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모질라는 파이어폭스의 22버전을 공개했습니다. 22버전은 18버전에서 일부 기능만 탑재한 WebRTC(Web Real-Time Communication)를 완벽히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2013년 2월에 파이어폭스와 크롬 사이의 비디오 채팅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WebRTC를 본격적으로 지원하면서 기대를 모았습니다.
 


파이어폭스 헬로가 넘어서야 할 것은?
 
 구글이 개발한 WebRTC는 웹 브라우저 사이에 플러그인을 설치하지 않고, 서로 통신할 수 있게 하는 API입니다. 덕분에 채팅 서비스인 구글의 행아웃은 WebRTC를 적용하여 크롬 브라우저에서 플러그인 설치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WebRTC는 표준화를 거치면서 주목받고 있으며, 행아웃에 적용된 것과 함께 초기 WebRTC에 적극적이었던 파이어폭스에 기대가 모이는 건 당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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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질라는 웹 채팅 서비스인 '파이어폭스 헬로(Firefox Hello)'를 공개했습니다. 파이어폭스 헬로는 WebRTC를 적용했으며, 크롬에서만 가능한 행아웃과 달리 파이어폭스를 비롯하여 인터넷 익스플로러, 오페라, 크롬 등에서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WebRTC만 지원한다면 브라우저와 상관없이 비디오나 음성 채팅을 이용할 수 있죠.
 
 헬로를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에서 헬로 버튼을 클릭하여 콜백 링크(Callback Link)를 받습니다. 받은 링크를 대화하려는 사용자에 메일이나 다른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공유하고, 링크를 받은 사용자가 웹 브라우저에 링크를 입력한 후 연결하기만 하면 됩니다. 웹캠이 있다면 비디오 채팅이 가능하고, 웹캠이 없더라도 음성 채팅을 할 수 있습니다.
 
 방법에서 알 수 있듯이 파이어폭스를 이용해서 링크를 받아 시작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어떤 브라우저를 쓰는지 상관없지만, 대화를 시작하려는 사용자는 꼭 파이어폭스를 써야 하는 겁니다. 대신 파이어폭스 사용자는 따로 연락처 기능이 있어서 콜백 링크 없이 일반 채팅 서비스처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쌍방이 이용해도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게스트 모드로 대화할 수 있는 헬로는 여태까지 나온 채팅 서비스 중 가장 범용성이 뛰어난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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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범용성을 통해 통합적인 채팅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걸림돌을 처리해야 하는데, 경쟁 제품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이프와 애플의 페이스타임이 있습니다.
 
 스카이프는 파이어폭스가 22버전에서 WebRTC를 완전히 지원하기로 한 시기에 마이크로소프트도 웹 기반 스카이프를 내놓았지만, WebRTC 기반은 아니었습니다. 플로그인을 설치해야 하고, 스카이프 계정이 꼭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네이티브 앱이 있는 상황에서 웹을 통해 스카이프를 이용할 일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네이티브 앱을 사용하지 못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PC 환경뿐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서도 채팅을 이용하기에는 네이티브 앱의 필요하고, 대화에 서로 협의가 있어야 한다면 서로 스카이프 앱을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웹 기반의 스카이프를 쓸 일이 많이 생기지 않습니다.
 
 애플의 페이스타임도 그렇습니다. 페이스타임은 애플 기기끼리 채팅할 수 있지만, 상대방이 애플 기기를 사용한다는 걸 알고 있다면 메일 주소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OS X이든 iOS든 기본으로 설치된 페이스타임으로 채팅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 환경에서도 문제가 없죠. 무슨 말인가 하면 전체적인 범용성보다 사용자끼리 어떤 제품을 사용할지 접점이 있고, 거기에 웹을 끼워 넣었을 때도 효과가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헬로는 WebRTC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과 대화 상대방과 다른 서비스 접점이 없어야 하고, 모바일에서 제약이 많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애플은 WebRTC 표준화에는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은 iOS의 자사 브라우저인 사파리에 WebRTC를 지원하지 않기에 따로 지원하는 브라우저를 설치해야 합니다. 이는 기본 제공되는 페이스타임을 이용하거나 다른 채팅 앱을 설치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파이어폭스가 지원하는 모바일 플랫폼은 안드로이드와 파이어폭스 OS가 전부입니다. WebRTC가 표준화를 통해 브라우저 지원을 하더라도 콜백 링크를 얻을 수 있는 앱이나 웹 페이지가 따로 존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파이어폭스 계정으로 기존 채팅 서비스처럼 사용자를 모아야겠죠.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iOS 사용자보다 월등히 많으므로 신경 쓰지 않아도 상관없어 보이지만, 플랫폼 간 접점보다 사용자 간 접점이 이미 존재하기에 이를 넘어서야 합니다.
 
 서로 다른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더라도 원하는 환경에서 헬로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이미 존재하는 사용자 간 접점을 범용성으로 대체하기 위해서 플랫폼에서 헬로에 접근하는 쉬운 방법도 마련해야 합니다. 가령 콜백 링크를 행아웃으로 상대방에 보내기보단 서로 행아웃을 사용한다면 굳이 콜백 링크를 보내지 않아도 비디오 채팅이 가능하니까요.
 
 


 넘어야 할 것은 있지만, 헬로가 지금까지 나왔던 어떤 채팅 서비스보다 끝내주는 범용성을 지녔다는 게 명확합니다. 게스트 모드로 계정도 필요없이, 결국에는 WebRTC를 적용하게 될 모든 웹 브라우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의미를 지닙니다.
 
 사용자 간 접점을 넘어서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채팅 서비스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링크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과정 없이 채팅할 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의미로 국경을 넘나들 수 있습니다. 스카이프나 페이스타임의 경쟁자라기보단 개념에서는 그보다 앞선 것으로 보는 게 옳습니다.
 
 다만, 앞선 것을 통용하기 위해선 사용자 간 접점을 넘어서서 헬로로, 더 크게는 WebRTC로 이끌어내는 게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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