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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아마존 에코, 공간을 품은 제품


 솔직히 말해서 애플이나 삼성이 내놓는 제품은 좋습니다. 그러나 이들보다 흥미로운 제품을 출시하는 건 아마존입니다. 전혀 다른 시도라고 할 순 없지만, 아마존 특유의 특화한 장점을 특별한 재주를 가지고 있죠. 킨들이나 재고가 쌓인 파이어폰도 그렇죠.
 


아마존 에코, 공간을 품은 제품
 
 지난 4월, 아마존은 '아마존 대시(Amazon Dash)'라는 새로운 하드웨어를 출시했습니다. 아마존 프레시와 연동하는 막대기형 제품으로 바코드를 스캔하거나 음성인식으로 구매할 제품을 프레시 목록에 추가하면, 24시간 안에 청과물이나 육류를 배송받을 수 있습니다. 애플이나 구글이 출시할만한 제품은 절대 아니죠. 그리고 아마존은 대시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었나 봅니다.
 
 


 아마존은 '에코(Echo)'라는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생김새는 원통형 스피커나 신개념 가습기처럼 보이지만, 명확한 규정은 없습니다. 필자는 룸 에코시스템(Room Ecosystem) 제품으로 보고 싶은데, 물론 에코(Echo)를 에코(Eco)로 읽으려는 말장난은 아닙니다. 제품 소개 영상 먼저 봅시다.
 
 


 
 에코는 본체 상단에 7개의 마이크를 탑재하여 여러 소리를 섬세하게 감지합니다. 그리고 감지한 명령을 애플의 시리(Siri)처럼 처리하는 것이 기능의 전부입니다. 날씨를 알려주거나 위키피디아 검색, 할 일을 추가하고, 내일 일정을 알려주며, 음악도 재생할 수 있습니다. 구글 나우의 '오케이, 구글(Ok, Google)'이나 시리의 '시리야(Hay, Siri)'처럼 '알렉사(Alexa)'로 에코를 불러 기기에 손을 대지 않아도 명령할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알렉사는 아마존의 웹 분석 자회사의 이름입니다.)
 
 딱히 비교할만한 제품은 없지만, 따지고 보면 스마트폰에서 음성 인식 기능과 비서 기능만 분리하여 크게 만든 것입니다. 대신 7개의 마이크로 훨씬 넓은 범위의 음성 인식이 가능하고, 음악도 360도의 전방향 스피커로 넓은 공간에 음악을 덮을 수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는 없지만, 손을 댈 필요가 없다는 제품 특성상 보면서 조작하는 역할을 다른 기기에 넘겨줬죠. 그저 음성 인식과 비서 기능이 넓은 범위를 수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겁니다.
 
 사용자는 궁금한 것이나 음악을 실행하려면 알렉사를 부르기만 하면 됩니다. 음성 인식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건 꽤 보편적인 기능이지만, 비서 기능을 탑재한 건 특이합니다. 그럼 스마트 스피커정도로 부를 수도 있겠지만, 접근 방법을 쉽게 풀어냈죠.
 
 


 여러 업체가 스마트 홈(Smart Home)을 구현하기 위해 거실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TV를 이용한 제어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혹은 사물인터넷(IoT)를 활용해서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죠. 셋톱박스를 음성 인식으로 조작하거나 TV가 복합적인 멀티미디어 기기이므로 TV에서 음악 재생, 웹 브라우징 등을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이런 의문이 들죠.
 
 'TV가 없는 공간은?'
 
 이를 대처하기 위해서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IoT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온도계나 조명, 난방 조절 등 집이라는 공간을 별다른 조절 장치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해결할 수 있죠. 그럼 다시 드는 의문은 '집 외 공간은?'입니다.
 
 아마존은 에코의 소개를 집에 한정해뒀지만, 어느 공간이든 에코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음성 인식 기능과 비서 기능을 구비할 수 있습니다. 사무실이나 설치할 수만 있다면 자동차도 가능하겠죠. 에코를 적용할 수 있는 공간이면 됩니다. 스마트폰이 개인적인 기기라면 에코는 공간적인 기기라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아직은 본체에서 작동하는 기능이 전부입니다. 자체 스피커에서 음악을 재생하고, 명령에 대한 답을 스피커로 전달할 뿐이죠. 그러나 에코가 공간을 품은 만큼 여타 IoT 제품과 연결하는 상상은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조명을 끄도록 하고, TV와 연결한 셋톱박스를 실행하고, 현관 초인종이나 잠금장치와 연결하여 방문자를 확인하는 등 여러 가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아마존의 에코를 통한 접근법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누군가는 '이미 있는 기능들'이라고 단정할 수 있겠지만, 기능의 종류가 보단 해당 기능을 어떻게 실행하고, 사용자가 다가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에코는 기존 똑같은 기능과는 다른 포지셔닝의 제품이죠.
 
 물론 에코의 기능이 상기한 것처럼 확장하지 않고, 머물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에코가 보여준 접근법을 수용할 수 있는 제품, 그리고 확장이 가능한 제품이 나온다면 공간을 더욱 똑똑하게 만드는 더 가까워질 수 있겠죠. 에코는 그런 길에 물고를 튼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