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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스냅챗 음란물 거래, 마이스페이스처럼 될 수 있다


 소셜 미디어가 성인 콘텐츠를 흡수하고 있다는 우려는 10년도 더 되었습니다. 그러나 마땅히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도 이제 알고 있죠. 대신 많은 미디어 주체를 포함하기에 감시와 신고로 자정 효과를 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건 이전에 겪었던 경험이 바탕이 된 것이죠.
 


스냅챗 음란물 거래, 마이스페이스처럼 될 수 있다
 
 스냅챗은 해킹 문제로 잠시 주춤했으나 최근 여러 기능을 추가하면서 다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냅챗이 5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며, 성공했을 때 기업가치가 190억 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를 위해 뉴스 서비스인 '디스커버(Discover)'와 스퀘어(Square)와 손을 잡은 결제 서비스 '스냅캐쉬(SnapCash)'를 선보였습니다. 디스커버는 야후의 뉴스 다이제스트처럼 뉴스를 선정해주는 기능을 하며, 스냅캐쉬는 스냅챗 채팅으로 현금을 송금할 수 있는 기능을 합니다.
 
 


 뉴욕타임즈는 '스트리퍼와 포르노 스타들이 스냅챗으로 알몸 사진과 동영상을 팔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스냅캐쉬를 이용해서 사진과 동영상을 1~5달러 가격으로 거래하며, 개인적인 영상이라면 10달러 이상으로 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론 스냅챗은 음란물 거래를 허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스냅캐쉬를 이런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경고하고 있으며, 한 주 동안 무료나 유료로 음란물을 전달하는 30개의 계정이 발견되었고, 이 중 28개가 삭제되었다고 뉴욕타임즈는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런 거래가 마치 앱스토어에서 1달러짜리 앱을 구매하는 것처럼 간단한 탓에 월간 사용자 1억 7,100만 명의 스냅챗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스트리퍼나 포르노 스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 거래에 동참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본래 10대들의 알몸 사진 공유로 논란에 있는 스냅챗이었습니다. 10대 사용자가 여타 소셜 서비스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스냅챗의 특성상 청소년 보호를 명목으로 더 많은 비난을 받아야 했는데, 스냅챗은 스냅캐쉬의 이용을 18세 미만에 허용하고 있지 않지만, 10대 이용자가 많다는 점에서 음란물 거래가 이뤄지는 서비스라는 자체가 스냅챗을 조르고 있는 겁니다.
 
 또한, 구매하는 것보다 일반인의 음란물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여기에 10대가 포함하면서 사안이 심각해졌습니다. 상기했듯이 이런 문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도 나타납니다. 다만 서비스 면에서 마이스페이스의 상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이스페이스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현재 스냅챗의 포지셔닝이었습니다. 대부분 사용자가 10대였고, 마이스페이스를 사용하지 않는 미국 10대를 찾는 건 어려웠죠. 그런데 당시 인터넷을 통한 아동 성범죄가 급증한 시기였으며, 이에 6,70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마이스페이스는 원흉으로 꼽혔습니다.
 
 이에 PC월드는 마이스페이스를 최악의 웹사이트 1위로 선정하기도 했는데, 10대 이용자의 정보가 노출되면서 범죄에 악용되거나 아동 성매매가 이뤄지는 등 문제는 계속 커졌습니다. 그러자 마이스페이스는 가입 연령을 14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13세 미만 계정을 전부 삭제했으며, 부모가 자녀를 감시할 수 있는 도구까지 개발했습니다.
 
 페이스북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지만, 대학생을 기반으로 성장한 소셜 서비스였기에 청소년 보호를 위한 조치가 실제 회원들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했습니다. 그러나 마이스페이스는 10대 이용자가 주 고객층이었고, 사건이 터질 때마다 취하는 경고나 조치가 사용자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마이스페이스의 발목을 잡는 것이 되었고, 초기 과도한 광고로 매출을 노렸던 전략까지 실패하면서 주도권을 페이스북에 완전히 넘겨주게 됩니다.
 
 현재 페이스북 내 음란 게시물이 논란이 되지만, 마이스페이스처럼 영향을 받지 않는 건 주 고객층의 연령 차이에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스냅챗의 주 고객도 10대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음란물 거래가 이뤄지고 있죠.
 
 마이스페이스는 계속 회원을 잃었습니다. 음란물을 목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도 생겼는데, 마이스페이스가 제재하면서 목적을 잃은 고객들이 이탈하는 일도 벌어졌고, 그런데도 마이스페이스가 조치를 마련해야 했던 것은 청소년 보호 시민단체나 정부의 압박에 계속 시달렸기 때문입니다. 이걸 해결하고자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었고, 곧장 광고 매출로 늘어나지도 않았습니다.
 
 스냅챗의 음란물 거래도 그런 지점에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스냅챗의 상황이 정반대될 수 있다는 겁니다. 당연히 음란물 거래를 허용하여 회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단지 지표는 스냅챗의 상황을 세부적으로 보기보단 줄어든 사용자에 빗대어 나타나게 됩니다. 스냅챗에 있어서 사용자 수는 가장 중요한 성장 지표입니다. 무조건 사용자 수가 줄어든다는 건 아니지만, 스냅챗이 이 점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사용자를 어떻게 막아낼 수 있느냐가 스냅챗의 최대 과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는 스냅챗의 '아워 스토리즈(Our Stories)'를 통해 뉴욕 패션위크 콘텐츠에 이용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마이클 코어스와 관련한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제공했고, 이런 접근은 스냅챗이 휘발성 메시지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 모델을 제시하여 여러 연령층의 사용자를 끌어들일 방안이 될 것으로 평가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메신저가 스냅챗의 주사용 목적이므로 앞으로 어떻게 확산할 지 두고 봐야 하고, 그것이 스냅챗을 마이스페이스처럼 만들지 않을 단서가 되리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스냅챗은 일종의 디지털 TV로 성장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점적 콘텐츠를 늘리고, 그것을 사용자들이 공유하게 하여 수익 모델로 삼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 목표에 1달러짜리 음란물이 들어있진 않을 겁니다. 목표와 현실 사이에서 스냅챗이 어떤 전략으로 대처할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