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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MS

윈도우 블루, OS X식 윈도우가 성공할까?

 'Mac OS X'.

 애플은 특이하게 맥의 버전을 10에 고정시켜두고, 소수점 아래의 버전을 높히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현재는 10.8 마운틴 라이언까지 도달했으며 차기 버전으로 10.9 링스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라이언 때부터 애플은 OS X를 iOS처럼 1년마다 내놓기로 하였고, 그렇게 라이언이 출시 된지 1년만에 마운틴 라이언, 그리고 링스는 내년에 출시 될 예정으로 보입니다.

 윈도우의 판올림과는 다른 모습이죠.





윈도우 블루, OS X식 윈도우가 성공할까?


 윈도우8은 출시되었고, 4천만개의 라이센스를 공급했습니다. 괜찮은 성적입니다. 그런데 MS가 윈도우8을 내놓으며 비교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애플의 OS X입니다. 재미있게도 기존에 있었던 기능들도 재해석되어 '애플을 의식했다'고 평가받기도 하는데, 윈도우 스토어나 스카이프, 스카이 드라이브, 윈도우 라이브 등 윈도우8의 다양한 기능들이 새단장하면서 'OS X스럽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윈도우 블루'라고 불리는 이 차기 윈도우 버전 또한 OS X와 같은 업데이트 방식으로 'OS X스러워지려 한다'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윈도우 블루'가 과연 무엇일까요?




윈도우 블루




 마치 '윈도우 블루 스크린'을 떠올리게 하는 이 네이밍은 지난 8월, 윈도우8이 출시 되기 전 ZDNet, The Next Web, Neowin 등이 보도하였으며, 최초로는 ZDNet이 MS의 직원 및 익명의 관계자들로 부터 소스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윈도우 블루는 12개월마다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버전 중 하나이며, 새로운 기능과 크로스 플랫폼의 개발을 단순화하기 위한 표준화 된 SDK,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며 2013년 중순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예상으로 남아있지만, 거의 기정사실화되어 많은 애널리스트들과 분석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표준 SDK'입니다. 기존 MS의 SDK 정책과는 달리 윈도우8, 윈도폰8과 더불어 키넥트 SDK까지 합쳐서 하나의 SDK로 크로스 플랫폼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마치 Xcode를 보는 듯 한데, 윈도우가 8버전을 통해 전체적으로 통합됨에 따라 SDK의 표준화로 괴리감 없는 크로스 플랫폼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하여 사용자의 만족을 높히고, 개발자의 편의를 봐주겠다는 것입니다. 이 SDK 또한 이후 1년 주기의 업데이트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바로 그 다음으로 큰 특징이 '잦은 업데이트'와 '가격'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여태 MS는 '서비스팩'이라는 형태로 윈도우의 업데이트를 진행시켜 왔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잦은 업데이트가 그렇게 생소해보이진 않습니다. 다만, 윈도우 블루가 중간 업데이트가 될지 서비스팩 형식이 될지 공개되지 않았으며 혹은 윈도우9이 아닌 OS X의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OS X의 방식을 취할 것이라는데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Moor Insights and Strategy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Patrick Moorhead는 'MS의 긴 출시 주기가 리더를 벗어나게 했다'면서 애플이나 구글은 빠른 업데이트로 다양한 기능들과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MS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는 '윈도우의 출시 시기를 단축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옳다'며 윈도우 블루를 지지했는데, 윈도우8이 기존 윈도우와 달리 완전히 변했다는 것때문인지 출시 시기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고 짐작했습니다. 윈도우가 잦은 업데이트를 하게 됨에 따라 가격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일각에서는 '완전히 무료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OS X가 11년간 이름을 바꾸지 않은 것처럼 윈도우8도 장기간 윈도우9으로의 판올림 과정에서 단기간의 '가칭 블루'라는 프로젝트 업데이트를 진행하여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계속 심어주면서, 기존 서비스팩과 달리 좀 더 많은 기능과 지원을 함께 하는 것이 바로 '윈도우 블루'라는 소문의 실체인 것입니다.




WindOS X




 'Extreme Tech'는 윈도우 블루에 대해 'WindOS X'라고 표현했는데, OS X의 정책가 매우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표현을 이렇게 했을 뿐 'OS X의 정책을 베낀 것' 수준으로 판단해서는 결코 안될 것입니다.

