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FaceBook

페이스북은 어떻게 스마트폰에 침투하고 있는가


 페이스북은 PC 웹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모바일이 중심입니다. 페이스북 매출의 90%는 광고에서 나오지만, 이 중 73%가 모바일 매출이니 모바일을 빼놓고 페이스북을 논할 수는 없게 된 것이죠. 하지만 모바일 전략이 광고에만 집중한 건 아닙니다.


페이스북은 어떻게 스마트폰에 침투하고 있는가

 2013년, 페이스북의 주가는 IPO 이후 1년 만에 30% 가까이 폭락하면서 '최악의 IPO'가 되리라는 우려를 낳았습니다. 분명 당시에도 모바일 전략에 주력했지만, 성과가 좋지 않았죠. 현재는 페이스북을 최악의 IPO로 말하는 이는 없습니다. 현재 주가는 38달러보다 110%나 상승했으며, 분기 매출도 당시보다 144% 증가했으니 말입니다.
 
 


 IPO 직후 페이스북에 날아든 건 '모바일을 어떻게 잡을 계획인가?'였습니다. 모바일 이용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였지만,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단계에 페이스북 외 소셜 서비스가 계속 등장하면서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지 꾸준히 추궁당해야 했습니다.
 
 플랫폼을 확장하려면 자체 스마트폰이 있어야 한다거나 구글이나 애플처럼 모바일 운영체제를 개발해야 한다고 의견은 매일같이 등장했습니다. 도중에 CEO인 마크 주커버그는 한 행사장에서 '스마트폰을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여 주가가 내려간 적도 있었는데, 그렇게 페이스북이 내린 답은 2013년에 출시한 '페이스북 홈(Facebook Home)'이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점점 고착화하면서 안드로이드와 iOS 외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이 어려워지자 스마트폰 홈 화면을 장악하려는 사업이 주목받았고, 페이스북도 이에 동참하여 런처인 페이스북 홈을 내놓은 거였죠. 또한, 자체적인 스마트폰이나 운영체제 개발 대신 HTC와 협력하여 안드로이드에 페이스북 홈을 장착한 '퍼스트(First)'를 출시했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북 홈은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스마트폰의 홈 화면에 새로운 소식을 띄우고, 메시지도 특별한 형태로 제공하여 스마트폰과 페이스북을 연결하려 했지만,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만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주요 고객이 앱에 익숙해진 상태였기에 런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겁니다. 더군다나 당시에는 지금의 페이스북처럼 콘텐츠가 다양하지 않았고, 친구 간 소식 기능이 더 중요했던 서비스여서 체류 시간이 길지도 않았습니다. 차라리 현재 새로운 홈 런처를 출시하는 게 나아 보이죠.
 
 야심 차게 준비한 페이스북 홈의 성과가 좋지 않자 페이스북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그때가 IPO 이후 1년이 지난 시기였습니다.
 
 


 페이스북 홈으로 낭떠러지만 보인 페이스북에 그나마 희망이 되었던 건 광고 매출이었는데, 당시 페이스북 홈을 출시한 당시 페이스북의 모바일 광고 매출은 전체 40%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미미하지만, 이런 성적에 페이스북은 스마트폰에 대응하는 것보다 앱과 콘텐츠, 그리고 앱과 연결할 다른 앱들에 주력하게 됩니다.
 
 덕분에 페이스북은 완전히 회복했고, 페이스북이 추구하는 사업 방향에 시비를 거는 일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마치 페이스북 홈을 출시한 때를 떠올리게 하는 행보를 보입니다. 홈 런처는 아니지만, 페이스북 앱과 별개로 스마트폰에 페이스북을 녹아들게 하는 것이 목적인 것처럼 말입니다.
 
 지난해 페이스북 메신저를 페이스북 앱에서 떼어내더니 지난 3월에는 F8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메신저 플랫폼(Messenger Platform)'을 선보였습니다. 메신저에 서드파티 앱의 기능을 추가하여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메신저를 확장한 것입니다.
 
 필자는 처음에 메신저 플랫폼이 그저 메신저를 통한 생태계 구축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으나 곧 페이스북은 왓츠앱을 페이스북 앱에 포함할 실험을 했고, 메신저 앱에 영상 통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영상 통화 기능이 특이한 건 아니지만, 왓츠앱의 존재나 메신저 플랫폼까지 넓게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는데, 잠깐 접어두고 '헬로(Hello)'를 먼저 봅시다.
 
