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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사물인터넷이 기회 시장이다

via_Kickstarter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여 대박을 치겠다.'라고만 말한다면 '구식'이거나 '확장한 플랫폼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분명할 겁니다. 그렇게 스마트폰 앱 시장은 기회의 땅이었으나 지금은 포화 상태입니다. 몇 가지 독특한 아이디어의 제품이 계속 등장하여 시장이 망가지진 않겠지만, 단순한 아이디어만으로 밀어붙이긴 쉽지 않아졌죠.
 


사물인터넷이 기회 시장이다
 
 이는 짧은 기간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나게 했던 이유기도 했고, 지금은 그렇게 하기 힘든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전체 스타트업이 줄어들었다는 건 아닙니다. 대신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하드웨어 중심, 혹은 복합적인 플랫폼을 내세우는 스타트업이 늘었고, 용어도 익숙합니다. '사물인터넷(IoT)'입니다.
 
 

via_Kickstarter


 가트너는 보고서를 통해 '2017년, 사물인터넷 솔루션의 절반 이상을 스타트업이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설립 3년 미만의 스타트업과 개인 제작자를 수치에 포함하며, 2015년 10대 전략 기술로도 가트너는 사물인터넷을 꼽았습니다. 그러니까 올해나 내년에 사물인터넷에 주력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날 것이고, 그 수가 2017년까지 유지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가트너의 피트 바실리에르(Pete Basiliere) 부사장은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대부분 스타트업이 5년 안에 소멸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사물인터넷 스타트업이 늘겠지만, 대다수 성공한다는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사실 가트너의 이런 예상은 당연합니다. 당장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만 보더라도 사물인터넷을 위한 센서나 기판, 혹은 완성된 제품도 투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들은 대기업들이 시도할만한 것보다 기발하지만, 작고 간단한 것들이 주를 이룹니다.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이동 거리나 소비 칼로리를 측정하고, 움직임을 파악해주는 깔창이나 기후를 파악하여 이상적인 온도로 에어컨을 동작하여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 장착한 문이 열리는 것을 파악할 수 있는 센서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이런 아이디어들은 매우 간단한 것이어서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볼 만한 것이지만, 실제 제품으로 쏟아질 수 있게 된 건 사물인터넷이 주목받기 시작해서가 아니라 진입장벽이 낮아졌고, 반대로 진입장벽이 낮아졌기에 사물인터넷이 유비쿼터스를 넘어서 주목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정확합니다. 앞서 얘기했던 킥스타터의 제품들도 대개 아두이노(Arduino)를 기반으로 하거나 3D 프린터로 케이스나 부품을 제작하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한 개발 비용과 기간이 크게 단축되어 소규모 그룹도 이전보다 쉽게 제품화를 시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런 사물인터넷 물결을 탄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으니 가트너의 예측은 아주 정확하고 올바릅니다. 대신 필자는 가트너처럼 스타트업의 사물인터넷 시장 진입을 부정적으로 보진 않습니다.
 
 


 물론 사물인터넷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모두 성공할 것이라고 말할 순 없겠죠. 하지만 대박을 꿈꾸고 뛰어들었던 스마트폰 앱 시장처럼 기회의 땅이 될 순 있습니다. 적어도 가트너가 얘기했듯이 대부분 스타트업이 소멸하기보단 전체 사물인터넷 파이에 중요한 역할을 스타트업이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사물인터넷 시장을 스마트폰 앱 시장처럼이라고 말했지만, 성격은 다릅니다. 애초에 소프트웨어 시장과 하드웨어 시장으로 구분되기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사물인터넷은 하드웨어를 유통할 수 있는 구조도 필요하고, 고객 서비스도 소프트웨어 지원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를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하드웨어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 간 연결과 연결을 통한 기능 활성화를 위한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해야 하므로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졌음에도 스마트폰 앱보다 진입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스타트업이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자리 잡기 위한 고민이 한동안 심도 있게 진행되어야 할 겁니다.
 
 대신 기대할 수 있는 건 투자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으로 스마트폰 앱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투자사나 기업들은 현재 갈 곳을 잃었습니다. 급성장하는 시장에 선점하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 수익을 빠르게 불릴 수 있었던 것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막혀버린 겁니다. 플랫폼으로서 가치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단순한 아이디어만 존재하는 것에 투자자들은 발을 빼고, 다른 것을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성장 중인 곳이 사물인터넷입니다. 사물인터넷 분야로 진출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는 게 증거고, 스타트업이 늘수록 투자 폭도 넓어집니다. 당연히 투자가 모든 사물인터넷 스타트업에 돌아가진 않습니다. 단지 스마트폰 앱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한 스타트업 중 살아남은 업체도 플랫폼 전략을 취하면서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고, 혹은 인수를 통해 다른 플랫폼과 결합했습니다. 투자도 그쪽으로만 몰렸죠. 즉, 포화 상태의 스마트 앱 시장보다 사물인터넷 시장이 틈새를 끼어들기 좋은 시장이고, 거기서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확장하든 서비스에서 플랫폼 전략으로 확대하든 진행하기가 수월하다는 겁니다. 그저 사물인터넷이 뜨기에 투자가 몰리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시작점을 스마트폰 앱이 아니라 사물인터넷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게 중요합니다.
 
 그럼 사물인터넷의 파이를 자기 쪽으로 유리하게 당겨오려는 대기업들은 스타트업을 끌어들이기 위해 유통이나 고객 서비스 등 필요한 부분을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방안 마련을 위한 투자를 할 테고, 이것이 맞물려 전문 투자자들의 투자도 늘어난다면 스타트업의 생존율도 올라갈 것입니다. 스타트업에 있어서 현재 사물인터넷만큼 기회가 큰 곳도 없다는 얘기죠.
 
 

via_Getgoldee


 어떤 스타트업이든 생존이 쉬운 건 아닙니다. 그건 기회가 늘어난 사물인터넷도 마찬가지고, 과거에도 그랬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시대의 물살을 타고, 급성장한 스타트업을 많이 봐왔었습니다. 사물인터넷도 똑같이 그런 스타트업이 생겨날 것이고, 사물인터넷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확고히 말할 수 있습니다.
 
 기회가 커진 만큼 사물인터넷 시장도 금세 커질 것입니다. 우리는 동향의 거대한 물결 앞에 서 있습니다. 누가 그 물결을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볼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