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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미스핏, '우리도 사물인터넷 플랫폼!'


 미스핏(Misfit)은 피트니스 밴드인 샤인(Shine), 플래시(Flash)와 수면 모니터링 제품인 베딧(Beddit)으로 유명합니다. 샤인을 출발점으로 했기에 조본 등의 피트니스 추적 전문 업체로 인지되었었죠. 그런 미스핏이 더 큰 도약을 하고자 합니다. '사물인터넷(IoT)'입니다.
 


미스핏, '우리도 사물인터넷 플랫폼!'
 
 어떤 기업이 IoT에 뛰어들고, 새로운 IoT 제품이 등장하는 건 최근 쉽게 마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CES 2015는 IoT가 알게 모르게 주를 이뤘고, 관심도 부쩍 늘었습니다. 하지만 초기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심심한 웹 하드 서비스였듯이 반쪽짜리 IoT 제품이 더 많습니다. 새로운 플랫폼으로 나아간 제품만이 실질적인 주목을 받았죠. 그중 하나가 미스핏입니다.
 
 


 미스핏은 CES 2015에서 스마트 전구 제품인 '볼트(Bolt)'를 선보였습니다. 필립스의 휴(Hue)와 비슷한 제품인데, 49.99달러라는 가격에서 첫인상은 '휴보다 저렴한 전구'로 인식될 제품이었죠. 실제 행사에서도 볼트보다 스와로브스키와 제휴한 크리스털 샤인이 초반에 더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볼트가 단순한 전구가 아니라는 게 드러나자 미스핏을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볼트는 휴처럼 다양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전구입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조작할 수도 있고, 하루 3시간, 주 7일을 연속해서 사용한다고 했을 때 수명은 20년 이상입니다. 그러나 핵심은 색상 전환이나 수명이 아닙니다. 볼트는 샤인, 플래시, 베딧이 추적한 사용자의 수면 데이터를 토대로 스스로 밝기를 조절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샤인을 착용한 채 잠을 자면, 수면 모니터링 기술로 잠을 자기 시작한 시간과 숙면 상태, 그리고 시간에 따라서 일어날 시간을 파악하고, 밖이 어두워도 렘수면 (REM Sleep) 상태에 맞춰 볼트는 서서히 밝아집니다. 날이 밝을 때 일어나는 상황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이죠. 또한, 렘수면 상태에서 일어날 수 있게 함으로 피로감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설명은 샤인으로 했으나 수면 모니터링 전용 제품인 베딧을 이용하면 더욱 정확한 수면 추적과 볼트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기존의 스마트 전구와는 분명 다르고, 스마트폰 앱을 조작하지 않고도 사물 간 데이터 전달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대신 스마트폰을 전혀 치지 않는 건 아니며, 출시 예정인 '미스핏 홈(Misfit Home)' 앱을 통해서 볼트와 샤인 등을 연결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앱의 명칭을 '홈(Home)'으로 정했다는 게 의아한 점이었습니다. 전구만 내놓은 상태에서 집 안 전체를 의미하게 했다는 건 균형이 맞지 않죠. 반대로 말하면 홈 앱은 볼트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물과 샤인 등을 연결하기 위한 구심점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어제, 미스핏은 그 실마리를 풀었습니다.
 
 


 미스핏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플래시, 샤인 등과 통합하여 장치를 제어하는 방안을 공개했습니다. 구글의 네스트(Nest),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Spotify), 주변기기 하드웨어 전문 업체 로지텍(Logitech), 스마트 잠금장치 업체 어거스트(August), 메신저 앱 요!(Yo!), IFTTT 등 총 9개 업체와 제휴한 이번 방안은 먼저 플래시를 두 번 연속해서 누르는 방법을 연결하는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두 번 두드리는 것으로 활동 목표치를 확인할 수 있는 샤인과 다르게 플래시는 한 번 누르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두 번 누르는 명령이 빠져있었는데, 미스핏의 발표를 보면 플래시를 두 번 누르는 것으로 스포티파이를 실행하거나 요!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카메라 버튼으로 활용하고, 전등을 켤 수 있습니다.
 
 물론 두 번 누르는 한 가지 동작에 여러 기능이 중복하므로 어차피 한 가지 기능만 쓰는 것이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서 미스핏은 홈 앱을 준비한 것입니다. 미스핏의 전략은 간단합니다. 스마트폰과 사물, 서비스를 연결하고, 플래시 등으로 쉽게 조작하게 한다는 겁니다.
 
 가령, 스마트폰과 잠금장치가 가까워져 연결된 상태에서 플래시를 두 번 누르면 잠금을 해제하고, 활동량이 증가한 구간에는 음악을 실행하거나 카메라를 실행했을 때 리모콘으로 사용하는 등 볼트가 모니터링한 수면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처럼 각 데이터를 주고받음으로써 제한적인 사용을 최대한 확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확실한 건 간단한 조작 방식으로 웨어러블과 사물인터넷을 연결하고, 스마트폰은 세부 조작이 아닌 데이터를 거치는 장치로 두면서 직관적인 사물인터넷 경험을 마련했다는 거죠. 미스핏은 플래시를 '스마트 버튼(Smart Button)'이라고 말했는데,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간단하지만, 많은 연결이 가능한 새로운 사물인터넷 플랫폼입니다.
 
 또 재미있는 건 앞서 사물인터네 플랫폼으로 주목받은 네스트와도 제휴했다는 것으로 수면 데이터를 활용해서 온도를 조절하는 직접적인 연결뿐만 아니라 네스트 플랫폼을 미스핏과 연결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점입니다. 몇몇 사물인터넷을 스마트폰으로 조작해야 한다면, 미스핏은 웨어러블 인터페이스의 하나로 샤인과 플래시를 내세울 수 있습니다. 네스트 플랫폼과 결합해서 말이죠.


 
 

< Misfit Flash's Smart Button. Control your World. >


 샤인과 플래시의 특징은 굳이 손목에 착용하지 않더라도 허리나 목에 목걸이형으로 걸 수도 있습니다. 여타 손목 웨어러블 제품에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혹은 손목에 착용하되 시계가 아닌 팔찌처럼 가볍게 착용할 수 있어서 착용 제약이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손목에 타사의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고 있더라도 목에 걸린 크리스털 샤인으로 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겁니다. 필자는 이런 시도가 피트니스에 묶여있던 미스핏의 정체성을 바꾸어 놓을 단초가 될 것이라 평가합니다. 그리고 사물인터넷 플랫폼이 스마트폰과 어떻게 다른 모습이어야 하는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미스핏은 더 많은 사물을 미스핏과 연결할 수 있도록 개발자 툴킷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사물인터넷 플랫폼 업체로 내디뎠기에 어떤 제품들이 미스핏과 연결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