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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Yahoo

야후, 구글과 검색 제휴하다


 투자자들은 야후의 실적을 우려하여 필요하지 않은 자산을 정리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야후가 자신한 광고 매출이 많이 증가하지 않자 사업 규모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골자였죠. 압박에 시달린 야후는 미국 외 지역 인력을 900명이나 감원했고, 중국 사업도 철수하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야후, 구글과 검색 제휴하다
 
 단기적인 수익 사업이 필요했던 야후는 판타지 스포츠 도박을 시작했습니다. 압박하는 투자자들의 눈을 돌리려는 방안이었고, 필자는 '도박 사업이 야후의 핵심이 되어선 안 되며, 시간을 버는 동안 빠르게 본래 사업을 회복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야후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구글과 제휴를 체결한 내용을 담은 자료를 제출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계약은 이달 1일부터 시작되었으며, 3년 계약으로 2018년 10월 31일까지 유효합니다.
 
 계약 내용은 간단합니다. 구글이 야후의 데스크톱과 모바일 플랫폼에 검색 광고를 제공하고, 거둔 매출을 일부 나눠 가지는 방식입니다. 야후는 원하는 광고를 구글에 제한 없이 요청하여 이용할 수 있으며, 구글은 웹 문서와 이미지 검색 정보도 야후에 제공합니다. 대신 나누는 매출의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야후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검색 제휴를 하고 있습니다. 단지 지난 4월에 MS와 재협상을 하면서 데스크톱에서 독점하는 조항을 51%만 가지도록 바꾸었습니다. 덕분에 나머지 49%가 비어있는 상태가 되었고, 이번 구글과의 계약으로 검색 광고를 추가할 수 있게 된 거죠. 야후 아래 두 검색 서비스가 머물게 된 셈입니다.
 
 이번 계약으로 야후는 검색 결과 폭을 넓히고, 광고 수익을 증대할 방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검색 점유율 경쟁에 치열한 MS와의 조건을 유리하게 가져올 수 있고, 구글도 마찬가지로 야후로 MS를 견제할 수 있게 됨으로써 어느 쪽이든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낸 겁니다.
 
 그렇다면 야후의 가장 큰 근심인 매출 자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단적으로 보면 검색 광고 매출 증대를 노릴 수는 있겠죠. 하지만 야후의 의도는 약간 빗겨간 곳에 있습니다.
 
 


 야후는 구글과의 검색 제휴를 공식화한 것과 함께 당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늘어난 12억 2,600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월가 전망치인 12억 5,600만 달러를 밑돌았고, 순이익은 7,630만 달러로 지난해 67억7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는 알리바바 지분을 매각한 이익이 포함된 것이지만, 주당 수익으로 보면 8센트에서 6.70달러로 떨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광고 매출의 변화입니다. 지난 1분기 야후의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은 3억 8,100만 달러였으나 2분기에는 5억 달러, 3분기에는 5억700만 달러로 계속 증가했습니다. 이는 모바일 광고 매출의 증가가 견인한 것으로 1분기에는 모바일 매출이 디스플레이 광고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광고 단가가 낮아지는 문제를 일으켰지만, 현재는 모바일 트래픽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체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에 영향을 끼치게 된 겁니다.
 
 다만 구글과 페이스북조차 모바일에서 성장한 탓에 밀려난 점유율이 증가한 매출에 대한 평가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야후로서는 모바일로 증가한 이익 가치를 높여야 하고, 그래야만 지속해서 매출이 증가하리라는 기대감을 투자자들에게 줄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MS 독점 조항이 빠졌기에 구글과 제휴할 수 있었지만, 모바일에는 제약이 없었습니다. 달리 말하면 비중이 나뉜 데스크톱과 다르게 모바일 검색 트래픽은 모두 구글에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로 야후를 통해서 구글의 검색 점유율과 광고 점유율이 상승하면 고스란히 둘의 제휴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고, 원하는 광고를 무제한 요청하면서 광고 단가를 조정할 수 있으니 장기적인 매출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검색 결과와 광고를 구글에 돌리면서 모바일 트래픽을 늘리면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을 도모할 수도 있겠죠.
 
 단순히 매출만 올리는 게 아니라 야후는 모바일 광고에서 구글이라는 방패를 쓸 수 있게 된 겁니다.

 


 반면, 구글은 MS를 견제하는 것과 함께 야후 트래픽을 모바일 광고 점유율로 옮길 수 있으니 페이스북을 견제한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서로 마땅한 이해관계에 있고, 어찌 보면 야후가 검색 부문을 구글에 넘기면서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포털 서비스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관련글 : 야후, 구글 검색으로 넘어간다는 것)
 
 야후 CEO 마리사 메이어는 '2016년이 되면 성장과 이익을 위해서 좀 더 좁은 영역의 전략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덜어낼 게 많다는 의미인데, 그중 하나가 검색이라면 야후는 매우 중요한 결정을 한 것입니다.
 
 이 결정이 앞으로 야후를 성장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지 지켜봐야겠죠. 적어도 구글과 협력할 3년 동안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