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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MS와 아마존, 클라우드가 효자


 마이크로소프트(MS)하면 생각나는 건 단연 '윈도'일 테고, 아마존하면 '온라인 소매점'을 떠올릴 것입니다. 두 기업의 대표하는 사업이자 지금까지 있을 수 있게 한 존재들이니까요. 그러나 이제 클라우드를 더 떠올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MS와 아마존, 클라우드가 효자
 
 MS와 아마존이 클라우드에 많은 투자와 집중을 했다는 건 클라우드 시장 현황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투자한 만큼 벌어들였느냐 하는 것인데, MS가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의 성과를 발표한 것과 함께 아마존도 처음으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지난주, MS는 2015년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217억 달러 매출, 49억 9,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여 매출은 6%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2% 줄어든 수치로 5분기 연속 떨어진 겁니다. 하지만 톰슨 로이터의 예상치인 매출 210억 달러를 웃돌면서 자존심을 세웠습니다.
 
 재미있는 건 본래 MS의 핵심 사업인 윈도의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PC 시장 침체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대신 하드웨어 부문 성적은 나쁘지 않았는데, 서피스 매출이 44% 증가했고, 루미아의 판매량도 18%나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게 본 건 클라우드입니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나 증가한 27억 6,000만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7분기 연속 2배 이상 상승세를 이어간 겁니다. 전체 매출의 12% 정도를 차지하게 되었고, PC 시장 침체 여파로 책정했던 예상치를 벗어나게 한 주요 원인이 클라우드였던 것입니다.
 
 같은 날, 아마존도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아마존은 매출이 227억 달러, 순손실 5,7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15% 증가한 수치입니다. 순손실은 47%나 줄어든 것으로 실적 개선을 이뤘다고 할 정도의 성과를 낸 거죠.
 
 그리고 아마존의 실적 개선을 가능하게 한 것도 클라우드입니다. AWS의 1분기 매출은 15억 7,000만 달러이고, 49% 증가한 성적입니다. 이는 아마존이 처음으로 공개한 AWS 실적인데, 그동안 사업이 성장한 건 알겠으나 클라우드 가격 경쟁이나 MS의 성장으로 AWS가 아마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파악할 수 없었던 터라 의미가 컸습니다.
 
 적어도 아마존에 있어서 클라우드는 어느 것보다 성장하는 사업입니다. 작년에 스마트폰 사업의 실패로 타격을 입었으나 온라인 소매 부문에서 새로운 주문 방식의 도입이나 생산에 직접 참여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하여 북미 지역 매출이 24% 증가한 134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성장세만 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성장한 클라우드가 더 값지게 느껴집니다.
 
 


 실적 발표 당일에도 주가가 상승하긴 했지만, 다음날 주춤했던 두 기업의 주가는 폭등했습니다. 달러 강세로 좋지 않은 실적을 내었던 다른 기업들과 다르게 MS의 주가는 10.45% 상승했으며, 아마존의 주가는 무려 14.13%나 상승한 채 마감했습니다.
 
 그동안 MS는 소프트웨어 판매에 발목이 잡히면서 차기 윈도인 윈도 10의 성적이 40달러 초반에서 머물던 주가에 변화를 줄 것으로, 아마존은 소매 부문 매출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을 확장하더라도 실적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1분기 실적은 뜻밖의 클라우드가 두 기업의 성적에 계속해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방증한 것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아마존이 처음으로 AWS의 실적을 단독 공개한 게 자극이 되었는데, 그동안 MS의 클라우드 실적은 꾸준히 좋았으나 최대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아마존의 실적이 가려진 탓에 MS를 온전히 평가하기 어려웠고, 주가에 반영되진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AWS의 실적이 공개되자 MS와 아마존 모두 동반 상승한 것입니다.
 
 또한, 지난해부터 치열했던 아마존, 구글, 뒤늦게 참여한 MS의 클라우드 가격 경쟁이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클라우드 사업이 강세를 보인 건 아닙니다. 구글은 기존 핵심 사업인 광고의 매출 증가도 좋지 않았지만, MS처럼 클라우드로 모면하지 못했으며, IBM은 매출 부진으로 순이익은 늘었으나 부진하던 하드웨어 매출을 구조조정으로 끌어당긴 것이고,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매 분기 하락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고자 체제 전환을 선언한 IBM이지만, 투자한 분야에서 성적이 좋지 않은 겁니다.
 
 그런데도 MS와 아마존은 치열했던 작년 가격 경쟁에서 승자가 되었고,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경쟁자들과 비교하더라도 클라우드 분야에서 두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는 모양을 만들었기에 효자 노릇을 제대로 했다고 표현할 수 있죠.
 
 


 그렇다고 해서 두 기업에 아무런 우려가 없진 않습니다. MS는 역시 윈도 10의 역할이 중요하고, 부진한 윈도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아마존도 소매 부문에서 순이익을 낼 수 있느냐에 향후 기업 가치가 결정될 것이므로 클라우드가 귀중한 사업이 될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체질을 뒤바꿀만한 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다만 클라우드의 성장이 두 기업의 부족했던 점을 채울 구실로는 충분하고, 그 점이 주가에 영향을 끼친 건 분명합니다. 클라우드 사업을 어떻게 이끌고 가느냐가 안정성을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클라우드가 중요한 지표가 되었기에 이들이 약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또 드러난 만큼 얼마나 치열해질 것인지 이제 놓칠 수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