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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 아이패드 에어 2와 레티나 아이맥, 그리고 미니


 iOS와 OS X도 소개했지만, 익숙하게 많이 들은 것들이니 건너뛰겠습니다.
 애플은 오늘 지난달에 이어 신제품을 발표하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새로운 아이패드와 5K 모니터(?)를 공개했습니다.
 


애플, 아이패드 에어 2와 레티나 아이맥, 그리고 미니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맥의 신제품은 거의 기정사실이었지만, 실상 이 둘이 이벤트의 전부였습니다. 필자는 아이패드 미니와 맥미니가 등장하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는데, 두 제품도 나오긴 했습니다. 문제는 전체 키노트 시간 중 1분 정도만 아이패드 미니와 맥미니에 쓰였다는 것이죠.
 
 


 아이패드 에어 2는 6.1mm의 얇은 두께를 자랑합니다. 이는 기존 아이패드 에어보다 1.4mm 얇아진 것으로 무게도 14g 가벼워졌습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1세대 아이패드와 비교하면 2배나 얇아진 것입니다. 4년 동안 아이패드가 다이어트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가 알 수 있는 부분이죠. 이제 책 사이에 두고 구부려보는 일만 남았네요.
 
 9.7인치 2048 x 1536 해상도 디스플레이, A8X 프로세서와 M8 모션 프로세서를 장착했으며, 8MP iSight 카메라, 터치 ID를 제공합니다. A8X 프로세서는 A7 프로세서보다 40%나 성능을 향상했고, 그래픽 성능도 2배나 높아졌습니다. M8 프로세서는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기압계, 자이로스코프, 가속도계 등 센서의 데이터를 지속해서 측정하여 전원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성능 향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가장 주목할 부분은 카메라입니다. 5MP였던 후면 카메라가 8MP 카메라로 교체되었고, 전체적인 성능도 올라갔습니다. 3264 x 2448 해상도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고, 1080p 영상 촬영을 지원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방식의 추가로 '연사 모드(Burst mode)'와 '슬로 모션(Slo-mo video)'을 탑재했습니다. 사실 태블릿 초기에는 태블릿에 카메라를 장착하는 것 자체가 필요한지 의문이 컸습니다. '스마트폰을 놔두고, 커다란 물건으로 왜 사진을 찍어야 하는가'였죠. 그러나 카메라가 필요한 앱들이 등장합니다. 단지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태블릿으로 증강현실을 구현하려고 해도 카메라가 필요했고, 영상 통화에도 카메라가 필요했습니다. 덕분에 아이패드도 2세대부터 카메라를 장착했는데, 카메라의 성능을 최소한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패드 에어 2는 카메라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일단 편집성은 아이폰보다 아이패드가 좋습니다. 화면이 넓으니까요. 그래서 기존에는 아이폰에서 촬영하고, 아이패드로 넘겨서 편집하거나 아이폰에서 바로 편집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자동으로 사진을 보정해주는 앱이라면 굳이 아이패드에서 실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그건 아이패드가 가진 장점을 아이폰의 직관성이 잠식한 것입니다. 아이패드 에어 2의 새로운 카메라도 아이폰과 비교되겠지만, 카메라 성능이 올라가면서 꼭 아이폰으로 촬영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바로 촬영하고, 편집하는 것으로 아이패드의 장점을 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커다란 몸체보다 직관성에서 카메라의 성능을 향상한 것으로 볼 수 있죠.
 
 또한, 카메라를 사용하는 앱들입니다. 애플이 키노트에 소개한 것만 해도 증강현실로 가상의 실내장식을 도와주는 앱, 야구 코칭 앱 등 다양합니다. 카메라의 성능 향상은 이들 앱의 성능 향상과 같다고 할 수 있고, 마이크도 2개를 장착하여 소음을 줄이고, 아이패드가 향한 쪽의 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촬영하거나 실시간 영상을 활용하는 등의 서드 파티 앱들을 신경 쓴 부분이며, 최근 아이패드가 생산성을 강조했던 것처럼 아이패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카메라 업그레이드로 볼 수 있습니다.
 
 


 충격적인 제품으로 따지면 단연 '레티나 아이맥'입니다. 5K 디스플레이로 5120 x 2880 해상도에 1,470만 개의 픽셀을 담았습니다. 디자인은 그대로지만, 5K를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구매 가치가 있는데, 충격의 근원은 가격입니다.
 
 모니터의 사양만 보면 델의 5K 모니터와 동일합니다. 해당 제품도 5120 x 2880 해상도를 지원하고, 1,470만 개의 픽셀을 담았으니 딱히 아이맥의 모니터 성능이 그보다 뛰어나다고 할 순 없는 것이죠. 패널 차이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지난달 등장한 델의 5K 모니터 가격은 2,500달러입니다. 그런데 아이맥의 가격도 2,500달러입니다. 한 쪽은 모니터 가격이고, 한 쪽은 동일한 모니터에 일체형 데스크톱을 합친 가격인데 같습니다. 모니터를 샀더니 맥을 끼워주는 상황을 애플이 만든 것입니다.
 
