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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MS

MS, 홀로렌즈를 미래로 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월, 홀로 렌즈(HoloLens)라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기기를 선보였습니다. 디스플레이의 영상을 재생하는 가상 현실(VR)에 증강현실(AR) 기술을 더하여 현실 공간에서 홀로그램 요소를 조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죠.


MS, 홀로렌즈를 미래로 보다 
 
 MS는 자사 개발자 행사인 '빌드 2015(Build 2015)'에서 홀로렌즈의 데모를 선보였습니다. 데모를 보고, 신기한 기술이라고 생각한 사람도 많겠지만, 필자는 보는 동안 계속 MS의 고민이 느껴졌습니다.
 
 


 빌드 2015에서 공개한 홀로렌즈는 단순한 기술 과시용이 아닌 활용하는 방안을 설명하고자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기본적인 인터페이스와 동작, 교육이나 산업 현장에서의 쓰임, 라즈베이파이로 동작하는 실제 로봇과 증강현실의 결합 등 홀로렌즈의 가능성을 극대화하기에 충분했죠.
 
 먼저 행사 무대는 거실처럼 꾸며져 있었는데, 홀로렌즈를 착용했을 때 윈도가 떠다니고, 벽에 나열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앞서 2013년에 MS는 일루미룸이라는 가상화 기술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공간을 스캔하여 이미지를 뿌려 가상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당시 HMD VR과 함께 주목받았죠. 홀로렌즈는 일루미룸의 가상 공간을 HMD로 넘기고, AR 기술을 포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윈도 앱을 벽에 고정하거나 크기를 조절할 수 있고, 이동하는 동안 윈도가 사용자를 따라다니게 할 수도 있습니다. 동영상을 재생하거나 스카이프로 통화도 가능하며, 입체적인 날씨 앱도 테이블에 놓입니다. 모니터 속의 윈도 10을 밖으로 끄집어낸 모습입니다.
 
 이런 기능을 확장하면 지으려는 건물을 가상으로 그려내거나 현장에서 구조를 수정하고, 의대생들의 교육에 가상 인체를 이용하는 등 활용이 가능합니다. 이는 홀로렌즈가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게 작은 것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고, 그것으로 개발자들이 홀로렌즈에 접근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홀로렌즈라는 기기에 대한 작은 내용입니다. MS의 고민은 좀 더 깊은 곳에 있죠.
 
 


 지난주에 MS는 2015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서피스의 판매도 좋았고, 스마트폰인 루미아의 판매량도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좋지 않았던 건 PC였습니다. 분명 기업 시장 매출도 좋긴 했지만, 전체 PC 시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순이익이 12%나 감소했습니다. 윈도 판매가 그만큼 좋지 않았다는 거죠. 클라우드 부문에서 좋은 실적은 낸 탓에 실적은 웃돌 수 있었으나 윈도 10을 앞둔 MS에 썩 좋은 소식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윈도의 교체 시기에 영향을 받은 탓도 있습니다. 또한, 기존 윈도 사용자는 사용하던 윈도 버전을 윈도 10으로 이행할 수 있으므로 윈도 실적이 좋게 나타나지 않는 것도 당연하죠. 중요한 건 윈도의 교체 시기와 별개로 PC 시장 자체가 그리 좋지 않고, 대신 MS는 서피스와 스마트폰의 실적을 개선했다는 겁니다.
 
 달리 말하면 윈도의 전략이 기존 PC에서 다른 기기로 넘어가는 중이고, PC 시장이 더욱 축소한다면 MS는 다른 기기의 사업에 비중을 더 둘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미 많은 파이를 경쟁사가 쥐고 있다는 점인데, MS는 윈도 10의 전략을 이전과 다른 일체화한 통합과 클라우드에 중점을 두어 가령 스마트폰과 모니터를 연결하여 PC처럼 사용하게 하는 등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홀로렌즈도 그런 윈도 10 전략의 하나라는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현재 홀로렌즈의 형태로는 일반 사용자가 착용한 채 거리를 걷는 등은 어렵습니다. 집에서만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제품 포지셔닝을 데스크톱과 유사하게 봤을 때 홀로렌즈를 새로운 윈도 기기로 정착하게 하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재미있게도 과거 MS는 모션컨트롤러인 키넥트를 윈도의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내세웠는데, 얼마 전에 윈도용 키넥트의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딱히 키넥트를 묻으려는 건 아니지만, 키넥트 개발의 핵심이었던 알렉스 키프만(Alex Kipman)는 홀로렌즈의 개발자이기도 합니다. 빌드에서 홀로렌즈를 설명한 인물이기도 한데, 윈도용 키넥트를 종료하면서 해당 팀이 홀로렌즈 팀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차세대 인터페이스에 홀로그램의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홀로렌즈를 윈도를 위한 기기, 그리고 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으려는 게 MS의 목적입니다. 그대로라면 MS가 홀로렌즈를 자신의 미래로 점쳐두고 있다는 것이죠.


 

 


 MS는 윈도 10을 이행하는 중에 홀로렌즈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만날 수 있을 텐데, 현재 미국항공우주국(NASA), 오토데스크, 유니티, 월트 디즈니 등과 협력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것은 실제 홀로렌즈를 사용했을 때 마우스나 키보드, 또는 터치스크린 없이 충분한 컴퓨팅 환경을 얻을 수 있는가이며, 그 점이 실제 가지는 포지셔닝을 MS가 어디에 두고 있는가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VR과의 차이도 명백하게 전달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예를 들어 벽면에 영화만 띄워둘 생각이라면 말입니다.
 
 출시 전까지 이 부분의 증명을 얼마나 쌓을 수 있을지, 그것으로 인식을 전환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