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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징가, 현재로선 내년을 버티기 어려울 것


 징가는 섣부른 IPO의 대표적인 실패입니다. 적자 뉴스는 분기마다 나오고 있으며, 개선 여지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해, 돈 매트릭(Don Mattrick)이 CEO에 오르면서 전반적인 게임 전략을 수정하고, 대박을 터뜨릴 신작 개발에 열을 올렸지만, 아직 좋은 소식이 들리진 않은 채 3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습니다.
 


징가, 현재로선 내년을 버티기 어려울 것
 
 필자는 지난해 7월, '징가가 소셜 게임에 집중하려면 소셜 게임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매트릭이 그걸 원했으며, 그러기 위해선 소셜 게임을 팜빌처럼 농장 게임 방식이 아닌 전혀 다른 느낌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1년이 넘어서도 좋은 결과가 없습니다. 되레 클래시 오브 클랜 같은 게임이 훨씬 소셜에 새롭게 다가가고, 인기를 얻고 있죠.
 
 


 지난주, 징가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5,706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전년 동기보다 800배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매출은 1억 7,661달러이며, 하루 평균 이용자도 2,60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13% 줄었습니다. 적자 상태가 개선되긴커녕 폭만 커졌습니다.
 
 그러나 월가 전망치는 넘어섰는데, 월가 전망치였던 1억 7,130만 달러보다 매출이 높았으며, 게임 내 결제가 15%, 광고 매출이 32% 증가하여 그나마 최악의 상황은 맞이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징가의 주가는 공모가에서 한참 떨어진 2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이마저도 전망치 상회로 오른 것입니다.
 
 징가의 적자 상황이 꼭 매출 부진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페이스북과 연계한 소셜 게임으로 재미를 봤던 징가는 모바일에서 재성장하기 위해 모바일 게임 개발사인 내츄럴모션을 인수하는 등 적자 상황에서도 체제 전환을 위한 자금을 꽤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모바일 게임을 빠르게 출시하기에 상황이 좋지 않고, 그것이 이어지면서 현재 더 큰 적자 상태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징가가 모바일로 이행하는 것이 느린 이유는 다름 아닌 수익 개선을 위해 도박에 손을 댄 덕분인데, 사행성 게임으로 한때 적자 상태의 매출이 잠깐 괜찮아지긴 했었습니다. 그러나 사행성 게임이 징가를 되살려놓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했고, 매트릭은 사행성 게임보다 소셜 게임에 집중하기로 한 것입니다. 매트릭의 바람처럼 소셜 게임으로 적자를 개선하진 못했으나 사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징가가 업계에서 사행성 게임 업체처럼 비치고 있다는 겁니다.
 
 


 한번 발을 들인 것이 화근이었던 건지 징가의 매출 상황이나 게임 상황이 사행성 게임에 상당히 묶여 있습니다. 가령 징가는 최근 스포츠 게임 개발에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사행성 게임으로 번 돈을 다른 게임 개발에 사용한다.'는 등의 반응을 쉽게 볼 수 있고, 혹은 사행성 게임으로 매출 상승효과를 본 덕분인지 매트릭이 사행성 게임보단 소셜 게임에 집중하겠다고 했음에도 사행성 게임에 집중하지 않은 탓에 적자 폭이 늘어났다는 의견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징가의 상황을 사행성 게임 진출과 엮어서 보는 의견이 많고, 징가를 사행성 게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구조 개선은 이것부터 처리해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게 어렵다는 건 지난 분기 실적이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타 게임처럼 게임 내 결제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게임을 진행할수록 높아지는 난이도에 결제해야만 다른 과금 유저와 비슷한 수준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사행성 게임과 연관 지어지면서 매출 상승의 방해가 되고 있습니다.
 
 징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량의 게임을 빠르게 출시하거나 징가가 원하는 대작 게임이 꼭 필요하지만, 적자인 상황에 사행성 게임에서 완전히 손을 털고, 다른 게임에 집중할 만큼 여유가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사행성 게임을 유지하면서 다른 게임에 투자하고자 하니 체제 전환이 쉽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진퇴양난입니다.
 
 그러므로 징가가 선택할 수 있는 건 2가지입니다. 사행성 게임을 확장하여 매출을 지탱하거나 적자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기 전에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작 게임을 출시하거나 말이죠. 전자는 징가를 사행성 게임 업체로 더 몰아갈 것이며, 후자는 최근 모바일 게임 동향에 따라 단번에 대작 게임 반열에 오르는 것이 아닌 유지 하면서 사용자를 서서히 모은다는 점에서 그 순간까지 버티는 게 중요합니다. 어느 쪽도 현재 상황으로는 징가가 이렇다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봤을 때, 내년이 징가의 최대 고비가 될 것입니다.
 
 


 시기를 내년으로 본 건 매출과 적자 상황이 지속한다는 걸 가정했을 때, 적자 상황으로 매출 회복이 어려운 지점이 내년 2분기나 3분기에서 나타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전에 승부를 볼 게임이나 전략을 들고 나온다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1분기 시점에서 결과물이 나타나야 합니다. 현재 상황이 계속되면서 마땅한 결과물이 없다면 버티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남은 짧은 기간 동안 징가가 나은 상황을 위한 결과물이나 전략을 내놓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