 신형 선더볼트 디스플레이를 출시하진 않았지만, 온라인 애플스토어의 선더볼트 디스플레이의 월페이퍼는 OS X 요세미티로 바뀌었으며, 이후 레티나 버전으로 출시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선 아이맥을 모니터 가격에 내놓으면서 아이맥 판매를 제고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얼마 있지도 않은 5K 모니터 중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도 아이맥이 구미가 당기는 제품이고, 맥 보급에도 유리합니다. 만약 레티나 선더볼트 디스플레이가 나온다면 아이맥 탓에 기존 제품처럼 999달러를 유지해야 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신형 선더볼트 디스플레이를 내놓기보단 아이맥으로 퉁친 느낌입니다. 적어도 델은 울며 겨자 먹기로 모니터 가격을 내려야 할 판입니다.
 
 그래픽은 기본 라데온 R9 M290X에서 M295X로 업그레이드되며, 최대 4GHz i7 프로세서를 선택할 수 있고, 퓨전 드라이브와 선더볼트 2를 지원합니다. 그래 봐야 선택 기준은 모니터 성능이고, 아이맥 모델별 가격 차이가 레티나 아이맥도 비슷한 수준이므로 딱히 고해상도 모니터가 필요 없는 소비자라도 가격 차이에서 이미 레티나 아이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에 확실한 성능에 더해진 가격의 승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재미있는 건 미니'들'입니다.
 
 아이패드 미니와 맥미니가 등장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비중은 제품 카탈로그를 읽는 것보다 짧게 지나갔습니다. 무엇보다 제품이 애매합니다.
 
 아이패드 미니 3는 iOS 8과 터치 ID를 탑재하고, 2048 x 1536 해상도 디스플레이와 세 가지 색상이 제동되지만, 아이패드 미니 2와 똑같은 프로세서, 똑같은 두께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2가 화면 크기와 디스플레이 성능에서 약간 차이가 있었던 걸 생각하면 아이패드 에어 2와 아이패드 미니 3의 차이는 큽니다. 그렇다고 카메라 성능이 올라간 것도 아니며, 터치 ID와 색상을 빼면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802.11ac도 지원되지 않죠.
 
 이는 '여전히 아이패드 미니 수요가 있으나 애플에 중요한 사업은 아니다.'를 의미합니다. 비교하면 아이팟과 비슷한 위치인 것이죠. 아이패드 미니가 지닌 크기의 이점을 빼버리면 성능적인 부분, 그러니까 아이패드 에어와 비교해서 아이패드 미니라는 포지셔닝이 매력을 잃었다는 겁니다. 똑같은 사양으로 출시했음에도 수요가 아이패드 에어 쪽으로 더 몰렸다면 아이패드 미니에 성능보다는 크기라는 점만 주는 쪽이 애플에 이득이니 말입니다.
 
 맥미니도 아주 애매한데, 2년 만의 신제품 출시치고는 그냥 프로세서 업그레이드와 선더볼트 2 장착 정도가 끝입니다. 디자인의 변경도 없습니다. 또한, 맥미니 서버 제품군이 빠졌고, 가격이 100달러 싸졌습니다.
 
 가격은 싸졌지만, 보급을 위한 전략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보급을 노릴 생각이었다면 더 공격적으로 저렴해져야 하고, 단순한 성능 업그레이드임을 고려하면 교체 주기에 맞춰 기존 맥미니 사용자에 '새것 나왔어.'라고 말하는 게 전부입니다. 신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에는 매력적이지 않으며, 이후 브로드웰이나 스카이레이크의 차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상태에서 가격이 떨어졌다면 모르겠으나 늦게 탑재한 4세대 프로세서, 그것도 가장 저렴한 모델은 1.4GHz i5 프로세서에 쿼드코어 프로세서 옵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라인을 유지하는 수준을 무마하기 위한 가격 하락일 뿐이고, 2년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겁니다.
 
 성능으로 보면 전체적인 다운그레이드이며, 현재 상태로는 기존 소비자도 맥미니를 구매할 이유가 없고, 신규 제품이라는 것 외 어떠한 매력도 없습니다. 대신 차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버 제품군을 예상할 수 있는 것으로서 쿼드코어 옵션이 빠진 부분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쉬어가는 제품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결국, 아이패드 미니 3와 맥미니가 키노트에서 비중이 작았던 건 그만큼 중요하지 않은 제품인 탓이고, 선택폭을 좁히기 위함입니다. 그렇기에 아이패드 미니는 단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으며, 맥미니는 뒤에 신제품이 기다리고 있거나 서버 제품군이 돌아오지 않으면 똑같이 단종 순서로 이어질 위치입니다.
 
 단지 마지막 인사를 하러 나온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