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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닌텐도, 흑자 전환의 의미


 닌텐도는 꾸준히 인기 게임을 발행하고 있지만, 전체 콘솔 게임 시장의 축소와 모바일 게임 성장으로 한동안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잘 다져놓은 프렌차이즈로 폭넓은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닌텐도의 버티는 힘이었죠.
 


닌텐도, 흑자 전환의 의미
 
 야심 차게 선보인 위 유(Wii U)의 참담한 실적과 플레이스테이션 4와 엑스박스 원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상대에 밀린 탓에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건 휴대용 게임기 부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돌연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 진출을 발표했습니다.
 
 


 닌텐도는 2014/2015 회계연도(2014년 4월 1일∼2015년 3월 31일) 영업이익 247억 7,000만 엔, 순이익 418억 4,300만 엔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영업손실 464억 2,500만 엔, 순손실 232억 2,200만 엔이었던 2013/2014 회계연도 실적을 개선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입니다.
 
 이는 닌텐도가 4년 만에 흑자를 낸 것으로 포켓몬스터 오메가 루비&알파 사파이어,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등의 타이틀이 인기를 끈 덕분으로 보입니다. 대신 매출은 3.8% 감소했는데, 하드웨어 매출이 감소한 탓으로 엔화 약세도 실적 개선의 주원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고전 중인 위 유도 누적 판매량 338만 대를 기록했고, 2,440만 장의 누적 타이틀 판매량 중 1,461만 장이 북미 성적으로 나타나면서 북미 지역에서의 닌텐도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북미 지역 인기와 함께 엔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흑자로 돌아섰다는 겁니다.
 
 수년만의 흑자이기에 닌텐도의 부활을 얘기하기도 합니다만, 사실 분기별 실적으로 보면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조짐을 보였습니다. 타이틀 판매와 함께 NFC를 탑재하여 게임 데이터와 연동하는 아미보의 성적이 매우 좋았으니까요. 단지 흑자 전환 소식이 가지는 의미는 다른 데 있습니다.
 
 


 지난 3월, 닌텐도가 DeNA와 제휴하여 닌텐도의 지적 재산권(IP)을 활용한 스마트폰 및 태블릿 게임을 개발한다고 밝혔을 때 대체적인 반응은 '닌텐도도 별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닌텐도의 실적도 많이 개선한 상황이었으나 수년 동안 닌텐도가 모바일 게임에 밀린다는 인식이 팽배했고, 지속한 적자로 닌텐도가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건 마지막 수단처럼 여겨졌습니다. 닌텐도의 핵심은 자사 IP를 이용한 독점 타이틀 확보와 이를 통한 하드웨어 판매에 있었으니 말입니다. 모바일 게임 진출은 사업의 핵심을 쪼개는 것과 같은 것이므로 틀린 말도 아니었지만, 그런 시도를 하겠다고 발표했으니 상기한 반응이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흑자 전환은 더 의미가 있습니다. 닌텐도가 굳이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지 않더라도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도 있지만, 세부사항으로 보면 결과적으로 닌텐도의 핵심인 하드웨어 판매 매출은 감소했고, 대신 게임 타이틀과 IP와 연결한 아미보의 성과가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물론 차세대 하드웨어 출시를 예고하긴 했지만, 중요한 건 닌텐도의 실적이 어떻게 구성되었는가이며, 모바일 게임 진출이 어쩔 수 없이 이끌린 게 아닌 적당히 저변 확대가 가능한 수준에서 하는 시도임을 전달하는 데 무리가 없는 실적을 보여줬습니다. 되레 닌텐도의 모바일 진출이 더욱 탄력받을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거죠.
 
 간단히 2013/2014 회계연도의 실적 상황에서 모바일 진출을 발표했다면 모바일 진출을 닌텐도가 부활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의 관점에서 지켜봤어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기에 다른 의도의 기대로 지켜볼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닌텐도에 충분한 이점입니다.
 
 


 앞서 '적당한 저변 확대'라고 한 것은 닌텐도는 2017년까지 5개의 스마트폰 게임을 출시할 것이라 발표했지만, 기존 게임을 포팅하지는 않으리라 말했습니다. 기존 콘솔 인기작들은 그대로 콘솔에 머물게 된 것인데, 그렇게함으로써 기존 사업과 모바일 사업의 경계를 완전히 합치진 않겟다는 것이죠.
 
 그것은 모바일 진출을 신중하고 장기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것이며, 모바일이 당장 닌텐도의 핵심으로 꼽힌 건 아니라는 걸 전달하는 목적도 들어있습니다. 차라리 아미보처럼 새로운 시도로 봐달라는 의도가 강합니다.
 
 그걸 흑자 전환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 건 의미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