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마리사 메이어'
 현재 야후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문장입니다.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는 CEO직에서 언제 물러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데, 막 매출 상승을 기대했던 1년 전 상황과 비교하면 반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야후가 2015년에는 충족한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니 말입니다.
 


야후 매각, 버라이즌이 잡을까?
 
 야후는 올해 중반에 알리바바 지분에 대한 스핀오프 계획을 진행했습니다. 예상만큼 실적이 좋지 않자 남은 400억 달러 규모의 알리바바 주식을 면세 스핀오프 방식으로 분리할 계획이었고, 야후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알리바바의 처리에 투자자들은 환호했습니다.
 
 


 야후가 스핀오프 계획을 발표하자 야후 주가는 6.69% 급등하는 등 매우 긍정적이었죠. 문제는 미국 국세청이었습니다. 야후의 움직임에 세금 제도를 정비할 계획을 발표했고, 매각이 아닌 분사에도 세금을 물리도록 하는 조정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즉, 야후가 알리바바 지분을 분사하려면 큰 세금을 내야 하는 겁니다. 덕분에 48달러까지 올랐던 야후 주가는 국세청의 발표 후 30달러로 떨어졌습니다.
 
 중요한 야후의 주가 변동이 야후의 실적과는 무관하게 움직였다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분사로 발생하는 차익에 관심을 둔 것이었고, 야후가 어떤 사업을 진행하는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 탓으로 야후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도 했으며, 스핀오프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이사회는 메이어를 압박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야후의 인터넷 사업 매각 소식이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야후가 스핀오프 계획을 철회하고, 인터넷 사업을 매각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사업 회생을 외친 메이어가 이사회 결정에 밀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압박이 스핀오프 계획 차질의 대안으로 매각을 내놓게 했고, 사업 회생을 포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누가 야후를 인수하는가입니다. 분석가들은 야후의 인터넷 사업 가치를 40억 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지목된 건 알리바바입니다. 최근 알리바바는 중국 내 미디어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지만, 미국 진출 교두보로는 약한 것이었습니다. 스핀오프 계획에 차질이 생긴 만큼 지분 분사보다 알리바바가 야후의 인터넷 사업을 인수하여 미국 시장에 진입하고, 야후가 가진 지분을 본래 하려고 했던 분사 대신 남기는 쪽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WSJ은 '가능성이 크지 않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야후의 인터넷 사업이 알리바바에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게 이유입니다. 대신 야후가 보유한 자사 지분을 매수하는 방안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에 되레 야후와의 접점을 줄이는 방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알리바바가 제외되면서 떠오른 건 뉴스코퍼레이션, 월트디즈니컴퍼니 등 대형 미디어 그룹입니다. 야후가 위태로워 보이지만, 어쨌든 북미 웹 트래픽 상위에 속한 웹 사이트입니다. 특히 야후 파이낸셜이나 야후 스포츠는 전문성도 갖추고 있으니 미디어 그룹이 야후를 인수했을 때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가능성이 큰 곳으로 꼽힌 건 통신 업체인 버라이즌입니다. 강력하게 주장하는 곳인 헤지펀드 스타보드 밸류(Starboard Value)인데, 스타보드 밸류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야후에 AOL을 인수하라고 요구한 곳입니다. 야후가 보유한 알리바바 지분을 자금으로 AOL을 인수하여 광고 사업에 탄력을 준다면 야후가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AOL은 버라이즌이 5월에 인수했습니다. 버라이즌이 AOL을 인수한 건 온라인 광고 사업 탓입니다. AOL은 허핑턴포스트를 인수하면서 미디어 환경을 새롭게 구축했고, 영상 광고 플랫폼인 어댑닷티브이(Adap.tv)을 인수하면서 작년에는 흑자 전환을 하기도 했습니다.
 
 버라이즌의 COO인 존 스트래튼(John Stratton)은 'AOL이 구축한 광고 기술 플랫폼에 관심이 있다.'라면서 AOL을 인수한 이유를 밝혔는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을 버라이즌 품에 안긴 AOL에 매각했습니다.
 
 여기에 버라이즌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나 훌루에 대항하는 목적으로 모바일 트래픽이 경쟁 스트리밍 업체에 쏠리는 걸 줄이고, 자사 서비스를 통한 이익을 내는 방안으로 지난해부터 준비한 것입니다. 그래서 콘텐츠 업체들과 협의점을 찾는 중인데, 그 지점에서 매물로 나온 야후는 뿌리치기 힘든 존재입니다.
 
 야후는 콘텐츠를 스포츠, 금융뿐만 아니라 기술, 요리, 미용 등 주제와 관련한 전문적인 콘텐츠를 제작할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야후가 부족했던 건 자사 광고 상품이 광고주들을 끌지 못하여 고품질 콘텐츠로 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야후의 콘텐츠에 이미 허핑턴포스트 등에 적용 중인 AOL의 광고 상품을 야후에 적용할 수 있다면 실적 개선 여지가 생기고, 야후 콘텐츠를 버라이즌의 미디어 사업과 합친다면 버라이즌이 원하는 이익 극대화도 실현할 수 있다는 게 스타보드 밸류의 주장인 겁니다.
 
 


 야후가 AOL을 인수했을 때 시너지가 있다는 분석은 10년 전부터 계속된 것이지만, 양사에 별다른 의지가 없었기에 분석과는 다르게 서로 자사 사업에만 몰두했습니다. 그러나 버라이즌이 AOL을 인수했고, 야후가 매물로 나왔기에 버라이즌이 해당 분석에 관심을 두었다면 충분히 야후 인수를 검토할 수 있겠죠.
 
 뉴스코프나 월트디즈니도 대상으로 거론되었지만, 그룹 계열사들의 교통정리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므로 신규 사업을 진행하는 버라이즌이 적합한 면도 있습니다.
 
 야후의 매각은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야후와 버라이즌의 현재 상황이 긍정적인 이해관계를 낳게 했고, 그런 만큼 버라이즌이 실제 야후를 인수할지 두고 볼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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