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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 6, 구글의 달라진 레퍼런스 전략


 넥서스 4 이후 넥서스라는 제품의 상징은 '저가'였습니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스마트폰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에게도 괜찮은 선택이었지만, 레퍼런스 제품으로서 개발자가 접근하기 수월해졌다는 것이 반대 진영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폰과 확실히 구분되는 것이었죠. 이은 넥서스 5에도 이어졌으며, 대중적인 제품으로 공격적으로 나서진 않았으나 어중간했던 넥서스 시리즈를 확립한 실마리였습니다.
 


넥서스 6, 구글의 달라진 레퍼런스 전략
 
 구글은 넥서스 시리즈와 별개로 인수한 모토로라를 통해 2013년에 모토 X와 모토 G를 출시했습니다. 넥서스 4와 넥서스 5는 LG에 맡겨두고, 인수한 모토로라는 다른 브랜드로서 취급했던 것입니다. 인수할 당시 모토로라가 레퍼런스 제품을 제작할 것이라는 예상을 박살 내버렸죠.
 
 


 구글은 차세대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5.0 롤리팝과 롤리팝을 탑재한 스마트폰인 넥서스 6와 넥서스 9을 공개했습니다. 약 1년 만의 새로운 넥서스 제품이고, 롤리팝도 어느 정도 공개한 상태라 공개 자체만 보면 삼성이나 LG의 제품 발표보다 놀랍지 않습니다. 그러나 구글은 새로운 넥서스로 많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다루려는 건 '넥서스 6'입니다. 넥서스 6는 모토로라가 제작하며, 6인치 QHD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전면 스테레오 스피커, 3,220mAh 배터리, 퀄컴 스냅드래곤 805 2.7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3GB 메모리, 1,300MP 후면 카메라와 200MP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습니다. 미드나잇 블루와 클라우드 화이트, 두 가지 색상이 제공되며, 용량은 32GB와 64GB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용량에 따라 각각 언록버전으로 649달러와 699달러로 책정되었으며, 10월 말부터 미국에서 사전 주문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모토로라가 제작했듯이 모토 X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는데,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모토로라가 제작한 넥서스가 나올 것.'이라는 염원이 3년 만에 이뤄진 것입니다. 물론 모토로라는 레노버의 손에 들어갔지만, 모토로라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좋은 성적을 낸 적이 없다는 점에서 구글이 모토로라가 합심하여 제품을 내놓았다는 건 남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먼저 넥서스 6는 넥서스 4나 5보다 가격이 올랐습니다. 시작 가격도 299달러에서 649달러가 되었지만, 똑같은 32GB로 비교해도 큰 폭으로 오른 것입니다. 이전 모델처럼 저렴한 가격을 두고 구매하기에는 꽤 부담스러워졌죠. 기존 넥서스 4나 5의 포지셔닝이 아닌 판매를 통한 이익을 노리는 부분입니다.
 
 이익을 노린다고 했지만, 이는 넥서스 6로 매출을 올리겠다는 것보단 모토 X와 비슷한 위치에 넥서스를 두고 있는 것이며, 구글의 실험적인 모델로서 보급보다는 '안드로이드는 이래야 한다.'는 레퍼런스의 본래 의미를 가장 우선하고 있습니다.
 
 이전 넥서스 제품들을 보면 넥서스 원부터 갤럭시 넥서스까진 제조사의 영향력에 맞춰 안드로이드를 내세우려는 전략이었습니다. 판매량이나 보급보다도 기준점을 만들되 제조사의 역량에 많이 기댔죠. 그리고 넥서스 4와 넥서스 5는 보급에 주력한 제품입니다. 가격이 많이 내려간 탓에 개발자의 접근과 대중의 인식 수준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갤럭시 넥서스 이후 넥서스라는 브랜드가 성장한 걸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넥서스 6입니다.
 
 넥서스 5까지 이어지면서 넥서스의 입지는 많이 다져졌습니다. 만약 넥서스를 저렴한 제품이라고만 인식했다면 브랜드를 확고하게 가져오지 못했을 겁니다. 그렇기에 넥서스 6는 쌓아올린 입지를 기반으로 안드로이드를 내세우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순수하게 안드로이드와 이를 함께하는 모토로라만으로 안드로이드를 유지하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미키도 합니다. 이전에 그런 제품이 모토 X였죠.
 
 넥서스 6는 모토 X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모토 X가 시도했던 실험적인 위치까지 계승했습니다. 가격을 올려서 여타 스마트폰과 비슷하게 만든 것도 순수한 안드로이드로서 가격을 배제하고, 제품만으로, 그러니까 넥서스 6의 실험적인 위치가 시장에서 얻은 평가를 안드로이드에 반영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실험적인 것에 가격이 개입하면 그 요소만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런 레퍼런스 전략이 넥서스 6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뒤집어엎을 겁니다.
 
 다만, 넥서스가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을 구글이 한 것이고, 그렇게 모토 X와 나누었던 역할을 넥서스로 합쳤다는 건 넥서스가 기반의 제품이 아닌 좀 더 앞선 제품, 안드로이드의 미래에 직접 관여할 제품으로 키우겠다는 구글의 속내입니다.
 
 이제 넥서스의 실험적인 행보가 안드로이드에 가치 있는 것이 될 수 있을지 두고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