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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MS

iOS용 MS 오피스, BYOD를 위한 것

 지난해 10월, 포브스 등의 외신은' MS 체코지사의 프로덕트 매니저인 페트르 보베크(Petr Bobek)가 2013년 3월에 MS 오피스 2013을 iOS용과 안드로이드용으로 출시할 것'이라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내용에 대한 확인을 위해 MS에 문의하자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며, '공개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슬래시기어는 iOS용 오피스는 나올 것이며, 단지 3월에 출시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iOS용 MS 오피스, BYOD를 위한 것


 지난 4월에는 벤처비트가 iOS용 오피스를 2014년 10월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3월에 나온다는 예상이 빗나가자 전망을 1년 넘겨 본 것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MS는 iOS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 제품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것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말이죠.




iOS용 오피스




 MS는 14일(현지시각), 오피스 365 이용자를 위한 아이폰용 '오피스 모바일'을 출시했습니다. 이 앱은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지만, 대신 연간 10만 원 수준의 구독료를 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서를 읽거나 편집하고 작성할 수 있으며, 기본적인 오피스 기능은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오피스의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세가지 제품을 사용할 수 있고 파워포인트는 슬라이드 네비게이터와 스피커 노트를 통해 프레젠테이션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스카이 드라이브를 통해 저장하거나 공유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135개 지역, 29개 언어로 출시되며, 아이패드용 없이 아이폰만 출시되었습니다. 대신 아이폰용 오피스를 아이패드에서 구동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하나의 오피스 365 계정으로 5개의 iOS 기기에 설치할 수 있으며, 이는 PC의 허용 한도와는 별도로 책정됩니다.


 드디어 아이폰에 MS 오피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왜 오피스 365 사용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일까요? 어차피 모바일 버전이라면 1년에 10만 원의 구독료를 받는 것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나아 보이는데 말입니다.




BYOD



 결론부터 말하자면 MS는 'iOS 유저들에 오피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오피스 365 구독자들에 iOS용 오피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번 아이폰용 오피스의 주요 타겟이 오피스 365 이용자이며, 이들의 BYOD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합니다. 본격적으로 iOS를 공략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오피스를 업무에 사용하지만 개인기기를 업무에 활용하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오피스를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는 예전부터 많았습니다. 그 때문에 폴라리스 오피스 같은 모바일 앱이 각광 받았던 것이죠. MS는 오피스 2013을 출시하면서 클라우드와 협업을 강조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오피스 365였고, 패키지를 구매하는 형식이 아니라 구독료를 내어 사용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패키지를 구매하는 것보다 구독료를 내는 것이 소비자로서는 더 저렴한 것인데, 이때 MS가 내세운 전략은 '구글 문서도구'처럼이었습니다. '만약 iOS나 안드로이드에서 오피스 2013을 사용하고 싶다면, 웹 브라우저를 이용해라.' 말입니다. 하지만 반발이 심합니다. 귀찮게 웹에 접속해야 하고, 최적화된 앱 환경을 받는 것에 소비자의 목소리가 높아지죠. 한 달에 10만 원의 구독료를 내고, 5개의 기기에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면서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것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MS는 이들의 불만을 잠잠하게 할 필요가 있고, 그래서 출시한 것이 아이폰용 오피스입니다.


 그런 불만은 기업에서 더 많이 나타납니다. 300인 이상의 대기업의 오피스 365 월 구독료는 21,900원입니다. 일반 사용자와 비교하면 거의 2배 수준의 가격인데, 구독료를 내고 아무리 강력한 오피스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한들 모바일 환경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은 MS가 내세우는 클라우드나 협업과 동떨어져 있었습니다. 내는 구독료만큼의 서비스를 MS가 할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MS의 처음 생각은 이랬을 겁니다. '구독료를 내는 것이 기존 패키지 구매보다 저렴하고, 거기다 웹에 오피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니 BYOD 니즈도 충족할 것이다'고 말이죠. 하지만 소비자들은 최적화된 앱 환경을 통한 BYOD 환경을 받길 원합니다. 그래서 오피스 365를 구독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용 오피스를 출시한 것입니다.




오피스 365




 '그럼 패키지 사용자를 위한 버전은 왜 없나?'라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오피스 365는 100일 만에 1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습니다. 이는 이전의 어떤 오피스 버전보다 빠르게 판매된 것입니다. 결국엔 MS는 패키지 방식을 버릴 것이고, 그렇다면 오피스 365 가입자에 서비스를 제공해주어야 하는 것과 가입자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생깁니다. 그러므로 오피스 365 가입자만을 위한 오피스 제품을 선보인 것이고, BYOD 니즈만 충족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분석가 아담 홀트는 '아이패드용 오피스가 없어 매년 $25억를 잃고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에 네오윈닷넷은 '아이패드용 오피스가 $60에 판매된다면 아담 홀트의 분석에 들어맞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6만 원 수준에 오피스를 판매해야 MS가 아이패드용 오피스로 이득을 취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1년에 10만 원의 구독료로 데스크탑이든 랩탑이든 웹으로 태블릿이든 스마트폰이든 어디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MS는 오피스 365의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아이패드용 오피스를 만드는 것보다 나은 것이고, 설사 아이패드용 오피스를 만든다 하더라도 아이폰용과 같이 오피스 365 가입자만을 위한 버전으로 내놓을 것입니다. 그것이 오피스 365 가입자에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6만 원에 오피스 앱을 판매하는 것보다 구독료를 받는 쪽이 MS가 더 경쟁력 있게 다가서는 것입니다.


 아이폰용 오피스를 출시한 것은 오피스 365를 확고히 하기 위한 MS의 포석에 불과합니다. '결국, 오피스의 경쟁력이 떨어져 아이폰용을 내놨다'는 것이 아니라 '오피스 365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입니다. MS는 앞으로도 이런 식의 모바일 시장 접근을 할 것입니다. 아이패드든 안드로이드든 말이죠. MS가 오피스 365를 통해 어떤 전략을 펼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