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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아마존의 드론 택배,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무인 배달 시스템이 가능할까? 이 질문에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드론(Drones)'의 등장입니다. 무인조종항공기인 드론은 이미 다양한 곳에 사용되고 있고,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쟁 등에 사용되면서 부정적인 부분도 드러나곤 있지만, 드론이 가진 기술의 가능성을 무궁무진하고, 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연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드론 택배,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무인 배달 시스템도 그중 하나인데, 아마존이 드론을 활용한 무인 택배 시스템의 컨셉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드론 택배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기술로서 가능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맞춰져 있다는 점입니다. 탈취의 우려나 악용의 우려도 나타나지만, 이를 기술적으로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 같은 얘기들로 얼룩지고 있는 것이죠.
 



아마존 프라임 에어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조스는 CBS의 60 Minutes에 출연하여 '드론으로 최대 2.3kg의 물품을 16km까지 운반할 수 있는 시스템을 2015년까지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베조스는 미국 연방 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 FAA)와 협의 중이다고 말했으며, 이것은 실현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아마존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것이 SF가 아닌 현실'이라고 얘기하며, 드론의 사용과 관련된 규제만 해결된다면 아무런 문제 없이 드론 택배가 가능할 것이라고 합니다. 즉, 베조스가 얘기한 2015년은 FAA와의 협의로 이 규제가 완화되는 시기이며, 이동안 기술적인 보완으로 해결하겠다는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FAA가 미국의 항공 시스템에 드론의 운영과 인증에 대한 일정이 2015년 안으로 진행되게 되어있고, 이 시기에 아마존이 규제를 풀어낼 수 있다면 드론 택배가 현실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보이는 것입니다.
 
 아마존이 무인 택배를 벌써 준비하는 이유는 창고가 늘어나면서 물품도 함께 늘어나고, 특히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의 기록적인 주문 요청을 처리하기 위해서입니다. 창고가 늘면 다양한 제품을 쌓아둘 수 있어 배송 시간을 단축할 수는 있지만, 초당 수백 개의 주문이 밀려 들어오는 연말 시즌에는 처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아예 미 우정국과 협의하여 휴일에 배송도 하기로 했으니, 만약 드론 택배가 가능하다면 물량을 처리하기 매우 수월해집니다. 거기다 고객이 30분 내로 물건을 받을 수 있으니 사업자와 고객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듯하죠.
 
 이런 드론 택배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은데, 무인 배송으로 기존 택배 기사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겁니다. 물론 아마존 에어 프라임은 2.3kg까지만 운반할 수 있으니, 대형 상품은 여전히 인력이 필요하고, 연말에 2.3kg 이하의 상품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아니므로 예비 인력은 충족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게를 가벼워도 고가의 제품이라면 불안한 드론에 실어도 된다고 할 소비자는 많지 않죠. 드론 탈취에 대한 문제도 논란이 되었는데, 고도를 높이거나 착륙 시 배송지 내에서 낙하하는 방식을 사용하면, 외부 침입 없이 배송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혹은 드론에 잠금장치를 하는 기술적인 방법을 이용할 수도 있죠.
 
 그런데 드론 택배의 실질적인 문제는 그런 것들이 아닙니다. 좀 더 중요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문제점



 은퇴한 항공기 조종사인 톰 제프리스(Tom Jeffries)는 ABC15.com을 통해 '드론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아 항공기와 충돌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부분에 대해서 '그럼 고도를 낮추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FAA의 지침을 보면 현재 '사업 용도의 드론 사용'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FAA는 이 부분을 2015년까지 조정할 예정인데, 문제는 현재 드론의 비행 가이드라인을 보면 400피트 이상 비행할 수 없고, 영업용 공항에서부터 3마일 안에서만 작동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아마존이 제시한 거리의 4분의 1에서만 작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작동 범위와 고도는 드론이 항공기와 부딪힐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그런데 16km를 여러 대의 드론이 창고를 기점으로 마구 날아다닌다? 지난 3월, 정체불명의 드론이 뉴욕 JFK 공항 근처를 돌아다닌 것만으로 안전 우려가 나왔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 가이드라인을 조정하는 것이 안전에 있어 올바른지 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레이더에 잡히고, 제어가 확실히 가능하다고 기술적으로 증명하더라도 항공 운행에 드론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없죠.
 
 문제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드론과 배송 물품을 탈취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방법으로 거론된 것이 카메라를 장착하자인데, 도심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드론에 카메라를 장착한다? 구글이 스트리트뷰의 사생활 문제로 시달렸던 걸 생각해본다면 이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탈취범을 촬영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거기다 이 드론들이 배송 목적이라는 것을 일반인이 판별하지 못하는 이상, 아마존 등의 드론에 카메라가 달리지 않더라도 개인의 드론이 카메라를 달고 돌아다닐 수 있으며, 상업 목적의 가이드라인만 완화되더라도 그 속에 섞여든 드론을 잡아내는 것도, 추적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입니다. 이를 추적하기 위해 또 다른 방범용 드론을 사용한다? 이조차도 사생활 문제로 넘어가겠죠.
 
 막상 '드론이 30분 만에 배송을 하고 다시 돌아갈 만큼 배터리가 충분한가?', '오류로 배송지를 착각하면 어떡하나?', '배송이 왔는데 외출 중일 땐 기다려주나?' 등의 배송이나 동작, 기술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그냥 드론이 자유롭게 날아다니게 되었을 때 나타날 문제점, 그 자체가 더 큰 것입니다.




고민




 이를 두고, '인식 문제'라고 간단히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3D 프린터로 총을 제작하자 당장 그 총으로 일어날 범죄와 부정적인 면을 먼저 보게 되지만, 긍정적인 면을 보면 인식의 문제일 뿐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고 할 수 있죠. 드론 택배도 그렇습니다. 생소하니까 부정적인 면을 먼저 보게 되고, 이것이 끼칠 악영향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인식 문제로 치부할 수 있을까요? 필자는 '드론의 활용'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3D 프린터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것은 드론의 활용법 중 하나이고, 누구나 총기를 생산하는 것처럼 활용법에 있어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장 고민해야 할 부분만 보더라도 좋은 활용법은 아니라는 거죠.
 
 아마존이 해야 할 것은 기술적인 증명이 아닌 안전에 대한 증명이며,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드론 택배라는 드론의 활용법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FAA조차 이런 아마존의 프로젝트에 난색을 보이고 있으며, 실현 가능성은 둘째치고, 좀 더 심층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