를 바라보고 있을 뿐입니다.
 
 스마트폰과 달리 지갑을 닫아놓았던 스마트워치 시장이 둥근 형태만으로 무장을 해제할 여지를 줬다는 것이 원형 스마트워치의 존재를 달리 바라보게 합니다.
 
 


 그냥 원형입니다. 제품을 구성하는 요소에 불과하지만, 스마트워치를 소비자와 가깝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가치 있는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점이 원형 스마트워치가 시계처럼 생겼다는 것 자체가 주는 가치보다 높습니다. 만약 시계라는 존재가 스마트워치에서 시작되었고, 과도기를 겪었다면 둥근 스마트워치를 특이한 디자인으로 인식했을지 모를 일이니까요.
 
 그걸 스마트워치 시장의 경쟁력으로 삼을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만큼 시장이 발전했음을 원형 스마트워치가 보여주며, 이제 웨어러블의 착용한다는 의미를 제대로 반영할 제품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