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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한국인의 빠른 휴대폰 교체주기, 공익적으로 접근할 차례

 국내 휴대폰의 출시주기는 매우 빠르고, 지금은 대부분의 고가 제품이 주류가 되었지만 과거에는 진열장에 꽉찬 다양한 휴대폰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짧아지는 출시주기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품수는 점점 줄어들고 비싸지는데 교체주기는 계속해서 단축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시장 아이러니 중의 하나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인의 빠른 휴대폰 교체주기, 공익적으로 접근할 차례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조해진의원은 통신 3사에서 받은 휴대폰 판매대수를 공개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만 25,857,000개, 2011년에는 26,733,000개의 휴대폰이 팔린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1년사이 무려  876,000대의 휴대폰이 더 팔려나간 것인데, 이 수치는 2012년 더 증가할 예정입니다.


 올상반기만 해도 12,446,000 대를 팔았다고 하니, 1년에 3천만대에 약가 못 미치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엄청난 판매량을 국민수만 대조해보면 국민 절반이 1년에 1번꼴로 휴대폰을 교체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국민 전체를 넘어선 가입자로 미뤄 볼때 이 모든 단말기 수요는 교체에 의한 것이며, 재활용 비율은 저조하다고 보고했습니다.





재활용



 국내의 휴대폰 재활용 비율은 터무니 없습니다. 조 의원이 방통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휴대폰 판매율/재활용률은 2010년 11.6%에서 2011년에는 5.8%로 낮아졌으며 평균 8.7%라고 합니다. 회사별 자료에 따르면SK는 10년, 11년 각각 12.6%, 8.9%, KT는 11.6%, 2.7%, LG유플러스는 8.8%, 3.9%로 나타났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휴대폰이 재활용 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8년에는 무려 18%였는데 말이죠.

 물론 이런 재활용률은 휴대폰의 특성이나 중고 시장 상황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휴대폰이라는 단말기의 특성상 개인의 정보를 담고 있고 TV나 냉장고처럼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소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중고시장 특성상 개인과 개인의 중고 거래보다는 수출 장사꾼들이 많아 한국에서 중고로 판매 된 휴대폰이 해외로 가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재활용률이 낮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도 해외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문제점입니다.




해외 상황



 한국의 휴대전화 교체주기는 평균 26.9개월로 가장 짧았으며, 일본은 46.3개월, 이탈리아 51.5개월, 핀란드 74.5개월, 브라질 80.8개월로 각각 나타났습니다. 브라질의 80개월이라는 수치는 한국에서는 상상 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합니다. 재활용률이 크게 떨어지더라도 교체주기가 길면 괜찮지만, 한국의 경우는 교체주기마저 짧습니다. 일본의 경우 휴대폰의 재활용이 사회적 문제가 되어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는 방법이 국가적인 연구 대상이 되고 있는 마당에 한국은 그보다도 짧은데다 재활용률도 낮다보니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체이유



 한국에서 이런 교체가 빠르게 일어나는 이유가 뭘까요? 단순히 소비자들의 막나가는 소비의식때문일까요? 최신형만 찾고 구형이나 중고폰은 거들떠보지 않기 때문일까요? 필자의 생각은 다릅니다. 물론 그런 소비자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혹은 IT긱으로써 최신 휴대폰을 나올 때마다 구입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굉장히 적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교체하기가 편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국내에는 삼성, LG, 팬택이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휴대폰 제조사만 3곳이 존재합니다. 국내 상황을 빨리 읽고 제품을 빠르게 출시하죠. 물론 이들이 제품을 출시하는게 문제라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제품들에 들어가는 과도한 보조금과 통신 요금 구조가 소비자에게 있어 크게 와닿지 않기 때문이죠.


 블랙리스트 제도가 시행이 되었지만, 여전히 화이트리스트 제도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휴대폰을 구입하더라도 모든 제품은 '할부'로 구입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말이죠. 무슨 말인가하면 당장 휴대폰을 교체하는데 있어서 드는 비용이 크게 들지 않습니다. 만약 모든 휴대폰이 자급제였다면 모를 일이지만, 할부에 할인이 붙어 단말기 금액이 한달 요금에 포함되기 때문에 출고가가 100만원이라도 크게 받아들여지진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중고 시장인데, 1년을 깔끔하게 사용한 뒤 중고 시장에 내다판 돈으로 할부금을 메우고 다시 새 휴대폰을 교체해버리면 당장에 큰 돈들이지 않고도 새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 빠른 교체 주기의 해결 방안으로 중고폰 시장 활성화, 재활용 플랜 개선, 저가 휴대폰 출시 등을 얘기하고 있지만 정작 이런 제도들이 나오더라도 구입 체감 금액이 낮아지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최신형 휴대폰으로 교체를 할 것입니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죠.




해결 방안



 '내 돈주고 내가 구입하겠다는데 무슨 상관입니까?' 그렇습니다. 소비자가 자기 지갑에서 돈을 꺼내서 구입을 하는 것이니기 때문에 그것을 말릴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휴대폰을 구입하는 것이 순전히 개인의 재화 활동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위의 나열 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시행하더라도 교체 주기를 줄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접근 방법을 '공익적'으로 다가갈 수 있어야 합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손실액과 손해,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공익 광고와 제도적으로는 이런 공익성에 맞춰서 휴대폰 교체주기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손해를 부각시켜야하며, 제도적으로는 휴대폰의 단말기 값이 가계통신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얼마전 시행하기로 한 요금과 단말기 할부금 명세서 분리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블랙리스트 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고가의 제품들도 할부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하여 휴대폰의 가격이 제대로 공개될 수 있도록 해야하며,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합니다.

 무엇보다 통신비 요금을 낮추고 단말기 할부금을 높히는 방안으로 단말기의 구입이 가계통신비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우리나라의 통신비 구조는 '기본료+할인 된 단말기 값'입니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그렇긴 하지만, '높은 기본료'와 '할인으로 낮아진 단말기 값'을 지닌 나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본료를 낮추고 단말기 보조금과 할인폭을 줄이면 자연스레 명세서에는 휴대폰 단말기 가격이 높아지게 되고, 실질적으로 가계 통신비에 단말기 값이 미치는 영향이 제대로 포함되게 됩니다. 현재는 단말기 값으로 인한 기본료 할인폭이 적혀나올 뿐이죠. 그리고 그것을 악용하고 있으니 더 큰 문제입니다. (2012/09/20 - [IT] - 방통위, 해결책 없는 보조금 징계)


 그렇게해서 단말기 값이 가계에 얼만큼 영향을 주고 국가적으로 손실을 가져다 주는지 상기시키고 이것이 사회적 분위기에 반영 될 수 있어야 교체주기를 줄이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필자는 이렇게 주장을 하지만, 결과적으로 교체주기를 더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공익 광고를 하고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도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들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원탁론적 제도 방안이 아닌 국가적인 공익에 감정을 호소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씁쓸함을 표합니다.

 

 단지, 해 볼 수 있는 것은 해봐야 하기에 당국이 이를 직시하고 안정적인 제도 마련으로 조금이나마 휴대폰 교체 주기를 줄일 수 있도록 조정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