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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구글 글래스, 일반 소비자를 위한 3가지 조건


 지난해 말, 구글 글래스 관련 인력이 프로젝트에서 빠지거나 퇴사했고, 구글 글래스 앱을 개발하던 업체들도 프로젝트를 중단하면서 구글 글래스가 정식 출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올해 1월, 익스플로러 에디션(Explorer Edition)의 판매를 중단하고, 구글 X에서 분리하여 정식 사업으로 올려놓았습니다.
 


구글 글래스, 일반 소비자를 위한 3가지 조건
 
 현재 구글은 익스플로러 에디션의 판매를 중단했지만, 구글 글래스의 B2B 사업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에 시장 관심도 줄어들고 있죠. 구글은 여전히 구글 글래스를 일반 소비자 시장에 선보일 생각입니다.
 
 


 구글은 익스플로러 에디션의 판매를 종료한 후 네스트의 토니 파델(Tony Fadell)이 구글 글래스 부서를 전담하게 했고, 에릭 슈미트는 '파델이 구글 글래스를 담당하게 된 것은 일반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어쨌든 구글은 구글 글래스는 B2B 시장에 두지 않고, 일반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 계획을 버리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인지 룩소티카의 CEO 마시모 비안(Massimo Vian)은 주주총회에서 '룩소티카가 차세대 구글 글래스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새로 구성된 구글 글래스 부서와 접촉하기 위해 비안이 캘리포니아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는데, 슈미트의 발언으로 볼 때 룩소티카가 참여 중이라는 구글 글래스가 일반 소비자용일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비안은 '2세대 구글 글래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미 3세대 모델도 고민하고 있다.'면서 구글 글래스가 개선될 여지가 있음을 언급했습니다. 문제는 구글 글래스가 어떤 형태가 되었건 기존 개념을 답습한다면 사람들이 구글 글래스에서 느낀 위화감과 거부감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일반 소비자를 위한 조건을 충족해야 하죠.
 

 


 먼저 '가격'입니다. 익스플로러 에디션의 가격은 1,653달러로 웬만한 랩톱보다 비쌉니다.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를 제품을 호기심만으로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고, 활용 면에서 스마트폰보다 낫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어렵기에 적어도 가격을 500~600달러 수준으로 맞출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제품의 라인을 다양화하여 여러 계층의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이 좋겠지만, 기본 가격이 합리적인 위치에 놓이느냐에 따라서 마케팅 방향도 결정될 것이라 봅니다.
 
 두 번째는 '디자인'입니다. 기존 구글 글래스는 굳이 특이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시선을 끌만큼 부담스러운 형태였습니다. 그리고 휴대라기보다는 무조건 착용해야만 했죠. 이는 구글 글래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만들어 낸 역할을 했는데, 구글 글래스가 아니더라도 도촬할 수 있는 형태의 기기는 많았습니다. 단지 구글 글래스의 외형 탓에 촬영하지 않아도 오해받을 수 있었던 게 문제였습니다.
 
 덕분에 극장이나 술집, 공연장에 구글 글래스를 금지하는 규정까지 생겼으니 구글 글래스 사용자는 해당 장소에서 구글 글래스를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몰래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외형을 바꾸더라도 규정은 유지될 것이며, 중요한 건 덜 부담스러우면서 착용하지 않아도 휴대하기 편한 형태여야 한다는 거죠. 필요할 때 착용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때 벗어둘 수 있거나 벗어두더라도 일부 기능을 이어버드로만 조작할 수 있던가 하는 방향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웨어러블'입니다. 가장 흥행하는 웨어러블 형태는 역시 손목입니다. 구글도 안드로이드 웨어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고, 경쟁사인 애플의 애플 위치는 좋은 초기 시장 반응을 끌어냈습니다. 중요한 건 손목형 제품이 스마트폰 외 휴대용 기기로 자리하면서 스마트폰 기능 일부를 이행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기능에서 보면 카메라로 이용한다는 것 외 구글 글래스가 손목형보다 특출난 기능을 지녔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착용하는 부위가 다른 것이죠. 즉, 구글 글래스는 똑같은 안경형 제품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손목형 제품과도 경쟁해야 하는데, 손목형 제품이 자리를 잡고 있기에 선택의 가능성을 줄 만한 제품이어야 합니다.
 
 


 사실 필자는 위 3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안경형 제품의 형태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든 디스플레이가 있어야 하고, 디스플레이를 받칠 프레임이 필요하니 지금의 형태에서 크게 바뀌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가격도 단숨에 내릴 생각이었다면 처음부터 높게 잡지도 않았으리라 봅니다. 더군다나 B2B 시장의 위치도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구글 글래스가 기존 모습에서 벗어나야 일반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는 건 분명합니다. 필자는 구글 글래스를 세그웨이나 3D TV에 비유하기도 했는데, 기술에 문제가 있기보단 좀 더 사용할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어쨌든 구글은 룩소티카와 새로운 구글 글래스를 개발 중이고, 일반 소비자에 팔 생각입니다. 이제 개발한 구글 글래스가 조건을 만족하여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아니면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될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