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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MS

MS 스웨이, 문서 저작을 웹으로 넘기기 위한 발판


 여태 문서 저작은 작업이 디지털로 바뀌어도 종이 문서로 만들 수 있어야 하므로 종이 규격에 맞춰 이뤄졌습니다. 저작 도구도 당연히 규격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죠. 물론 디지털 환경만 검토한 문서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단지 저작 도구가 그렇지 않았을 뿐입니다.
 


MS 스웨이, 문서 저작을 웹으로 넘기기 위한 발판
 
 지난 10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새로운 오피스 앱인 '스웨이(Sway)'를 발표했습니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불리기도 하고, 새로운 프레젠테이션 도구로 꼽히기도 했는데, MS는 15일에 드디어 스웨이의 프리뷰 버전을 일반 공개했습니다.
 


 스웨이는 새로운 형태의 저작 도구입니다. MS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제품은 웹에서 실행합니다. 아이폰 앱도 출시했습니다.
 
 사용자는 현재 스웨이를 이용해 가로나 세로 방향의 문서를 작성할 수 있고,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을 자유롭게 배치하여 미려한 디지털 문서 작성을 목적으로 합니다. 문서의 각 요소는 레이어로 구분하여 쉽게 이동, 변경할 수 있으며, 리믹스(Remix) 기능으로 자동으로 문서에 적합한 스타일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웹에서 동작하는 웹 오피스로 생각할 수 있지만, 정확히는 웹을 위한 오피스 제품입니다.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를 기반으로 별도의 저장 장치를 제공하지 않고, 저장 파일을 사용자 기기에 저장할 수도 없습니다. 대신 클라우드 저장공간에 자동으로 보관하고, 유튜브 동영상처럼 소스 코드를 제공하여 게시물에 첨부할 수 있습니다. 웹과 이를 기반으로 한 앱에서만 문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문서를 작성하는 독특한 방식이나 미려한 완성도보다 개념만 보면 종이로 출력하기 위한 문서를 작성할 방법을 완전히 배제한 저작 도구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존 웹 에디터처럼 생각할 수도 있으나 스웨이는 특정 서비스에 딸린 저작 도구가 아닌 독립적인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당장 생각할 수 있는 활용법은 손에 꼽을 수준이지만, 레이아웃과 스타일의 추가와 스웨이로 작성한 문서를 제공할 서비스만 등장한다면 웹 저작 활동에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웹툰과 같은 콘텐츠도 스웨이로 작성할 수 있겠죠.
 
 


 스웨이 방식의 저작 도구가 여태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2014 애플 디자인 어워드에 선정된 스토어하우스(Storehouse)가 있고, 강력한 경쟁자인 픽소테일(Pixotale) 등 스토리텔링을 위한 저작 도구는 한 해 꾸준히 주목받았습니다.
 
 스토어하우스나 픽소테일 등에 주목한 이유는 종이 문서로는 표현할 수 없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었고, 웹을 통해 문서를 자유롭게 배포함으로써 앞으로 웹 미디어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나 걸림돌이 있었다면 스토어하우스나 픽소테일을 이용해서 전문적으로 저작 활동하는 사용자가 매우 적고, 그마저도 해당 서비스 웹 페이지나 앱을 꼭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포괄적인 웹 저작이 아닌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에 고립한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스웨이는 스토리텔링 저작에 얽매인 것이 아니라 웹에서 이용할 문서의 저작을 대체할 목적입니다. HTML 양식 문서를 작성하기 위한 웹 에디터를 대체하여 스웨이에서 문서를 작성하고, 작성한 문서를 공유함으로써 게재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겁니다. 동영상을 유튜브를 거쳐 게시하거나 종이 출력을 하기 위한 문서를 워드로 작성하던 걸 합쳐서 웹에 옮겨놓은 것입니다.
 
 사실 스웨이로 작성한 문서를 워드나 파워포인트로 비슷하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MS가 스웨이를 따로 내놓은 것은 스웨이만으로 작성할 수 있는 문서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미키도 합니다. 웹에 게시하기 적합한 문서를 작성하도록 한다는 점이 중요한데, 프리뷰 버전에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지만, 웹의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웹에서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의 문서를 작성할 가능성을 스웨이가 예고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웹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서의 폭, 그러니까 기존 문서와는 다른 문서들을 쉽게 작성하고 볼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스웨이가 잡고 있으며, 이는 스토어하우스나 픽소테일의 방식과 다르면서 기존 종이 문서를 기준으로 한 저작을 웹으로 옮기려는 시도임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MS 스웨이라는 도구를 따로 존재하도록 개발한 것이죠.
 
 


 재미있게도 스웨이의 소개 영상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아주 당당하게 등장합니다. 과거의 MS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최근 MS가 멀티플랫폼 지원에 힘을 쏟는 것과 연관 지을 수도 있지만, 웹에 게재하는 문서를 스웨이도 대체하는데 무게를 두기 위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함께 내세우고 있으며, 웹의 본질과도 들어맞는 행보입니다.
 
 그만큼 MS가 스웨이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는 걸 알 수 있죠.
 
 당연하게도 아직 웹의 문서가 종이 문서를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또한, 스웨이의 보안성을 생각하면 기업용 스웨이가 나오더라도 완전히 대체할 날이 오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웹에서 발생하는 생산 활동이 늘어나고, 거기에 필요한 도구에 대한 욕구도 늘어나는 만큼 스웨이가 가까운 미래에 욕구를 채워줄 수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첫 단추를 낀 스웨이의 행보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