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일반

레노버-블랙베리 인수, 어디까지 가능할까?

via_What mobile


 지난해, 레노버는 블랙베리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이 있었지만, 캐나다 정부가 보안 문제를 내세워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인수 내용에 블랙베리의 서비스 부문도 포함되었고, 기업용 앱의 데이터나 메시지 등이 유출될 우려가 있기에 중국 기업에 승인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블랙베리를 매각할 수 있었다면 블랙베리는 힘든 시기를 보내지 않아도 되었을 테지만, 이 거래가 다시 진행 중이라는 겁니다.
 


레노버-블랙베리 인수, 어디까지 가능할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보고서를 보면, 2분기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레노버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을 앞선 것인데,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정확한 판매량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레노버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위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신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얘기가 다르죠.
 
 

via_BGR


 레노버가 다시 블랙베리를 인수하기 위해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레노버는 주당 15달러에 사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쟁점은 지난 인수 시도와 마찬가지로 캐나다 정부의 승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레노버가 블랙베리를 인수하려는 이유는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과 비슷합니다. 레노버는 지난 1월 모토로라를 인수했는데, 모토로라 전부를 인수한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생산 부문만 사들였습니다. 그래서 손해 본 인수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레노버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4위를 유지하면서 모토로라를 인수한 걸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모토로라를 교두보로 한 때 점유율 3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인수 효과를 본 것입니다.
 
 만약 레노버가 블랙베리를 인수할 수 있다면, 점유율 3위를 잠깐이 아닌 공고히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현재 레노버가 노리는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시장에서 블랙베리가 다시 선전하면서 작지만, 해당 점유율을 흡수하는 것으로 단번에 몸집을 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레노버라는 브랜드 외 모토로라와 블랙베리를 내걸고 제품을 출시할 수 있으며, 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낮은 레노버의 인지도를 해결하면서 여러 국가에 스마트폰을 판매할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모토로라나 블랙베리의 브랜드 가치도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레노버가 씽크패드를 인수한 후 어떤 식으로 활용했는지 생각해볼 수 있겠죠.
 
 그렇다면 쟁점인 캐나다 정부를 해결해야 합니다.
 
 


 가장 현실적이면서 타협적인 방법은 모토로라 인수처럼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부문은 놔두고, 생산만 인수하는 것입니다. 현재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관계처럼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럼 소프트웨어의 문제는 외부에서 해결하고, 생산은 중국에서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블랙베리는 생산을 빼버리고, 레노버에 줘버리니 체제 전환과 함께 덩치를 줄이고, 핵심 사업만 키울 수 있으며, 레노버는 블랙베리라는 이름을 걸 수가 있게 되죠. 그러면서 중국 내 블랙베리 서비스만 레노버가 관리할 수 있으면 됩니다. 문제는 생산 부문만 블랙베리가 떼주게 되면, 블랙베리에 남는 것이 없습니다.
 
 레노버가 블랙베리를 수혈해줄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모토로라의 연구 부문을 쥐고 있는 구글이나 포괄적인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노키아와 달리 블랙베리의 힘은 블랙베리 단말기에서 나오는 것이고, 블랙베리 단말기 주도권을 레노버에 넘겨서 이득을 보지 못하면 선택지는 서드파티 업체에 블랙베리 단말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운영체제를 포기하고, 노키아처럼 생존하는 겁니다. 이는 블랙베리가 가장 겪고 싶지 않은 그림입니다.
 
 고로 캐나다 정부의 승인을 받을 방법은 블랙베리가 손해 보는 쪽이고, 블랙베리를 인수하지 못하면 레노버는 스마트폰 파이를 키울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레노버로서는 블랙베리를 인수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므로 다시 문을 두드린 것이겠지만, 블랙베리 전체를 인수하는 것은 매우 힘들기에 블랙베리와 가격이 아닌 생존에 대한 협상을 어떻게 진행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미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있는 레노버이므로 이 점을 중심으로 인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실 지난해와 올해의 블랙베리는 상황이 다릅니다. 작년처럼 소멸할 위기에 있는 것도 아니며, CEO가 바꾼 후 정상궤도로 다시 진입했다는 평가가 많아서 꼭 블랙베리가 인수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되레 불안한 건 레노버인데, 공격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했지만, 빠르게 포화한 시장이기도 해서 우물쭈물하기보다 노트북처럼 자리를 확실히 차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다시 블랙베리를 인수할 계획이기에 그대로 성사되면 윈(Win)할 수 있는 건 레노버입니다.
 
 그럼 블랙베리에도 가치가 있어야 하고, 레노버가 어떤 가치를 제시하는 지가 이번 인수가 어디까지 가능할지 제시하는 부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