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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Twitter

잭 도시, 스퀘어인가 트위터인가


 트위터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잭 도시는 결제 회사 스퀘어의 창립자이자 CEO입니다. 두 회사의 업무를 처리하는 바쁜 남자인데, 한 쪽에서는 그의 능력을 의심하지만, 또 다른 한 쪽에서는 그의 능력이 인정받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상반된 실적 덕분입니다.
 


잭 도시, 스퀘어인가 트위터인가
 
 지난해 잭 도시는 딕 코스톨로의 뒤를 이어 트위터 CEO로 선임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트위터는 좋지 않은 상황이었고, 새로운 운영자가 필요했었죠. 그러나 이미 스퀘어의 업무에 바쁜 도시가 과연 트위터의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심하는 시선도 많았습니다.
 
 


 지난주, 스퀘어는 IPO 이후 첫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3억 7,4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주당 34센트의 손실을 냈습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성장한 수치이며, 총 거래액도 47% 성장하여 102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번 실적은 분석가들의 전망치를 넘어선 것입니다. 덕분에 실적 발표 후 스퀘어의 주가는 3% 이상 상승했습니다.
 
 도시는 스퀘어의 성장에 자신감을 보였는데, 애플과 공동으로 애플 페이를 적용한 IC 카드 리더기의 선주문 물량이 35만 개에 달했으며, 가맹점을 대상으로 무료로 교체하기도 하면서 IC 카드의 보급에 가속도가 붙으면 스퀘어가 앞서 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특히 스퀘어의 브랜드를 강조하는 데, 현재 NFC 결제가 가능한 곳은 가능하다는 표시를 해두고는 있으나 어떤 방식의 NFC 결제가 가능한 것인지까지 파악하긴 어렵습니다. 결제 직전 점원에서 문의를 해야 하죠. 그러나 스퀘어는 자사 단말기가 있는 곳은 어디라도, 어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를 이용하더라도 결제할 수 있다는 걸 알리는 것에 집중합니다. 결과적으로 비접촉식 결제가 주류가 될 테고, 결제 수단이 많은 만큼 고민하지 않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거죠.
 
 도시는 이 사업이 10년 동안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상당히 구체적인 계획이고, 이번 실적과 맞물리면서 스퀘어가 한 번 더 도약했다는 느낌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트위터는 도시가 CEO를 맡은 이후 주식이 40%나 떨어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위터 내 직원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고, 트위터가 이를 막기 위해서 제한부 주식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위터는 작년에도 직원들에게 주식 보상을 지급한 적이 있기에 하나의 사풍으로 볼 수도 있지만, WSJ은 직원들이 회사에서 빠져나가지 않게 할 방안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주식 보상이 실제 트위터의 사풍이더라도 현재 상황으로는 외부에서 보기에 위기 대처 방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 CEO인 도시입니다.
 
 도시는 분명 스퀘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사업의 방향이 뚜렷한 덕분에 투자자들이 인지하기 수월하고, 스퀘어에 미래에 대해서도 평가하기 쉽죠. 그런데 한시가 급한 트위터의 미래에 대해서는 상당히 두루뭉술한 생각입니다. 당장은 개발자 인력을 확보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 미래가 어떤 것인지는 도시조차 얘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트위터가 주력하는 건 뉴스 서비스와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페리스코프입니다. 이에 도시는 '고객들이 우리가 만든 제품을 원하고 있는가'를 핵심으로 꼽았습니다. 원한다면 기업 가치는 오를 테고, 반대라면 그렇지 않다는 게 결론인데, 이 태도가 CEO보다는 외부 투자자처럼 느껴진다는 게 문제입니다.
 
 실제 트위터는 미국 대선 기간을 맞이해서 관련한 사업으로 재미를 볼 생각이었지만, 트위터의 미지근한 움직임으로 홍보 관련자들도 트위터를 활용하는 것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 등 대안이 충분하기에 이전처럼 트위터가 대선 선두의 소셜 미디어는 아니라고 말이죠.
 
 도시의 이런 태도에 투자자들의 불만은 커진 상태입니다. 지난해 트위터의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도시는 스퀘어의 경영에 집중해야 한다.'라면서 '트위터에 더 많은 관심을 둘 지도자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는 뚜껑이 열리기 전이었기에 지적으로만 보였지만, 최근 도시의 행보가 트위터에 소홀한 것으로 보이자 알 왈리드 왕자의 의견이 지지는 얻게 된 것입니다.
 
 


 고로 도시가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계속 겸직은 이어갈 수 있겠지만, 적어도 트위터의 CEO직을 맡은 지 6개월이 지난 탓에 트위터의 장기적인 목표 정도는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로는 아무리 봐도 스퀘어 경영자면서 트위터는 관리만 하는 분위기이기에 충분한 능력을 인정받으면서도 트위터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거로 보이지 않습니다.
 
 한동안 이런 비판은 계속 이어질 것이며, 도시가 그의 능력을 언제 트위터에 쏟을 것인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