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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테슬라, '지난해에 전기차 5만 대 팔았다.'


 자동차가 CES 2016의 가장 큰 관심사로 꼽힙니다. 행사에 참가하는 자동차 관련 업체만 100여 개로 자율 주행이나 커넥티드 기술뿐만 아니라 향상한 전기차 기술에 대한 기대도 상당히 높죠. 지난해 디젤게이트로 어려움을 겪은 폭스바겐도 전기차를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고, 기조연설에서 CEO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는 전기차의 미래에 관해서 얘기할 예정입니다.
 


테슬라, '지난해에 전기차 5만 대 팔았다.'
 
 CEO 2016의 상황처럼 올해 전기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은 당연합니다. 덕분에 오랜 시간 전기차 분야를 이끌었던 테슬라의 입지에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인지도 흥미로운 쟁점입니다. 그래서 테슬라가 기존 자동차 업체들과 겨룰 수 있을지에 대한 지표로 작년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은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테슬라는 '2015년에 총 5만 580대 전기차를 판매했다.'라고 전했습니다. 4분기에만 1만 7,400대를 판매했으며, 이는 2015년 3분기의 1만 1,603대 판매를 넘어선 기록입니다.
 
 지난해 2월, 테슬라는 자사가 5만 5,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리라 예상했지만, 8월에 5만~5만 5,000대로 조정했고, 11월에 다시 5만~5만 2,000대로 고쳤습니다. 5만 580대의 판매량은 예상치를 달성한 것이긴 하지만, 크게 넘어선 수치는 아닌 거죠.
 
 그렇기에 판매량에 대한 의견은 '적당히 판매했다.'와 '기록적인 판매량을 보여줄 시기가 끝났다.'로 갈라졌습니다. 어쨌든 예상치는 넘었으니 테슬라의 상황으로만 보면 좋은 판매량을 유지했다는 것과 반대로 성장세가 폭발적이지 않다면 다수 자동차 업체가 전기차에 뛰어들 올해 예상보다 낮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테슬라는 4분기에 신형인 모델 X를 출시했고, 507대를 생산했지만, 전체 판매량인 1만 7,400대 중 208대만 모델 X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지 못한 이유가 모델 X의 부진에 있다고 볼 수 있고, 판매량을 유지한 것과 별개로 테슬라의 시장 가치에 의심을 품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훨씬 긍정적으로 볼 부분도 존재합니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의 분석가 엠마뉴엘 로스너(Emmanuel Rosner)는 작년 11월에 '테슬라가 2015년에 5만 대를 고객에게 인도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테슬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생산량이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거였습니다. 2015년 3분기에도 더 판매할 여지가 있었음에도 느린 생산량이 발목을 잡았죠. 그래서 테슬라가 예상치인 5만 대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만 1만 6,000대를 인도해야 했는데, 전 분기보다 4,400대가량 더 판매해야 했기에 로스너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분석한 것입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5만 대 판매를 달성했습니다. 3분기보다 생산량을 크게 올렸고, 모델 X가 예상보다 덜 팔렸음에도 더 많은 예약 고객에 주력 모델인 모델 S를 인도할 수 있게 되면서 판매량 급증을 이끌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더라도 모델 S의 판매량은 75%나 상승했죠.
 
 애초에 투자사들은 테슬라가 5만 대 판매를 달성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모델 X의 성적에 달린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나온 결과는 모델 X의 판매를 제외하더라도 테슬라의 원활한 생산량이 판매량을 견인한 겁니다.
 
 무엇보다 테슬라가 예상치를 두 번이나 조정한 건 판매 현황이 나빠서가 아니라 생산 부족 탓이었습니다. 테슬라 창립자이자 CEO 일론 머스크는 2015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4분기 모델 X 생산에 맞춰 생산 시설을 확대할 계획이고, 4분기 중 생산량은 2배로 늘 것'이라고 말했는데, 생산 추이만 본다면 예상한 수치에 거의 근접한 것입니다.
 
 여기서 기대할 수 있는 건 3만 5,000달러 수준의 보급형 세단인 '모델 3'입니다. 모델 3의 성공 여부는 '부족한 생산량이 보급형 전기차 수요에 기댈 수 있는가'였지만, 충분한 생산 확대가 가능하다는 걸 증명했죠. 모델 X가 부진한 건 맞습니다. 다만 모델 3에 판매량을 기대한다면 본래 모델 X는 평균 판매 가격을 올리는 데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생산량을 증명했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는 겁니다. 모델 3에 기대를 걸 수 있다는 의미이니 말입니다.
 
 


 테슬라는 2016년 말까지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을 일주일에 1,600대까지 가능한 수준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생산량이 나아졌다고 해서 판매량이 앞으로 더 증가하리라 단정할 순 없습니다. 테슬라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중국 시장이 좋은 상황이 아니며, 이는 전기차 보급을 노린 모델 3에 좋지 않은 시도이므로 모델 X를 통한 평균 판매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더 중요하게 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올해 판매량과 성장세는 기존 자동차 업체가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