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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알리바바, 민간은행 진출로 본 궤도


 알리바바가 IPO를 진행한 지 3주째입니다. 현금 회수와 중국 경제 정책 논란으로 잠시 주춤하면서 하락했지만, 다시 상승하면서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입니다. 좀 더 지켜보긴 해야겠지만, 전망이 긍정적이어서 한동안은 투자 시장의 뜨거운 감자일 겁니다. 그리고 알리바바는 행보로 화두에 답했습니다.
 


알리바바, 민간은행 진출로 본 궤도
 
 지난 7월, 중국은 민간은행 설립을 승인했습니다. 그동안 국유상업은행을 운영하여 통제했었지만, 민간은행으로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해결하겠다는 겁니다. 1차로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의 '웨이중 은행', 친트그룹과 화청그룹이 공동으로 설립할 예정인 '원저우민상 은행', 화베이그룹과 마이거우그룹이 공동으로 설립할 예정인 '텐진진청 은행'이 승인을 받았습니다.
 
 


 29일, 알리바바도 중국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로부터 2차로 항저우에 은행을 설립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습니다. 알리바바가 설립하게 될 은행은 '저장왕상'이라는 명칭으로 상하이 푸싱그룹, 완샹그룹, 진룬자산 등이 투자에 참여합니다. 알리바바는 20만 위한 이하 예금 상품과 500만 위안 이하 대출 상품을 주력으로 내년 3월 안으로 설립을 완료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비슷한 위치에 텐센트가 있긴 합니다. 텐센트도 앞서 은행을 설립하기로 하면서 자사 결제시스템인 '텐페이(Tenpay)'가 주목받았고, 은행과 연결하여 시너지를 낼 것을 기대했습니다. 알리바바도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Alipay)'를 가지고 있으며, 텐센트와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알리페이가 다른 것은 이미 금융권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는 겁니다. 알리페이는 천홍자산운용과 함께 '위어바로'라는 금융상품을 지난해 출시했습니다. 온라인 머니마켓 펀딩을 표방하는 위어바오는 알리페이 계좌의 잔액을 천홍자산운용이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어 돌려주는 서비스로 연 5~7%의 금리를 내세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난 3월까지 가입자만 8,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계좌를 통해 투자한 금액만 5,000억 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83조 규모입니다.
 
 이것이 알리페이의 존재 의의입니다. 알리페이 계좌를 통해 금융 분야를 야금야금 챙겨오다가 고객들은 그대로 은행 설립 후 끌어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지 결제 시스템과의 연계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닌 시스템을 기반으로 고객 확보, 여기서 끌어들인 자본을 투자하여 수익을 올리고, 이를 다시 고객에게 돌려주면서 중국 경제 시장 전반에 관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누가 봐도 무서운 기세입니다. 그리고 궤도를 그려보면 알리바바의 전략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알리바바가 중국 내 자본의 흐름에 관여할 수 있게 되었고, 알리페이를 통한 투자금도 마련해왔습니다. 그리고 IPO를 통해 외국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되었으며, 은행 설립으로 중국 내 그룹 확장을 더욱 가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외국 자본을 중국 투자금과 합쳐서 굴리고, 다시 외국 자본으로 돌리는 식의 스노우볼링 효과를 노리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알리바바는 안정적으로 중국 내 투자를 하면서 자본을 지속해서 불려 나갈 수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중국은 국유상업은행 중심으로 정부가 경제를 심하게 통제하는 구조였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증시 IPO를 하는 이유도 그 탓이었고, 대신 IPO로 끌어들인 자본을 통째로 중국 시장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민간은행 설립으로 직접 개인이나 중소기업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중국에서 나온 투자금을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자금으로 이용하기 수월해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여기에 외국 자본을 간접적으로라도 끌어들일 수 있게 되면 투자 효과는 극대화되고, 알리바바가 몸집을 키우기에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이나 외국으로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게 되어 이를 다시 알리바바 본연의 수익으로 창출해낸다면 무지막지하다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느냐인데,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사업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투자를 지원하는 금융 서비스사가 직접 전자상거래 서비스도 하고 있으며, 이 서비스는 중국과 타국을 연결하는 고리입니다. 알리바바가 투자하여 몸집을 키운 중소기업을 전자상거래 서비스로 길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유통이나 활로 개척에서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늘어날수록 알리바바의 수익도 늘어나겠죠.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은 여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중국이라는 큰 시장과 맞물린 성장의 발판에 알리바바가 설 수 있게 되면서 어마어마하게 큰 플랫폼을 형성하는 계획이 실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을 하나의 알리바바 플랫폼으로 간주한다는 자체가 놀라울 따름입니다.
 
 


 잭 마 회장은 IPO 서류에 '알리바바는 작은 기업을 위해 싸운다.'고 적었습니다. 중국의 작은 기업들이 사업하고자 할 때, 자금, 지역, 유통 등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알리바바가 해결하여 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알리바바가 내세운 성장이고, 미래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 내비쳐야 한다는 게 투자자뿐만 아니라 필자의 의견이었습니다.
 
 그런데 민간은행 설립이라는 지점으로 단번에 답을 내놓았습니다. 그건 여러모로 알리바바가 오랫동안 유지되는 데 실마리가 될 것입니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가 102년은 종속할 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중국이라는 거대한 기반을 알리바바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으로 가꾸려는 계획 자체가 터무니없이 상상을 뛰어넘기 때문입니다.
 
 알리바바가 가속을 시작한 만큼 금방 성과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