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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노키아 지도 매각과 인수 경쟁 돌입


 최근 노키아와 관련한 세 가지 큰 소식이 있었습니다. '노키아가 알카텔 루슨트를 인수한 것'과 '휴대폰 제조를 다시 시작하리라는 뜬소문', 그리고 가장 먼저 나왔던 '지도 사업 매각'입니다. 알카텔 루슨트를 인수하면서 통신 장비 업체로 몸집을 불리려는 노키아에 사업성이 떨어진 지도를 유지할 방안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노키아 지도 매각과 인수 경쟁 돌입
 
 노키아의 지도 사업부이자 서비스인 '히어(Here)'는 노키아 핵심 부서 중 하나로 본래 심비안에 탑재할 목적으로 시작했으나 심비안이 실패하면서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노렸고, 히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지도 서비스를 낳도록 했습니다.
 
 


 Re/Code는 노키아가 히어를 매각할 예정이며, BMW, 아우디, 다임러 등으로 구성된 독일 자동차 업체 컨소시엄과 페이스북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블룸버그는 애플, 알리바바, 아마존이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는데, 이 밖에 우버나 미국 사모펀드 헬먼&프리드먼도 히어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키아가 지도 사업을 시작한 건 2008년 내비게이션 지도 업체인 나브텍(Navteq)을 81억 달러에 인수하면서부터입니다. 그리고 레이저 센서를 탑재한 차량이나 외부 편집자를 통해서 지도 성능을 꾸준히 올렸습니다. 특히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윈도폰에 주력할 때부터 이런 정보 수집 방식을 추가했습니다. 심비안에 이어 윈도폰에 적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하지만 윈도폰도 어렵자 2012년 하반기부터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집중하기로 했으며, 지도 사업의 방향을 바꾸면서 노키아의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자 했습니다. 그런데도 지도의 역할이 노키아가 생각한 만큼 확대하지 못했고, 현재 사업부 가치는 작년 기준으로 21억 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매체들이 언급한 업체들을 보면 히어를 인수할 이유가 하나씩은 있습니다.
 
 먼저 애플은 야심 차게 선보인 지도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계속해서 개선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인식을 바꿀 수준이 되려면 아직 멀어 보입니다. 노키아는 북미뿐만 아니라 특히 유럽과 호주의 지도 작성에 많은 투자를 했는데, 애플로서는 부족한 지도 정보를 채울 방안이 될 수 있으며, 애플 지도의 플라이오버(FlyOver)처럼 노키아도 리얼티리 캡쳐(Reality Capture) 기술로 비슷한 가상 지도를 제작했기에 흡수하는 걸 노릴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위치 정보를 정보 수집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지역을 표적으로 한 광고 모델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페이스북은 ‘플레이스팁스(Place Tips)’라는 위치기반 서비스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는데, 이 서비스는 사용자 근처의 가게나 명소 정보를 제공하고, 장소과 연관한 게시물을 뉴스피드에 나타내어 포스퀘어 등이 내세우는 LBS에 집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비콘을 이용한 표적 광고까지 연결하기에 세부적인 지도 데이터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독일 자동차 컨소시엄은 원래 히어를 내비게이션으로 쓰던 업체들의 모임입니다. 노키아의 지도 사업이 B2B 방식으로 컸지만, 문제는 애플이나 페이스북 등 업체로 넘어가게 되었을 때 지도 플랫폼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히어를 계속 사용하기 위해서는 히어를 소유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죠. 또, 뜨고 있는 커넥티드 카 분야나 외부 편집자의 참여로 유럽 등지의 골목까지 지도에 세부적으로 포함하고 있어서 자율 주행 차량 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히어처럼 운영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업체는 아마존으로 인수한다면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하나로 포함하여 사업부의 원형을 유지하는 대신 자사 서비스에 포함하는 식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자사 스마트폰인 파이어폰에는 이미 3D 렌더링 기능을 갖춘 지도를 탑재하고 있어서 B2B 사업을 유지하면서 자사 제품 경쟁력을 키우는 쪽이 방향으로 적절해 보입니다.
 
 


 제각각이지만, 상기한 업체들은 지도 기술의 영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물론 해당 업체들의 공식적인 내용은 아니므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뜬소문으로만 끝날 수도 있으나 중요한 건 히어를 노릴만한 업체가 많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는 겁니다.
 
 현재 노키아는 32억 달러에 매각할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입찰은 빠르면 다음 주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이고,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독일 자동차 컨소시엄으로 예상하는데, 노키아의 체재 전환과 함께 떨어진 지도의 향방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노키아의 새 출발과 함께 어떤 회사의 지도는 영향을 받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