 MS는 윈도우8과 윈도폰8을 내놓았습니다. 애플은 OS X와 iOS가 있고,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둘은 1년마다 새로운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과 제품들을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반면, MS의 윈도우는 그렇지 못했었습니다. 기존 윈도우들을 보더라도 한번 제품이 나오면 거의 방치 수준으로 보안 업데이트나 호환성 업데이트들은 이뤄졌지만 소비자들의 눈을 돌려놓을만한 기능적 변화는 찾아볼 수 없었고, 당연히 관심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8'버전이 나오면서 데스크탑은 물론이거나와 스마트폰 분야에서 iOS와 안드로이드와 맞서려면 그들과 근접한 업데이트를 할 수 있어야하고, 통합이라는 전제에 의해 윈도우8도 같이 빠른 업데이트를 해야한다는 답이 도출되기 때문에 그것이 '윈도우 블루'가 등장하게 된 배경이라는 얘기입니다.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애플과 구글에 맞서기 위해서는 MS가 잦은 업데이트와 기능추가, 그리고 표준 SDK를 통한 지원까지 해야 할 필요가 느껴집니다. 애플과 구글은 빠르게 소비자 시장을 먹어치우고 있고, 코앞까지 다가온 MS 위기론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적절해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크롬'과 '파이어폭스'를 기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웹브라우저인 크롬은 출시 이후 굉장히 빠른 업데이트로 유명합니다. 크롬은 현재 23버전까지 도달해있으며, 빠른 업데이트를 통한 기능 추가들로 사용자들을 매료시켰습니다. 이에 경쟁자였던 파이어폭스는 4.0부터 크롬과 같은 빠른 주기로 업데이트를 실시했습니다. 무려 2년여 만에 17.0까지 도달했습니다. 그런데 파이어폭스의 이런 갑작스러운 버전 변화에 많은 사용자들과 개발자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고, 오히려 기능적으로도 떨어지는 면모, 빠른 업데이트 주기에 맞물린 부실한 내용으로 사용자를 크롬에 더 빼앗기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어쩔 수 없이 기존 버전을 상회하고 보완하기 위해 여전히 빠른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지만, 파이어폭스의 상황이 좋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많은 분석가들이 '애플이나 구글은 잦은 업데이트로 새로운 기능들을 차근차근 추가해가지만, MS의 경우 한번에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방식에 익숙해져있다'며, 윈도우가 잦은 업데이트를 진행 할시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여전히 많은 사용자들이 XP와 7을 사용하고 있고, 이것이 단지 제품에 대한 정보부족이나 불법 복제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윈도우의 경우 큼직큼직한 특징들이 있고, 이 특징에 따라 여지껏 소비자들은 선택해왔습니다. OS X의 경우 각 버전이 크게 차이가 없다보니 이전 버전을 쓰는 경우도 나타나지만, 윈도우의 경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나뉘어 쓰는 구조로 이뤄져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뒤바꾸어서 기존 XP나 7을 배제하고 윈도우8 안에서 계속 업데이트하며 바꿔나가는 형식이 과연 윈도우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어떻게 다가갈 수 있겠냐는 겁니다. 수많은 윈도우 사용자들이 이 방식에 익숙해져 업데이트 주기마다 요금을 지불하고 업데이트 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MS는 잦은 업데이트를 통해 개인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생각이지만 MS가 가장 크게 먹고 있는 시장은 기업 시장이며, 이 기업시장에서 윈도우의 빠른 업데이트를 받아들이기란 매우 힘들 것입니다. 윈도우8만 하더라도 보류 중이며, 아직 윈도우7을 채택한 기업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는 OS X도 마찬가지인데, OS X의 경우 대게 기업에서 구버전들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개인 사용자와 기업 사용자의 분포입니다. OS X의 경우 개인 사용자가 월등히 많지만, 윈도우의 경우 기업 사용자가 개인 사용자에 버금가는 수준입니다. 잦은 업데이트 시 점유율을 생각하면 OS X보다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겠지만 비율로 따졌을 때는 OS X에 근접할 수 없을 것이며, 업데이트는 그렇다치더라도 수년을 주기로 버전을 바꾸는 기업시장에서 이런 잦은 업데이트는 혼란을 줄 뿐만 아니라 기존보다 더 갈라놓는 형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어떤 기업은 '8.1'이고, 어떤 기업은 '8.4'가 된다던지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윈도우 블루는 개인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대신, 기업 시장을 버려야하는 상황을 연출합니다. 과연 이것이 MS에게 득이 될까요?




성공? 실패?




 윈도우 블루는 아직 소문의 일부이지만, 대략의 형태만큼은 실제와 같습니다. 오히려 이것이 소문이라면 MS의 고민과 애플과 구글에 대한 대항으로써 어떤 고민이 바탕이 되었는지를 적절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필자는 만약 MS가 개인 소비자를 상대로 애플과 구글을 완전히 짓눌렀을 경우 윈도우 블루라는 잦은 판올림 방식이 기업시장을 배제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 리눅스 등의 대체로 빠져나가는 기업들을 어떻게 다시 붙잡을 생각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할 수 있는 방식이 없기 때문에 MS가 윈도우 블루를 선택했을 때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하긴 힘들 것입니다.


 이 윈도우 블루의 소문은 8월부터 시작되었고, 생각해보면 얼마 전 사임한 시노프스키와 연관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시노프스키와의 마찰로 인한, 혹은 시노프스키가 윈도폰 부분까지 먹으려했다 등의 이야기들이 주된 것으로 나와있지만 발머는 시노프스키가 회사를 나간 후 'MS는 앞으로 새로운 시대를 시작할 것'이라며 마찰의 부분에 대한 암시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만약 윈도우 블루라는 것이 발머의 독단으로 진행되어 시노프스키와의 마찰이 발생 한 것이라면 발머를 최후의 시험대에 올리기엔 충분해 보입니다. 이에 대해 '시노프스키가 윈도폰 부분까지 관여하려 했던 것은 윈도폰의 경우 iOS나 안드로이드와 같이 빠른 업데이트를 진행하려했고, 윈도우8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려 했지만 통합이라는 전제에서 발머가 윈도우8의 방식도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마찰이 발생했고 시노프스키가 떠나게 된 것'이라는 윈도우 블루의 소문으로 짐작된 분석들도 있기 때문에 흥미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윈도우 블루라는 것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개인 소비자 시장을 완전히 잠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그 소비자들의 모바일 기기를 윈도우 태블릿과 윈도폰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새로운 SDK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테고, 기업시장에서도 OS X와 같은 방식이 익숙해질테니까요.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윈도우 블루는 소문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윈도우8이 등장한 후 윈도우 블루는 세간의 화제가 되었으며, MS의 변화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연 MS가 윈도우 블루를 통해 변화 된 모습을 보여줄지, 아니면 기존의 방식을 고수할지 혹은 윈도우 블루가 성공할지, 실패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