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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테슬라, 올해가 체크포인트 될 것


 테슬라는 계속 달리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테슬라가 미래에도 전기차를 주도할 업체로 남을 수 있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라졌고, 현재 전기차를 주도하는 건 맞는데, 빨리 결승점에 도달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조바심에 테슬라의 연료가 더 달리기 힘들만큼 떨어진 게 아닌가 하는 분위기가 최근 뻗고 있습니다.
 


테슬라, 올해가 체크포인트 될 것
 
 이런 반응을 증명하는 것이 올해 테슬라의 주가 상황입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30%나 하락했습니다. 세계 경제 우려가 겹친 탓이지만, 유독 테슬라 주가만 빠른 속도로 빠졌는데, 유가 하락으로 엔진 자동차의 수요가 전기차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중국 경제 악화로 테슬라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중국 시장에서 제대로 판매를 이끌 수 없다는 거였죠.
 
 


 유명 기업가이자 저널리스트, 오리어리 펀드(O'Leary Funds)의 공동 창업자인 케빈 오리어리(Kevin O'Leary)는 작년 11월에 테슬라가 안전벨트 결함으로 모델 S를 9만 대 리콜한 것에 대해서 '기존 자동차 회사보다 멀티플이 높은 테슬라의 주식을 거래할 이유가 없다.'라면서 '결국, 테슬라 주식은 떨어질 것'이라고 단정한 바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테슬라의 주가가 너무 높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평가는 지난 1월 테슬라가 공개한 2015년 전기차 판매량에서 우려로 바뀌었습니다. 테슬라는 '2015년에 총 5만 580대 전기차를 판매했다.'라고 말했는데, 전망치인 5만 대에 겨우 턱걸이한 것이며, 최대 전망치인 5만 2,000대를 밑돈 수치였습니다. 4분기 출시한 신형인 모델 X의 출시로도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것이 테슬라의 평가를 더욱 악화시켰죠.
 
 여기에 겹친 게 유가 하락입니다. 본래 테슬라의 재무지표가 탄탄한 상태가 아니어서 유가 하락 상황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모건스탠리의 자동차 분석가 아담 조나스(Adam Jonas)는 '연료비가 저렴하다면 소비자가 전기차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나스는 테슬라에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한 분석가였기에 투자자들이 더 좋지 않은 상황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테슬라의 마지막 카드로 여겨지는 보급형 모델인 '모델 3'의 출시도 내년이고, 모델 3와 비슷한 제너럴모터스(GM)의 양산 전기차인 '볼트 EV(Bolt EV)'도 비슷한 시기에 판매를 시작하면서 모델 3만 파란을 일으키기에는 경쟁자들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급락한 주가를 이해하기는 충분한 셈입니다. 그런데 어제 테슬라의 주가가 오랜만에 웃었습니다.
 
 


 테슬라는 2015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12억 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지만, 3억 2,00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11분기째 적자 상태이고, 주당 순손실은 2.44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6센트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영업 손실도 주당 87센트로 주당 14센트로 흑자 전환한다는 월가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하지만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9.63% 상승한 157.5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올해 모델 S와 모델 X의 판매량을 8~9만 대로 전망하면서 월가 전망치인 7만 6,200대를 넘은 탓인데, 예상으로만 주가가 오른 건 아니며, 올해 1분기 1만 6,000대를 인도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블룸버그가 예상한 1만 5,200대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2015년 4분기 테슬라는 1만 7,400대를 판매했습니다. 그래서 '연말보다 적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테슬라의 판매량은 계속해서 50% 가까이 상승했고, 1만 6,000대라는 물량은 58%나 성장한 수치입니다. 비슷한 성장 추세를 이어간다면 테슬라가 예상한 8만 대 수준도 가능하리라 내다본 겁니다.
 
 또한, 모델 X가 작년 판매에서 좋은 성적을 내진 못 했지만, 올해 2분기부터 중국 고객에 인도할 계획이고, 판매량이 꾸준히 상승할 여지를 확인시켜줬다는 게 중요합니다.
 
 애초에 테슬라와 관련하여 좋지 않은 소식만 있었던 게 아닙니다. 5만 대를 판매한 테슬라와 다르게 보급형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 중인 닛산은 지난해 20만 대의 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가치 평가 웹 사이트인 하우머치(HowMuch)의 자료를 보면, 2015년 미국에서 판매된 전체 전기차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건 25,700대의 모델 S입니다.
 
 닛산의 주력 모델인 리프(LEAF)는 1만 7,269대로 2위에 머물렀는데, 두 모델의 가격이 각각 6만 3,700달러와 2만 2,360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일 모델 판매에서 테슬라가 얼마나 막강한 영향력을 보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 시장만 봤을 때 얘기지만, 단일 모델 판매량을 모델 S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닛산처럼 여러 지역에 진출을 준비 중인 테슬라에 의미 있는 자료입니다.
 
 즉, 올해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50% 이상 꾸준히 증가시킬 수 있다면, 내년 출시할 모델 3에 더 나은 기대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올해 계속해서 좋지 않았던 테슬라 주가 상황을 반전시킨 겁니다. 마지막 카드인 모델 3까지 어떻게든 견인하는 안쓰러운 모습이 아니라 전망대로라면 안정적으로 체크포인트에 도달하여 모델 3를 통해서 다시 달릴 수 있도록 할 올해로 보는 게 테슬라에 대한 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당연히 상기한 것처럼 테슬라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라지는 탓에 꼭 긍정적이라고 단안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테슬라는 작년 초에도 2015년에 5만 5,000대를 판매하리라 전망했으나 8월에 5만 대로 조정한 바 있죠. 적어도 3분기까지 성장률이 전망치에 근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테슬라의 가치를 다시 밑으로 내달릴 테고, 올해가 체크포인트가 되지도 못할뿐더러 모델 3로 마지막 랠리를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이라는 게 자극적인 표현일 수도 있지만,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사업을 빠르게 확대한다는 점에서 모델 3로 따돌리지 못하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 투자하여 낸 손실을 추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형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의 가동도 계획처럼 진행되지 않을 수 있으니 진짜 마지막일 수도 있는 겁니다.
 
 단지 생산 시설에 투자한 만큼 인도할 차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기존 자동차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밀리는 게 아닌 확고한 포지셔닝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작년과 다른 기대를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