 지난달 페이스북은 발신자의 번호를 보여주고, 특정 번호를 차단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앱인 헬로를 출시했습니다. 아직 미국,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헬로는 페이스북과 연결하여 발신자의 정보를 제공하며, 친구의 생일 등을 알려주는 역할도 합니다. 그리고 메신저 앱을 설치한 상태라면 메신저를 이용한 무료 통화, 그리고 얼마 전 출시한 영상 통화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미 페이스북의 정보는 스마트폰에 깊게 관여하고 있지만, 특히 연락처와 캘린더는 사용자가 정리하지 않더라도 동기화하여 스마트폰에 머물고 있습니다. 헬로는 이런 페이스북 정보를 스마트폰 이용에 처음 활용한 앱으로 가령 iOS 기기 간 메시지를 아이메시지로 보내고, 전화는 연락처에서 바로 페이스타임 버튼을 눌러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휴대전화의 기본 기능인 메시지와 전화를 자사 데이터를 내세워 교체하고자 하는 겁니다.
 
 스마트폰의 메시지 영역에서 SMS는 개인 간 소통에 잘 쓰이지 않게 되었고, 메신저 앱이 이 자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아직 mVoIP로 전화까진 대체하지 못했으나 페이스북은 메신저의 존재와 페이스북에 저장된 사용자와 친구의 정보를 디지털 전화부처럼 만들고자 헬로를 출시했고, 페이스북의 이용 추이에 따라서 스마트폰 홈에서 전화와 메시지 아이콘을 빼버려도 좋을 겁니다. 되레 그 점이 페이스북이 노리는 바로 보입니다.
 
 메신저 플랫폼도 그렇습니다. 메신저를 강화하는 목적으로만 봐도 좋지만, 상기한 내용을 겹쳐본다면 페이스북 메신저가 아니라 스마트폰의 메시지 기능을 서드파티 개발자에게 확장할 생태계를 주는 것으로 확대하여 해석할 수도 있겠죠.
 
 이를 뒷받침하는 건 mVoIP인데, mVoIP가 메시지처럼 활성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스피커와 마이크로 이뤄진 공간에 메신저처럼 기능을 추가하기 어렵고, 연결하는 상대방과 같은 서비스로 맞춰야 하며, 영상 통화를 하자면 지원하는 서비스를 확인하여 다시 맞춰야 하는 등 서비스의 무게보다 기존 전화가 훨씬 직관적이고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페이스북의 사용자 폭은 전 세계 어떤 서비스보다 포괄적이고, 사용자 계층 면에서도 특별한 범용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존 전화에 가장 접근해있고, 여기에 직관성만 더하면 되는데, 그 역할을 메신저를 통해서 헬로가 실행합니다.
 
 그렇기에 메신저 플랫폼과 영상 통화를 합쳐서 얘기할 수 있으며, 헬로가 방증한 대로 스마트폰 기능에 서서히 파고든다는 겁니다. 이는 '인류를 연결한다.'는 페이스북의 신조와도 들어맞습니다.
 
 


 스카이프는 온갖 기기에 번들 소프트웨어로 탑재된 적이 있습니다. 랩톱, PMP, 휴대용 콘솔 게임기 등 신형기기라면 빠지지 않았는데, 스카이프 회원이 급증하면서 기기와 상관없이 연결하는 환경을 만들고자 함이었습니다. 페이스북의 전략이 과거 스카이프를 떠올리게 하는데, 페이스북 홈 이후 앱과 콘텐츠, 광고에 집중했던 페이스북의 모습과 메신저, 헬로의 행보는 확실히 이질적입니다.
 
 단지 페이스북 메신저를 수익 모델로 구축하고자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별것 없는 성과와 잘 성장하고 있는 콘텐츠 사업에 걸린 기대, 19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에 왓츠앱을 인수한 기행들을 스마트폰에 침투하는 계획의 궤도에서 보면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합니다.
 
 물론 페이스북이 매우 구체적인 장기 계획을 가지고 있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페이스북을 지탱하는 사업이 아닌 메신저에 미친 듯이 투자하고, 헬로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등이 페이스북이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증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