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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의 뉴스 유통, 미디어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via_Marketing Land


 다양한 큐레이션 서비스가 성행이지만, 페이스북만큼 방대한 정보를 유통하는 미디어는 없습니다. 오히려 큐레이션 서비스가 페이스북을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으니 페이스북이 어떤 위치인지 파악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죠.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라 부를 만 합니다.
 


페이스북의 뉴스 유통, 미디어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 현재의 지위를 얻게 된 건 뉴스피드의 개선이 이유였습니다. 기존 담벼락이 중심이었던 때 페이스북의 주력한 건 '프로필'이었으나 지금은 미디어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온 힘을 쓰고 있고, 뉴스피드의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뉴스피드의 영향력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페이스북이 페이스북 안에서 기사 내용을 직접 노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네이버에 언론사 기사들을 따로 게재하는 것처럼 기사의 링크를 타고,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 도달하지 않아도 기사 전문을 페이스북에서 바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페이스북에서 언론사로 이동하기까지 평균 8초가 소요됩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빠르게 뉴스 내용을 파악하고, 원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닫아버리고 싶은 이용자들을 잠깐 멈추게 하는 것이기에 페이스북 이용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보도에서 페이스북이 해당 기능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따로 말하지 않았지만, 뉴욕타임즈 및 버즈피드 등 총 6곳의 미디어가 페이스북과 협상하는 단계이며, 수개월 안으로 실험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용자로서는 확실히 편한 기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미디어에 있어서도 나쁜 방안은 아닌 것이 페이스북은 기사를 페이스북 내 노출하는 대신 수익 분배 모델을 도입하여 미디어를 지원할 계획인 것을 알려졌고, 제목이나 페이지를 넘어가는 탓에 접근하지 않았던 기사의 접근성도 높아져 콘텐츠의 효율도 좋아질 겁니다. 수익 모델만 잘 작동한다면 언론사로서는 페이스북이 새로운 수입원으로 떠오를 수 있죠.
 
 이렇게만 생각하면 윈-윈(Win-Win) 전략인듯합니다.
 
 


 웹 미디어는 오랜 시간 고민했습니다. 초기에는 종이 매체의 보조적인 수단이었지만, 지금은 종이 매체를 밀어내었습니다. 문제는 통신의 발달로 종이 매체보다 파급력이 향상되긴 했으나 실질적인 이익은 악화했다는 겁니다. 콘텐츠의 발행과 유통이 훨씬 쉬워지면서 누구나 미디어 매체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고, 개인화하여 쪼개졌습니다.
 
 그러자 기존 매체들은 웹 미디어에 대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경쟁자와 마주하는 통로에서 서야 하므로 여러 방법이 등장합니다. 주요 뉴스를 정리하여 제공하는 유료 구독 서비스나 단순히 사진과 글만 나열한 것이 아닌 풍부한 시각화 정보로 흥미를 끌 콘텐츠 개발, 모바일 최적화, 효과적인 광고 모델 마련으로 콘텐츠를 해치지 않으면서 수익을 올릴 방법, 로봇 저널리즘 등 지금도 고민은 계속되어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발전은 사실 국내에서는 매우 미미하게 느껴집니다. 주요 포털에서 기사를 모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이용자들도 주요 뉴스를 걸러보기 위해 포털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 국내 미디어 매체들의 포털 의존도는 높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포털 쪽에 기사가 걸리는 것이 우선되어 걸린 기사를 발판삼아 언론사 페이지로 유도하는 흥미 위주의 기사를 걸쳐놓는 형태가 대부분이 되었습니다.
 
 고로 포털에서 주요 기사를 한번 걸러내는 바람에 언론사 페이지로 잡아당길 구실을 옐로우 저널리즘에 두면서 언론사 페이지의 정체성이나 미디어에 대한 고찰, 각 미디어가 지녀야 할 주체성보다 그런 식으로 포털에서 당겨온 트래픽을 수익으로 전환하는 데 급급하여 대개 국내 미디어 매체는 가독성이나 판독성보다 광고를 얼마나 많이 노출하느냐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어차피 포털에 집중한 콘텐츠를 토대로 트래픽을 당겨오는 것이니 이후에도 계속 포털에 오를 수 있다면 웹 페이지의 품질이 떨어지더라도 상관없다고 판단하는 겁니다.
 
 만약 포털이 뉴스를 모아놓지 않고, 자체적으로 구독자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달라졌으리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품질 탓으로 구독자가 적은 미디어 매체는 지금보다 더 빠르게 도태되었을 테니까요. 이는 미디어의 속성을 특정 영역에 가두면서 발생한 것으로 미디어가 발전해야 할 필요성을 망각도록 것이 되었습니다.
 
 아직 페이스북이 어떤 모델을 내놓겠다고 구체적으로 말한 건 없으나 주요 미디어 매체들이 페이스북의 광고를 수익으로 삼았을 때, 페이스북에서 바로 기사를 볼 수 있다면 언론사 페이지로의 접속이 줄어든다는 걸 전제로 페이스북에 기사를 올리려는 매체가 늘어나면서 좁은 영역에서의 경쟁이 커지고, 본래 웹 미디어 간 경쟁이 옮겨가게 되면 국내 언론과 포털 사이에서 나타난 문제처럼 미디어의 발전 방향보다 페이스북에 의존하는 방안에 집중할 여지가 생길 것입니다.
 
 모든 매체가 페이스북의 노예가 된다기보다 미디어 매체의 구축이 쉬워졌기에 페이스북 쪽으로 옮겨간 파이가 전체 미디어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겁니다. 미디어에 대해 고찰하면서 개선하여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쪽이 수월하다고 판단한 쪽이 증가하면 그만큼 페이스북의 유통 시스템의 영향력도 커질 테고, 그 영향력에 대응하려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쟁점이 되는 순간 어느 쪽을 공략해야 하는가의 결정은 어렵지 않습니다.
 
 


 미디어가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이지만, 페이스북에 속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아직 웹과 모바일의 새로운 미디어 형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이며, 단순히 수에서 종이 매체를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종이 매체가 여전히 존재할 수 있는 이유가 있는 것처럼 웹 미디어가 종이의 대체 수단이 아닌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시선에서 매체들의 고민을 페이스북이 전부 해결하는 방안이 과연 미래 미디어 산업에 도움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입니다.
 
 물론 국내 언론사와 포털의 관계처럼 되리라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현재 많은 미디어가 페이스북을 콘텐츠를 유통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지금도 페이스북 안에서는 보이지 않게 경쟁을 하는 상황입니다. 이를 드러내고 경쟁하도록 한다면 기존 미디어 환경에 뭐든 영향을 끼치리라는 건 분명합니다.
 
 필자는 그것이 적어도 미디어의 발전을 방해하는 쪽이 아니었으면 한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