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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의 협업 시장 진출


 이미 페이스북을 협업에 활용하는 그룹은 많습니다. 보안은 신경을 써야겠지만, 의견을 공유하고, 정보를 수집하여 전달하는 용도로 본다면 나쁘지 않은 협업 도구이죠. 대신 전문적인 협업 도구들과 비교하긴 어렵습니다.
 


페이스북의 협업 시장 진출
 
 비즈니스를 위한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대표적인 건 링크드인(Linkedin)입니다. 링크드인은 지난 3분기 지난해보다 45% 늘어난 5억 6,8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430만 달러의 손해를 냈습니다. 그러나 사용자 증가세를 보였기에 위태로운 상황은 아닙니다. 독보적이기만 한다면 말이죠.
 
 

via_Techloon


 파이낸셜타인스는 '페이스북 앳 워크(Facebook at Work)'라는 직장인을 위한 페이스북을 개발 중이고, 몇 개 회사에서 시험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직장인을 위한 페이스북이 왜 따로 필요한가 싶지만, 링크드인의 파이를 생각한다면 현재 페이스북을 직장인이 온전히 사용하기 어렵다는 걸 알 수 있죠.
 
 최근 페이스북이 내놓은 슬링샷이나 룸처럼 페이스북 앳 워크도 기존 페이스북 계정과 연동하지 않으며,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보입니다. 그럼 페이스북 앳 워크로 어떤 걸 기대할 수 있을까요?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 이후 링크드인에 대해 우려도 나타났습니다. 페이스북 앳 워크가 링크드인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링크드인은 직장인을 연결하는 역할이지 협업 도구는 아닙니다. 연결한다는 점, 혹은 명함을 대체한다는 점에서 링크드인이 소셜 네트워크 시장에서 페이스북과 다른 파이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인데, 연결한다는 점만 보면 링크드인 사용자가 굳이 페이스북 앳 워크로 넘어가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링크드인이 더 활성화되어 있으니까요.
 
 다만, 이미 몇 개 회사에서 시험 중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링크드인은 직장과 직장인, 직장인과 직장인을 연결하는 소셜 네트워크로서 연결 그물을 확장해왔습니다. 한정적인 회사 내부에서만 링크드인을 활용하기는 어렵고, 회사에서도 그런 걸 원하지 않습니다. 보안이 중요하고, 링크드인은 단지 직장인으로서 프로필을 드러내는 것이 핵심이니 말입니다.
 
 즉, 페이스북 앳 워크는 링크드인의 연결뿐만 아니라 협업에 무게를 둔 서비스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최근 뜨고 있는 슬랙(Slack)을 겨냥하여 링크드인의 요소를 스며들게 했다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를 더 보면, 페이스북 앳 워크는 기존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와 그룹, 메시지 기능을 그대로 옮겨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피드를 통해 직장 내 소식 등을 피드 받을 수 있고, 부서별 그룹을 나누어 협업을 진행하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각기 협업 상황을 뉴스피드에 통합하고, 직장내 메시지를 페이스북 앳 워크로 대체하는 것이죠.
 
 비교하면 뉴스피드는 슬랙의 메인 채널이고, 그룹은 개별 채널과 비슷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직장 내에서 이용한다는 걸 전제로 하면 링크드인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입니다. 그룹 기능을 강화하여 다른 직장의 사람들과 연결하는 걸 모색할 수 있겠으나 이는 이미 기존 페이스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이므로 직장 내에서 협업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 그리고 부서별 직원을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의 링크드인 느낌의 연결이 핵심입니다.
 
 또한, 문서 공유나 작성 기능도 추가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큅(Quip)과 흡사합니다. 따로 문서 도구를 제공하고, 여러 사람이 편집에 참여하도록 연결하면서 업무를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협업 도구의 모습이 온전히 링크드인처럼 만드는 것보다 경쟁력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궁극적인 경쟁자는 슬랙이나 큅이 될 것입니다. 계정도 직장내 계정을 이용하는 방식이 될 것이며, 협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페이스북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겠죠.
 
 아직 출시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명칭이 그대로 페이스북 앳 워크가 되진 않으리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슬링샷이나 룸처럼 별도의 서비스 형태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고, 페이스북의 개방적인 모습을 협업 도구에 두기보단 다른 명칭으로 협업 시장을 따로 공략하는 게 브랜딩에도 효과적입니다.
 
 


 성공 여부를 묻는다면 슬랙의 인기 비결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슬랙은 빠른 속도로 여러 기업의 협업 도구로 채용되었고, 페이스북이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긴 어려울 겁니다. 솔루션을 바꾼다는 건 협업 환경도 다시 교체해야 하는데, 슬랙은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신생 서비스므로 굳이 협업 환경을 바꾸려는 기업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컨슈머라이제이션 요구에 소규모 그룹만 적용하는 정도는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게 페이스북에 이득은 아니죠.
 
 제품이 어떤 형태인지 파악할 수 있어야 겠지만, 개인 사용이 아닌 일종의 엔터프라이즈 시장이므로 슬랙처럼 새로운 협업 도구로서 입소문을 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협업 성과를 수치로 내세워 효율성을 강조할 수 있는 전형적인 기업 시장 대응을 중점에 두어 새로운 고객을 빠르게 흡수하는 것이 성공의 갈림길이 되리라 봅니다.
 
 크게 보면 페이스북의 첫 번째 기업용 서비스입니다. 개인과 개인, 개인과 그룹을 연결하는 것에 집중하던 페이스북이 기업 시장에서 플랫폼 확장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