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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고프로-트위터, 생중계로 활로 찾기


 고프로와 트위터, 두 회사 모두 험난한 산을 넘는 중입니다. 고프로는 신제품 부진으로 가치가 내려앉았으며, 트위터는 낡은 서비스라는 인식으로 새로운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죠. 실적 악화로 고프로는 1,500명 직원 중 7%를 감원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았고, 트위터도 8%를 감원했습니다.
 


고프로-트위터, 생중계로 활로 찾기
 
 두 회사의 사업 분야는 다르지만, 겹치는 부분은 상장 당시 큰 주목을 받았고, 비슷한 시기에 추락한 겁니다. 원인이 같았던 건 아니었으나 모두 고평가된 기술 기업에 대한 비판에 적합한 곳이 되었고, 활로를 찾아야 하는 대표적인 업체로 떠올랐죠. 그런 고프로와 트위터가 손을 잡았습니다.
 
 


 트위터는 자사의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페리스코프(Periscope)에서 고프로의 히어로 4 블랙(Hero 4 Black)이나 히어로 4 실버(Hero 4 Silver)로 촬영한 영상을 생중계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는 iOS용만 공개되었고, 고프로 카메라를 아이폰에 연결하면 페리스코프가 인식하여 생중계할 때 고프로가 촬영한 화면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꼭 고프로가 촬영한 화면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카메라가 촬영한 화면과 전환할 수 있는 옵션도 있습니다.
 
 또한, 고프로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SD 카드에 저장하여 생중계 이후 편집도 할 수 있는데, 페리스코프의 단점이었던 저장 기능과 스마트폰 카메라의 한계인 화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페리스코프로를 활용하고자 했던 마케터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BMX, 보드, 서핑 등 주로 고프로가 강점을 보이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장면을 생중계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존에도 불가능하진 않았으나 페리스코프를 활용하여 트위터 이용자들이 익스트림 스포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기에 트위터는 콘텐츠 폭을 넓히고, 고프로는 유통 방식을 더하게 된 것입니다.
 
 


 고프로는 제품 판매를 촉진하고자 액션캠을 통한 생태계를 확보하는 걸 활로로 내세웠습니다. 그래서 하드웨어 판매뿐만 아니라 미디어 영역에 힘을 주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스카이프 부분 전 CEO였던 토니 베이츠(Tony Bates)를 영입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했습니다.
 
 페리스코프는 그 결과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고프로가 제품을 여러 미디어 환경에 판매하려면 카메라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결과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더 중요했습니다. 드론이 강조되자 중국 드론 업체 DJI의 드론을 통한 항공 촬영이 증가했고, 최근에는 같은 회사의 짐벌 카메라인 오스모(Osomo)도 방송에 활용되면서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고프로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고프로만의 차별점이 없다면 다양한 장비를 활용하여 새로운 영상물을 기대하는 쪽으로 미디어 업계가 움직이고 있기에 기존 자리를 빼앗기는 것과 함께 고프로가 신규 사업으로 내세운 드론 시장에서도 성과를 기대만 하긴 어려운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트위터와 제휴한 건 상당히 흥미로운 행보입니다. 생중계 분야가 특별한 건 아니지만, 페리스코프는 소셜 미디어와 결합했다는 것이 차별점이었습니다. 국내만 하더라도 프로야구단인 NC 다이노스가 페리스코프를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연히 높은 품질을 기대한다면 고프로를 이용하게 될 텐데, 본래 트위터는 실시간 스포츠 경기에서 많은 콘텐츠와 반응을 생산했고, 여기에 들어가려는 스포츠 미디어라면 페리스코프의 활용과 더불어 고프로의 구매를 고려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미디어를 강화해서 제품 판매에 영향을 끼치겠다는 고프로의 전략에 걸맞은 전략입니다. 이후 고프로의 드론을 활용한 생중계나 360도 카메라를 통한 VR 생중계 등으로 확대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현재로썬 최대 경쟁사라 할 수 있는 DJI와 경계를 두게 할 부분입니다.
 
 트위터는 미어캣이나 페이스북과의 경쟁에서 앞서가게 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분명 마케터들은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트위터도 페리스코프가 미래이고, 이용자를 트위터로 끌어들일 콘텐츠를 생산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계점이 많았고, 일종의 실험적인 시도만 나타났죠.
 
 그런데 외부 카메라를 누구나 쉽게 끌어들일 수 있게 되면서 콘텐츠 품질이나 종류를 크게 늘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장 익스트림 스포츠를 페리스코프만의 특징으로 얘기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상기했듯이 스포츠 경기는 가장 활발한 생산이 일어날 분야이고, 전체 미디어 업계를 보더라도 녹화 방송 도중에 고프로 카메라로 촬영하고,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는 콘텐츠처럼 기존에 하지 않았던 것을 자연스럽게 시도할 수 있을 겁니다. 활용 여지가 늘었다는 게 마케터에게 미어캣보다 페리스코프를 이용하게 할 실마리를 제공하는 거죠.
 
 



 시련에 빠진 두 회사가 손을 잡았고, 가장 필요했던 부분을 서로 확보했습니다.
 
 물론 트위터보다 앞서서 경쟁사인 미어캣이 고프로 카메라를 연결하여 동영상을 스트리밍하는 기능을 내놓긴 했습니다. 그러나 트위터가 미어캣과 다른 점이 강력한 소셜 미디어 생태계를 지녔다는 점이고, 이를 통해서 미어캣뿐만 아니라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페이스북 양쪽을 겨냥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핵심입니다.
 
 그런 경쟁에서 고프로는 그렇게 원하던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선점할 수 있었으니 서로 이득을 본 셈이죠. 이번 제휴가 두 회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