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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MS

일루미룸, 게임 판도 바꿀 핵심될까

 PC 게임은 빠르게 콘솔 게임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 콘솔을 구매하기보다는 PC를 구매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으며, PC 게임도 콘솔 게임 못지 않은 품질을 자랑하기 시작했습니다. 더군다나 플랫폼에 상관없이 PC라는 하드웨어만 있으면 동작하니 PC가 필수 전자제품이라면 굳이 콘솔을 따로 구매할 이유가 적어진 것이죠.




일루미룸, 게임 판도 바꿀 핵심될까


 그 때문에 콘솔 제작사들은 콘솔만의 게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에 분주합니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회사를 꼽으라면 Xbox의 MS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키넥트를 성공적으로 도입하면서 동작인식 게임의 활로를 열었으며, 차세대 Xbox는 윈도우8과 연동하여 게임 유저들을 위한 PC 대체재, 혹은 멀티미디어 셋톱박스의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일루미룸'이라 불리는 새로운 프로젝트입니다.




일루미룸



 게임에 공간 능력을 부여하는 방법 중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요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HMD(Head mounted Display)라 불리는 안경형 디스플레이입니다. 안면에 착용하면 대형 스크린을 전면에 띄워 주는 제품으로 넓은 디스플레이로 공간감각을 키워 게임의 재미를 증폭하는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 대형 디스플레이를 놓은 수 없는 사용자나 주위 방해를 받지 않고 게임을 즐기길 원하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화면 외의 시야를 가린다는 점이나 모션 컨트롤의 재미를 극대화해주는 다인 플레이의 공감감각을 부여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MS의 일루미룸 프로젝트(illumiroom project)는 이런 고민에서 시작합니다. 정확히는 키넥트를 통한 현실감을 더 끌어올리기 위함이죠.

 Brett Jones, Hrvoje Benko, Eyal Ofek, Andy Wilson을 주축으로 MS와 삼성이 공동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인 '거실 가상화 프로젝트'입니다. 말만 들으면 어떤 프로젝트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데 프로젝션 액자를 생각해보면 간단합니다. 키넥트 센서가 거실이나 방을 스캔합니다. 그리고 이 정보를 토대로 프로젝터에서 공간에 맞는 이미지를 뿌려 공간을 가상 공간처럼 만들어주는 기술입니다. 그러니까 TV 옆의 벽이나 받치고 있는 선반으로 공간을 확장하는 겁니다.


 아래는 시연 영상입니다.


 




게임




 딱히 신기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프로젝션 액자나 공간에 가상 현실을 구현하는 기술 제품은 지금도 이미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기술을 게임에서 활용하고자 연구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루미룸의 핵심은 키넥트 센서를 이용한다는 것인데, 키넥트 센서가 공간의 구조를 파악하여 이미지를 투사함으로써 해당 공간에 알맞은 가상 공간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Xbox라는 콘솔 플랫폼을 가지고 키넥트와 같이 플랫폼에 적합한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있기 때문에 컨텐츠 제작 측면에서 더 방대한 지원이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가상 공간 속에서 동작 인식 플랫폼인 키넥트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겠죠.

 HMD와 달리 독립적인 디스플레이를 각각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공간을 생성하면서 다인 플레이에도 유용할 것입니다. 또 벽면에 가득 차지 않는 디스플레이라도 공간을 확장하면서 커다란 공간감각을 느낄 수 있겠죠. 디스플레이에 백그라운드를 띄우는 것이 아니라 그 외 공간에 백그라운드를 띄우고 디스플레이는 게임만을 위한 공간으로 변하면서 넓은 시야를 제공할 수 있는 겁니다.

 일루미룸은 아직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이지만, 그 가능성의 가치는 매우 큽니다. 좀 더 발전하면 전방위 투사를 하거나 3D기술을 접목하면 전방위 3D로 현재의 어색한 3D가 아닌 공간 전체를 3D로 변형하는 가상 현실을 구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미 3D 프로젝터는 존재하니 전방위 투사만 실현하면 되겠군요. 게임뿐 아니라 스트리트뷰를 재현하는 등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그를 위해선 좀 더 또렷한 이미지를 제공해 가상 공간의 이질감을 줄여야 하며, 공간을 스캔하는 센서의 성능도 상승할 수 있어야겠죠.

 이는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꿀만한 꽤 거대한 프로젝트입니다. 일단 Xbox라는 콘솔 플랫폼에 최적화되어 있을 테고, 게임 제작사들은 새로운 블록버스터급 게임 제작에 공을 들이겠죠. 헤일로, 콜 오브 듀티, 엘더스크롤 등이 생각나는데, 어쨌든 게임에 현실성을 부여하는 측면에서 키넥트와 더불어 Xbox에 제공된다면 PC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할 것입니다. 물론 PC 게임을 일루미룸에 맞춰 제작하는 것도 가능하고 PC용 키넥트도 출시되었지만, PC 게임은 기본적으로 마우스와 키보드 인터페이스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완전한 가상 현실을 구현하는데 좀 더 폐쇄적인 플랫폼이 필요하고, 콘솔은 그에 매우 적합합니다. 더군다나 공간을 생성한다는 면에서 컴퓨터 모니터보다 TV가 더 환상적이죠.

 키넥트를 이용하면 장르의 구분도 1인칭에 한정 짓지 않아도 됩니다. 심시티를 예로 들면 거실이나 방 전체가 도시가 되고 키넥트에 손짓하는 것으로 공간을 이동하면서 도시를 구축해나가는 것도 가능하겠죠. 굳이 마우스를 움직일 필요 없이 말입니다.

 일루미룸은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 게이머들과 제작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인 가상 현실을 구현하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가상 현실



 Hrvoje Benko는 오는 7월에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시그라프 2013(SIGRAPH 2013)에서 공식적으로 일루미룸을 시연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차세대 Xbox에 탑재되는 것은 아니지만, 키넥트와 같이 주변기기로 완성도가 높아져야 출시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은 연구 단계라 제품의 형태를 갖춘 것도 그렇다고 확정해서 제품이 될 수 있다는 보장은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시연을 통해 일루미룸이 제공할 가상 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으로는 충분할 것 같습니다.

 궁극적으로는 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치가 되거나 영화 상영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는 것도 상상해볼 수 있지만, 이런 연구 프로젝트가 게임이라는 작은 카테고리부터 발전해 커다란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기술로 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