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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tc/Firefox

파이어폭스의 10년, 그들이 필요한 이유

 지금의 웹브라우저 시장은 성장기면서 안정기입니다. 여러 브라우저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고, 이것이 균형을 이루어 발전하고 있는 것이죠. 과거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아마 지난 10년간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자들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크롬'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가뭐래도 '파이어폭스'의 공이 가장 컸습니다.






파이어폭스의 10년, 그들이 필요한 이유


 파이어폭스는 비영리재단 모질라의 웹브라우저입니다. 사실 '모질라'라는 재단의 이름보다 '파이어폭스'로 더 잘 알려져있기도 하죠. 오픈소스의 대표라고 하면 지금에 와서야 흔히 구글을 떠올리고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언급하기 십상이지만, 모질라는 오픈 소스의 대표적인 장인 중 하나입니다.




파이어폭스




 넷스케이프가 점유율을 빼앗기고 윈도우의 성장으로 인해 익스플로러가 성장하자 사람들은 자연스레 익스플로러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 외 대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죠. 웹에 접속하기 위한 유일한 창구가 익스플로러가 된 것과 다를바 없었습니다. 그러자 넷스케이프는 1998년 '모질라'라는 이름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2002년 9월 23일 파이어폭스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피닉스 1.0'이 공개되었는데, 이듬해 모질라재단이 정식으로 출범하게 됩니다.

 정식출범 이후 '파이어폭스 프로젝트'가 결성되고, 2004년 '파이어폭스 1.0'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2012년이죠. 사실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이렇게 길게 연명하는 경우는 드문 일입니다. 대부분 오픈소스를 유지하다 결국에는 수익성에 부딪히거나 기술적 한계에 도달하기 마련입니다만, 파이어폭스는 오로지 '기부'와 '후원'만으로 10년을 유지하고 있고 열악해보이는 상황에서도 세계 웹사용자들을 열광시켰던 모질라입니다. 2008년 그 인기는 절정에 달했는데, '파이어폭스 3.0'는 24시간만에 8백만 다운로드라는 기록을 달성하며 기네스에 오르기도 했었습니다.


 안정적인 속도와 부가기능, 그리고 개발자와 사용자들이 연결되어있는 시스템 자체가 익스플로러를 제치는데 큰 몫을 했고, 여기에 크롬이나 오페라, 사파리 등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줬으며 익스플로러의 독점을 깨부수는 발판 역할을 파이어폭스는 멋지게 해냈습니다.




파이어폭스와 크롬




 점유율을 30%이상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파이어폭스가 주저앉는 일이 발생했으니, '크롬의 성장'입니다. 크롬은 구글이 개발한 웹브라우저입니다. 빠른 속도와 함께 파이어폭스가 익스플로러를 제칠 수 있게 해준 부가기능도 포함했고, 인터페이스에서 많은 점수를 얻으며 크롬은 급성장을 이룹니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웹브라우저가 된 크롬의 특징은 굉장히 빠른 버전업과 그에 따른 안정선이었습니다.


 그런데 파이어폭스가 크롬에 점유율을 뺏기기 시작하자, 파이어폭스 4.0 이후 크롬과 같이 빠른 버전업을 따라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버전업 자체는 크게 문제될게 없었습니다. 단지, 부가기능의 호환이나 인터페이스의 변경, 그외 크게 달라지지 않는 점 등 뭔가 기존에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은 놔두고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는 수준이 되면서 개발자 유저가 아닌 일반 유저가 크롬으로 많이 떠났습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호환문제 등에 대한 대처도 내놓았고, 빠른 버전업에 대해서 모질라나 사용자나 적응을 끝마친 상태이긴 하지만 파이어폭스가 크롬을 뒤따라간다라는 이미지 때문에 크롬이 확실히 앞서고 있는 것만은 부정하기 힘듭니다. 사용자 정보 보호나 모바일용 브라우저도 내놓으면서 파이어폭스의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긴 하지만요.




파이어폭스 OS




 필자가 크롬을 언급한 것은 단순히 둘을 비교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파이어폭스는 결국 익스플로러를 이겨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파이어폭스가 크롬을 이길 것이라는 것도 아닙니다. 파이어폭스와 크롬은 이제 웹브라우저를 넘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어 브라우저 사용 기반의 운영체제를 선보였습니다. 과거 최대 경쟁자였던 파이어폭스와 익스플로러가 아닌 파이어폭스와 크롬의 싸움이 새로 시작된 것이죠.


 여기서 파이어폭스가 필요한 이유가 나타납니다. 파이어폭스는 모든 것이 '기부'와 '후원'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말하자면 사용자들의 '염원'같은 것입니다. 일반 사용자 외 전체 사용자 중 40%가 개발자이고, 그런 개발자들의 지원과 피드백이 한대 뭉쳐져있으며, 부가기능이라는 창구가 개발자와 일반 사용자를 엮으면서 거기서 발생하는 피드백 또한 적절히 파이어폭스에 녹아드는 그런 좀 이상한 구조입니다. 파이어폭스가 필요한 이유는 이런 염원이 기술에 반영되고, 그것이 실제 사용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는 웹브라우저이기 때문입니다.


 크롬과 새 국면에 접어든 파이어폭스OS 또한 구조 자체는 이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이들은 기업이 아닌 비영리재단, '세계적 수준의 표준을 지향하는 오픈 소스 인터넷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제품화 하여 일반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기에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사용자와의 접촉과 그들의 염원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파이어폭스는 그런 염원을 결과물이었죠. 그리고 파이어폭스 OS가 그럼 염원의 새로운 결과물로써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크롬과 함께 성장하며 새로운 OS시장을 창출해낼 것이라는 기대와 고객이나 소비자가 아닌 사용자로써만이 주체가 되는 파이어폭스의 기본 정신이 시장에 반영되어 브라우저 혁명을 일으키는 단초가 되었듯, 새로운 혁명을 일으켜 주길 바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모질라와 파이어폭스가 오픈소스의 장인으로써 10년간 꾸준할 수 있었던 이유이며, 필요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