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일반

테슬라, 아직 괜찮은 이유

via_Tesla motors


 투자자가 예상한 테슬라 목표 주가는 350~400달러 수준입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 말이죠. 전기차 분야를 대중적으로 끌어올린 탓에 기대도 높아진 테슬라지만, 최근 투자 비관론이 확산하면서 주가와 목표 주가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거기에 세계 경제 우려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한 주를 보내야만 했죠.
 


테슬라, 아직 괜찮은 이유
 
 지난 8일, 테슬라 주가는 7%나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11일, 다시 7%가 떨어졌습니다. 급락한 주가에 놀란 투자자들이 경제 부진 여파까지 비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매도 시기로 판단한 것입니다. 덕분에 매도 전략에 대한 논의가 커졌습니다. 그런데 이를 뒤집고 테슬라의 신모델이 평가를 다시 양분했습니다.
 
 


 테슬라는 악재가 이어졌습니다. 중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던 중 다세대 주택에 충전소를 설치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기술적인 것보다 부동산 관리자의 승인을 얻는 것'이 힘들며, 설치하더라도 주차 공간 문제로 충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충전소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성장 속도에 맞춰 많은 충전소를 한 번에 설치할 순 없는 탓에 자동차는 팔아도 연료를 팔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닛산의 전기차 브랜드인 리프가 지난 분기 2,881대 판매를 기록하면서 대중적인 전기차 이미지를 테슬라가 독차지하는 것도 물러났습니다. BMW도 전기차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테슬라가 겪은 충전소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소형 충전소를 개발하여 보급률을 높였습니다. 경쟁 업체들의 강세가 테슬라를 압박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 와중에 테슬라는 새로운 고성능 모델 '모델 S P85D'를 공개했습니다. 12월부터 판매할 예정인 P85D의 'D'는 '듀얼 모터(Dual Motor)'라는 의미로 2개의 전기 모터를 장착하여 사륜구동이 가능하며, 시속 60마일까지 3.2초밖에 걸리지 않는 성능을 자랑합니다. 이는 가솔린 차량과 비교하기 어려우나 느리고 안정적이라는 전기차의 인식을 박살 낼만한 것이고, 가격은 무려 12만 달러입니다. 기존 싱글 모터인 P85가 9만 4,570달러였다는 걸 생각하면 더 저렴한 대중적인 모델을 내놓은 건 아니지만, 성능을 크게 올리면서 새로운 수요층을 공략했다는 평가입니다.
 
 테슬라는 이어 '자동 모드(Autopilot)'도 선보였는데, 완전히 자동으로 동작한다는 것이 아니라 레이더나 초음파 등의 센서를 통해서 표지판, 보행자 등을 감지하여 움직임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사용자가 자동차를 제어하는 건 맞지만, 일부 자동화한 시스템이 도로 상황에 맞춰서 사용자의 제어를 조절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벽에 부딪힐 상황이라면 이를 판단하여 운전자에 경고하며, 속도를 줄이거나 방향을 전환을 유도하고, 올바른 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어합니다. 핸들을 사고 날 확률이 높은 쪽으로 꺾지 못하도록 말이죠.
 
 

via_Tesla motors


 'P85D의 판매가 원활하여 테슬라가 악재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것'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처음부터 테슬라에 악재가 있었는가 하는 겁니다.
 
 P85D를 보면 알 수 있지만, 테슬라는 전기차 분야에서 독보적입니다. 닛산 리프의 판매량이 증가했다는 건 테슬라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뿐더러 판매량을 폭발적으로 늘려야 하는 여타 자동차 업체와 다르게 테슬라는 생산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테슬라는 예약 물량이 밀려있기에 생산만 수월하면 판매량을 늘리는 건 어렵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생산 설비를 급하게 늘리기보다는 자동화한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생산력을 높이고자 하기에 시간이 꽤 걸리고 있습니다. 대신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면 예약 물량을 소화하면서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가능하고, 더욱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합니다. 단기적인 판매량 증가로 시장에 대응할 생각이 없었던 겁니다.
 
 그리고 거대 배터리 공장인 기가 팩토리도 그렇습니다. 테슬라가 배터리 공급을 늘리려는 건 안정적인 자동차 생산과 함께 충전보다 아예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충전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계획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7월, 테슬라는 90초 만에 배터리를 교체하는 기술을 선보였으며, 전기차 사용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선 배터리의 교체가 수월해야 하는데, 생산력의 증가로 더 많은 전기차의 배터리를 교체하려면 기가 팩토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또한, 충전소를 설치하기 까다로운 지역의 직영점에서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충전에 시간을 빼앗기보단 교체로 해결할 수 있어서 생산보다 배터리 자체의 회전력을 높이는 쪽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장기적으로 보면 안정적인 생산력 확보와 지원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며, 예약 물량이 심하게 줄어들지 않는 한 판매량이 우려스럽다고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등장한 P85D는 어중간한 판단을 나누기에 충분했습니다. '판매량이 더 늘어야지.'라고 생각하는 쪽에서는 그리 와 닿지 않겠지만, '생산력을 기반으로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는 쪽에서는 주가 하락에 비관적으로 바뀐 생각을 P85D를 통해서 좀 더 장기적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보급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의 기술력과 신뢰를 P85D로 보여주면서 보급형 모델에 대한 기대보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꾸준한 판매가 전기차뿐만 아니라 기존 엔진 자동차나 수소 전지 자동차와도 경쟁해야 하는 테슬라에 더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전기차 안에서 경쟁해봐야 소비자는 가솔린 자동차와 전기차를 비교할 테니 비교 지점을 닛산이나 BMW로 잡을 것이 아니라 전기차가 가솔린 자동차보다 어떤 경쟁력이 있는지 파악하고, 테슬라가 이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지 보는 것이 낫다는 말이며, P85D는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인 것과 같습니다. 테슬라가 아직 괜찮은 이유입니다.
 
 

via_Reddit


 사실 테슬라의 주가가 크게 빠진 것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170달러까지 치솟던 주가가 12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지금과 비슷한 평가로 엇갈렸고, 그랬던 것이 291달러까지 오르면서 잠식한 겁니다. 고로 현재 내려간 주가만으로 테슬라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차라리 테슬라에 투자할 생각이라면 지금이 매수할 기회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대신 유럽발 경제 위기 우려에 대해선 별개로 바라봐야 하며, 다음 주가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기에 매수 시기를 다음 주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잡는 것이 올바릅니다.
 
 중요한 건 테슬라가 큰 위기를 맞이한 건 아니라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