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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MS

스카이프 비즈니스가 변화할 차례


 2011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스카이프를 인수했고, 2013년 1월에 윈도 라이브 메신저의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곧 4월, 윈도 라이브 메신저의 모든 사용자를 스카이프로 유도했습니다. 그럼에도 중국에서는 계속해서 메신저 서비스를 해왔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스카이프를 밀고 있었지만요.
 


스카이프 비즈니스가 변화할 차례
 
 MS는 중국에서 계속 서비스하던 윈도 라이브 메신저(WLM ; 구 : MSN)를 오는 10월 31일에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기존 사용자들은 스카이프로 유도하며, 1999년에 발표한 후 15년 만에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이미 중국을 제외하곤 사라졌다고 해야겠지만,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스카이프로 모두 유도하기로 한 건 이제 기존 메신저가 아닌 스카이프가 변화할 차례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스카이프는 스마트폰 이전부터 모바일에 빠르게 참여하며 확장했었던 서비스입니다. 피쳐폰은 물론이고,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에도 탑재했으며, 아예 SDK를 제공하여 스카이프를 어디든 탑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마트폰이 서서히 보급될 때만 하더라도 스카이프의 이전 움직임에 모바일에서도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아이폰용 메신저에서도 스카이프는 상당히 빨리 등장한 앱이었고, 아이폰에 전면 카메라가 없었던 점이 오히려 큰 문제였었습니다. 그 점은 스카이프의 장점인 영상통화를 모바일에 특화할 수 없었고, 오히려 텍스트 메신저와 mVoIP의 역할이 커지면서 메신저의 방향도 그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신생 메신저들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죠.
 
 여타 메신저보다 복잡한 가입 방식과 모바일에 특화한 기능들에서 스카이프는 밀렸고, 그러던 중 메신저 시장에서 죽을 쓰던 MS가 손을 내밀었던 겁니다. '그 뒤로 변화가 있었는가?'라고 하면 몇 가지 업데이트는 있었지만, MS는 스카이프를 변화하는 것보단 스카이프를 통해 MS의 모바일 전략을 강화하는 걸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이제 윈도 라이브 메신저를 손에서 완전히 놔버렸다면 스카이프 비즈니스가 메신저 시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과 스카이프가 MS의 모바일 전략에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스카이프가 모바일에서 어려웠던 건 '스카이프를 메신저 서비스 볼 것인가?'하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스카이프 크레딧을 통해 저렴한 통화료를 내세우고 있는데, 문제는 이런 정체성이 전용 단말기나 PC를 통한 통화에서는 핵심이 될 수 있었지만, 모바일 대 모바일이 보편화한 시점에서는 쌍방의 서비스만 동일하게 맞추면 스카이프를 사용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또한, 모바일 보급이 유선 통화 사용을 줄여놓으므로 크레딧의 활용도도 떨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스카이프를 메신저 서비스로 볼 것인가?'하는 질문을 '스카이프는 메신저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는 걸로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스카이프의 가장 큰 경쟁자는 무엇일까요? 구글의 행아웃입니다. 사용자를 훨씬 더 많이 확보한 왓츠앱이나 위챗 등이 모바일에서의 경쟁력을 더 좋지만, PC와의 연결이나 안드로이드와의 통합에서 본다면 스카이프가 행아웃을 따라가지 못하면 메신저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그럼 스카이프가 변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메신저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페이스북 계정이 아닌 왓츠앱처럼 전화번호로만 가입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접근을 간소화하여 꼭 페이스북을 사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줄인 것입니다. 이는 상당한 효과를 보았고, 페이스북의 난제였던 10대 이용자 일부 끌어들이는 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것이 그대로 페이스북 가입자로 전환한다면 그건 더할 나위 없는 수확이겠죠.
 
 그러나 스카이프는 여전히 접근성이 떨어지는 서비스입니다. 그렇다고 이전처럼 복잡한 접근성을 짊어지고 사용해야 할 만큼 필요한 서비스도 아닙니다. 접근성이 좋아지지 않으면 기존 사용자는 몰라도 신규 사용자를 끌어들이긴 힘들어집니다.
 
 또한, 사용이 개인보다는 기업 쪽에 묶여 있습니다.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마케팅하고 있는데, 기업 동향이 BYOD 쪽으로 넘어가면서 메신저의 선택도 개인 중심으로 바뀌었고, 스카이프를 업무에 활용하더라도 개인이 사용하는 메신저의 사용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스카이프의 입지도 줄어들게 됩니다. 이걸 바로 잡기 위해서는 스카이프가 개인이 활용하기에 수월한 메신저가 되어야 하고, 많은 메신저가 스티커나 플랫폼 확장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처럼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스카이프 크레딧의 정의입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모바일 간 소통이 늘어나면서 스카이프 크레딧의 존재는 거의 의미가 없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보기에는 구시대적 유물 같죠. 스카이프만의 특징이 있으니 이를 완전히 정리해버려서는 안 되겠지만, 모바일에 걸맞은, 이전과는 다른 정의를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무료로 전환은 아니더라도 구독 방식에 변화를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그나마 스카이프 크레딧을 충전할 이유를 줄 것입니다.
 
 


 스카이프가 여전히 매력적인 서비스인 건 맞지만, '여전히'일 뿐, 현재 가장 매력적인 서비스인 건 아닙니다. 그리고 스카이프로 모바일 경쟁력을 더하고자 했던 MS도 모바일에서는 매력적인 기업이 아닙니다. 하지만 스카이프는 열쇠가 되기에 좋은 서비스이고, 스카이프가 모바일에 대응할 수만 있다면 MS의 모바일 전략도 활로를 찾을 여지는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스카이프가 MS의 해법이라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 등의 기업이 왜 메신저 서비스에 집착하는지 생각해본다면 MS에 남은 수단은 스카이프이고, 이것이 플랫폼을 강화한 여지가 남아있다는 의미입니다.
 
 스카이프는 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