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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아이폰5s는 애플의 성공적인 구조 변화를 보여줬다

 새로운 아이폰5s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갈래로 나뉘지만, 그런 와중에도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은 '집중'이라는 의견입니다. 생각보다 아이폰5s는 보여준 것이 많습니다. 아이폰4s를 시리로만 때운 것에 비하자면 말입니다.




아이폰5s는 애플의 성공적인 구조 변화를 보여줬다


 팀 쿡이 CEO가 된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애플의 인사 정리였습니다. 조나단 아이브는 계속해서 디자인 그룹을 이끌었지만, 스콧 포스톨을 내치면서 인터페이스 디자인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그리고 맥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으로 승진한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iOS도 겸하게 되었고, 지난해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인 밥 맨스필드가 은퇴 결정을 하면서 그 아래의 댄 리치오가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구조 변화



 현재 애플에 대한 평가는 CEO인 팀 쿡에 집중되었습니다. 아이폰5s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인데, 수장이 조명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잡스도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어떤 제품이 나오더라도 최종적인 권한을 지닌 팀 쿡의 결정에 제품도 결정될 테니까요. 다만, 필자의 눈에는 CEO뿐 아니라 팀 쿡이 바꿔놓은 구조였습니다.

 애플은 인사를 정리하면서 구조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원래 애플은 각 그룹이 나누어져 있고, 이를 잡스가 수용하면서 하나로 연결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건 팀 쿡이 CEO 대리일 때도 마찬가지였고, 임원들이 직접 잡스를 찾아가 제품을 설명했다고 하니 잡스가 중심이었다고 할 수 있겠죠. 이 구조의 핵심이 잡스 하나로 몰리면서 제품이 각기 노는 것이 아니라 일체화된 제품으로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이질감이 없고, 적절한 기술 배합으로 어느 하나 앞서 가는 것 없이 절제한 것은 잡스를 중심으로 한 구조에서 가능했던 것입니다. 어느 그룹에서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이를 두고 다른 그룹의 아이디어와 연결하고, 혹은 일체화를 위해 수정을 요구하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지시하는 걸 잡스가 다 해버린 거죠.

 하지만 팀 쿡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말하듯 그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에 그리 능통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팀 쿡은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고, 그래서 구조 변화를 진행했습니다. 각 그룹이 서로 소통하고 직접 관여하면서 제품을 개발하도록 하고, 제품에 대한 의견과 최종 결정권만 가지면서 자신은 제품 개발에서 빠졌습니다. 대외적인 비즈니스 강화에 힘을 썼죠.

 결국, 각 그룹과 이를 움직이는 핵심 임원들이 제품 개발에 참여한 것이고, 구조가 완전히 자리 잡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본다면 아이폰5s가 그 결과물입니다.




아이폰5s




 아이폰 5s의 핵심을 짚으라면 64비트의 A7, M7, 골드 색상도 들어가겠지만, 필자는 가장 큰 성과를 보여준 것이 지문 인식 기능인 '터치 ID'와 'iSight 카메라'라고 봅니다.

 터치 ID부터 봅시다. 터치 ID는 전면 홈버튼에 지문 인식 기능을 탑재한 것인데, 기존 스마트폰에 탑재되던 지문 인식 기능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제품과의 완벽한 일체입니다. 간단하게 아이폰5s의 홈버튼만 본다고 해서 저걸 지문 인식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이미 아이폰에 관심 있는 사람뿐이겠죠.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면 그냥 사각형 빠지고 링을 달아놓은 홈버튼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른 제품들은 봅시다. 죄다 후면에 박아놓은 지문 센서는 그게 지문 센서인지 몰라도 무엇을 위해 작동하는 부분이라는 것쯤은 인식할 수 있습니다. 뭔가 구멍 같은 게 있으니까요.

 터치 ID는 아이폰5s의 디자인과 일치하면서 그 기능을 완전히 발휘합니다. 먼저 지문 인식 센서를 중심으로 이를 홈버튼에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했겠죠. 그리고 미려한 외관을 해치지 않도록 디자인했을 것이고, 작동을 위한 소프트웨어 세팅을 진행했을 겁니다. '보통 다 그렇게 하지 않나?'싶으나,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죠. 아이폰5s 홈버튼의 링은 정전식 지문 인식의 특징을 이용해 전기의 전도성을 높여 진피층의 융선을 더 정확하게 분석하도록 돕는 역할입니다. 그러나 그런 기술적 측면을 제품 색상과 이질감이 없도록 하면서 멋진 링을 걸치기만 한 것처럼 보이도록 했습니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이 링 하나에 집중되어 기술의 향상과 디자인의 훌륭함을 동시에 잡아냈습니다.


 iSight 카메라는 새로운 센서를 탑재했습니다. 15% 더 커진 센서와 ƒ/2.2의 조리개를 넣었지만, 제품에 포함에 카메라의 디자인은 오래 전부터 흠잡을 때가 없습니다.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닌 제품에 쏙 들어가도록 한 것은 심미적인 디자인 관점에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는 잡스 때부터 있어왔던 것이라치고, 소프트웨어는 이 새로운 센서와 조리개를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습니다. 특히 '듀얼플래시'는 주목할만한데, 두가지 다른 색상의 플래시를 탑재하여 자동으로 플래시의 강도와 색온도를 조절합니다. 실제 사용이 얼마나 유용할지는 제품이 출시되어야 하겠지만, 어쨌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일체화했습니다.


 터치 ID와 iSight 카메라는 애플의 현재 구조가 얼마나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진행되는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애플에 있어 매우 큰 성과입니다. 많은 사람이 팀 쿡을 잡스에 빗대어 말하지만, 정작 애플은 각 그룹이 모여 기존 잡스가 하던 역할을 서로 유기적으로 할 수 있도록 바꾸어 놓았습니다. 덕분에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디자인이 군더더기 없이 조화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이죠. 필자는 대표적인 예를 든 것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는 좀 더 나아가 iOS7과 아이클라우드와 같은 서비스 부분도 그렇다는 건 WWDC에서 보여졌습니다.

 그것이 현재 애플을 움직이는 핵심이고, 제대로 동작한다는 걸 보여준 것만으로 아이폰5s의 의미는 큽니다.




애플



 이 이야기가 완전히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지난해 iOS6와 아이폰5를 떠올리면 간단합니다. iOS6는 굵직굵직한 기능을 다수 포함하고는 있었지만, 제품과의 조화보다는 소프트웨어 혼자 움직였습니다. 특히 지도는 iOS6에 지도만 따로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지도 데이터를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 훌륭한 인터페이스와 랜더링 기능도 가지고 있었지만, 지도만 iOS6에 둥둥 떠 있는 느낌이었다는 겁니다. 당연히 하드웨어와의 조화나 디자인의 절제보단 파트별로 따로 집어넣고 빼고 하는 식으로 비친 것이죠. 그건 분명한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아이폰5s는 충분히 각 파트가 유격 없이 단단하게 연결되어 하나가 된 모습입니다. 실제 뚜껑은 열어봐야겠지만, 그 사실만으로 제품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려 놓습니다. 필자는 이것이 애플의 경쟁력이라 생각하며 되찾아 놓은 것에 있어 아이폰5s를 평가합니다.

 팀 쿡은 애플의 경쟁력을 망치지 않으면서 구조의 변화로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그건 CEO가 지녀야 할 능력도 증명하는 것이지만, 애플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문제없다는 걸 방증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이 경쟁력을 어디에 쏟느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