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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아마존이 무료 배송 기준을 올린 이유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배송비는 은근히 신경이 쓰이죠. 배송비를 포함하지 않았다가 높은 배송비에 놀라는 일도 있으니 무료 배송이라는 문구는 매우 반가운 존재입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이라는 멤버십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무료 배송 기준을 올린 이유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는 프라임(Prime)이 적힌 상품에 한해서 무료 배송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라임 가입자가 아니거나 프라임이 적힌 상품이 아니라면 별도의 배송비를 지급해야 하죠. 그러나 상품에 따라서 다르지만, 프라임 회원이 아니더라도 35달러 이상 구매하면 무료 배송 혜택이 주어지긴 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이 비회원 대상의 무료 배송 혜택 기준을 기존 35달러에서 49달러로 올렸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2013년 10월에 기준 금액이 25달러에서 35달러로 오른 후 처음 있는 인상입니다.
 
 이어 기준을 올린 이유에 대해서 '작년 4분기 아마존의 배송 처리 비용은 2014년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한 41억 7,000만 달러로 전체 매출액의 12.5%를 차지한다.'라면서 배송 비용을 줄이려는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를 늘리는 방안으로 분석도 있습니다. 프라임 가입자라면 금액에 상관없이 무료 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기준 금액을 늘리면, 가입자를 늘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존은 전체 비용을 줄이면서 프라임 가입자 확보로 매출을 확대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사업이나 PB 브랜드인 아마존 엘리먼츠(Amazon Elements) 등이 모두 아마존 프라임에 초점을 맞춘 것들이죠.
 
 간단한 이유입니다. 단지 '왜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를 늘려야 하는가'의 이유도 필요합니다. 아마존 프라임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면 비가입자의 이탈을 야기할 수 있고, 당장 49달러의 무료 배송 기준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지난해 3월, 아마존은 프라임의 연회비를 79달러에서 99달러로 올렸습니다. 멤버십에 포함한 혜택이 늘어나는 만큼 유지 비용도 증가하므로 인상하는 건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가입 추세를 늦추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컨슈머인텔리전스 리서치파트너스(CIRP)의 보고서를 보면, 2015년 기준으로 미국 내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는 약 5,400만 명으로 미국 전체 아마존 가입자의 47% 수준 입니다. 그리고 이 중 300만 명은 작년 12월에 프라임에 가입했으며, 아마존은 2015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4분기 동안 가입자가 51% 늘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연회비는 상승했지만, 프라임에 가입하여 아마존을 꾸준히 이용하려는 고객은 계속 증가한다는 겁니다. 물론 연말 쇼핑 시즌에 맞추어 배송 혜택을 보고자 한 가입자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인상한 99달러의 연회비가 혜택보다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건 증명했죠.
 
 ITG 인베스트먼트 리서치(ITG Investment Research)의 분석가 스티브 웨인스타인(Steve Weinstein)에 따르면 2015년 아마존의 미국 전체 매출의 57%는 프라임 가입자가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고, 분석가 밀워드 브라운(Millward Brown)은 프라임 가입자가 비가입자보다 5배나 많이 지출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기준으로 비가입자가 평균 1,000달러 미만을 쓴 것과 다르게 2014년 1월 가입자는 2,147달러, 2012년 가입자는 3,091달러를 쓴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프라임 가입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보통 12%씩 지출을 더 늘리고 있는 겁니다. 즉, 가입 기간이 길수록 프라임 가입자들은 아마존에 돈을 더 많이 씁니다.
 
 아마존으로서는 단기적인 일반 회원보다 장기적인 프라임 고객이 더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하는 존재입니다. 이는 아마존이 프라임 고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이유이기도 하지만, 꾸준히 프라임 혜택을 보았을 때 만족도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만족도가 높으니 지출도 늘어나는 것이니까요. 고로 한 명이라도 더 프라임에 가입하게 할 여지를 만드는 쪽이 장기적으로 사업을 공고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나옵니다.
 
 


 프라임 가입자가 늘수록 배송비 부담도 줄어들 겁니다. 프라임 상품은 아마존이 직접 배송에 관여하는 상품이고, 픽업 서비스인 아마존 락커나 최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자체적인 운송 사업과도 연결하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아마존 프라임의 혜택이 늘수록 만족도가 증가하고, 멤버십을 연장한 가능성이 큰데, 그건 경쟁사를 강제적인 차선책으로 고정하게 되므로 경쟁자 제거에도 효율적입니다.
 
 덕분에 무료 배송 기준을 올린다는 발표 후 아마존 주가는 4%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장기적인 전략에 대한 성장 가능성과 충분한 안정성이 있다고 내다본 탓입니다.
 
 이제 승부처로 내세운 프라임의 성적을 아마존이 당당하게 내걸 수 있을 것인지가 쟁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