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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대규모 감원으로 시작된 2014년 IT 업계

 모바일을 등에 업고 애플, 삼성, 구글 등의 기업은 2013년 승승장구했습니다. 발맞춰 신생 스타트업의 활약도 돋보였고, 새로 펼쳐진 판에서 신이 나게 춤만 추면 될 것처럼 보였죠. 그러나 이면에는 새로운 판에 끼지 못해 난관에 부딪힌 기업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기업에 불어닥친 것은 새해 시작과 함께 시작된 칼바람입니다.
 




대규모 감원으로 시작된 2014년 IT 업계


 2014년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습니다. 2013년도 마찬가지였지만, 칼바람의 희생양이 2014년에도 줄을 잇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는 한때 최고의 기업으로 불렸던 곳도 휘청하게 할 만큼 거친 바람입니다. 새해를 감원의 시작으로 맞이하게 된 3곳을 소개합니다.
 



감원



 PC 제조사인 에이서는 CEO인 왕쩐탕은 지난 11월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에어서의 지난 3분기 순손실은 4,732억 원 수준이며, 매출은 1년 만에 12%나 줄었습니다. 에이서가 자신감을 내비쳤던 때가 넷북이 막 시장에서 주목받던 시기인데,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등장으로 넷북이 사망하면서 3년 동안 으쓱했던 어깨가 내리막을 타버립니다. 넷북을 주력으로 당시 PC 시장 1위였던 HP와 나란히 서기도 했었고, 1위 달성을 목표로 했던 적도 있을 만큼 창창했던 에이서였습니다. 이 에이서를 지탱하던 왕쩐탕이 물러나면서 전문가들은 새로운 활로를 찾지 않으면 벼랑 끝에 내몰릴 것이라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왕쩐탕의 CEO직 사임과 함께 2014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습니다. 현재 에이서의 직원은 8,000여 명인데, 이 중 7%를 감원하고, 내년까지 1,000억 원 수준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겁니다.
 
 에이서가 바짝 쫓던 PC 1위였던 HP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31일, HP는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접수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5,000명을 추가 감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29,000명을 줄이기로 했던 것에서 5,000을 추가한 것으로 2014년에 총 34,000명이 HP를 떠나게 되는 것입니다. HP 현재 총 인력의 약 10%에 달하는 것이며, 이로써 30~3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입니다. HP의 PC 출하량은 3분기에 직전분기보다 11%나 줄었습니다, 5분기 연속 감소했고, 서버와 노트북에서 힘을 내고는 있지만, 실적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인 탓에 감원 인원을 추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제품으로 세계를 호령했던 소니도 이달부터 자회사인 소니EMCS의 일본 내 생산공장 5곳의 10년 이상 근무, 40세 이상의 직원에 조기 퇴직 신청을 받을 계획입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구조조정을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이어가는 것인데, 전반적인 전자제품의 실적이 부진한 것을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4월 안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5,000명 수준을 대상 범위에 두고 있습니다.
 



빙하


 


희망에 차야 할 새해를 이 3곳의 직원들은 걱정으로 시작하게 생겼습니다. 이렇게 된 원인이야 앞서 얘기했듯이 새로운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채 선두를 빼앗긴 것에 있을 테고, 이런 대규모 구조조정이 보여주는 것은 침몰하는 배에서 선원에게 바다로 뛰어내리라고 하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가라앉을 것을 잠깐 늦춰보려고, 희생양을 강요하는 것이죠.

 회사가 어렵다면 당연히 어쩔 수 없이 내려야 할 결정입니다. 내부를 조절하는 것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요. 단지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바다로 떠밀면 침몰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깃발이 없는 상태에서 밀어버리는 것이 아주 차갑게만 느껴진다는 겁니다. 구조조정이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현재 이들 기업이 확고한 회생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 않고, 특히 소니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감원을 감행한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도 똑같이 적용되어 딱히 이들의 계획조차 짐작할 수 없는, 그보다는 관심에 두지 않을 만큼, 활기차 보이는 IT 업계의 얼어붙은 부분이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빙하가 깨질 것 같으냐고 한다면, 전혀 그럴 낌새를 찾을 수 없습니다. 빙하가 생성되는 곳은 위험해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것처럼 오히려 더 얼어붙어 차가워지는 것만 보일 뿐 입니다. 지난달 17일, 기본급 1달러였던 HP의 CEO 맥 휘트먼의 연봉을 150만 달러로 인상하기로 한 것을 생각해본다면 매우 우스운 일이죠. 물론 이전까진 천문학적인 스톡옵션이 뒤따랐지만,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하여 경영을 안정화하는 대신 연봉이나 올린 것은 그 어떤 상징도 되지 못합니다.
 
 2014년에는 이들이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것보다는 이들이 무엇을 내세우든 회복 의지가 얼마나 되는지 짚어내는 쪽이 현명하게 내다보는 일입니다.
 



2014




 2014년 IT는 과도기적인 시장과 함께 빙하기를 맞이하고 있는 기존 선도 업체들의 생존권을 두루 지켜볼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이들이 이 과도기적 시장에 몸을 내던질 수 있다면 그것을 회복 의지로 받아들여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올해를 버텨내긴 쉽지 않을 겁니다.
 
 대규모 구조조정의 이유를 분명히 할만한 명분을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자리가 7일에 개막할 CES 2014이며, 여기서 어떤 가능성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감원의 평가가 갈라지게 될 것입니다.
 
 시작부터 얼어붙은 IT 업계에 피오르를 기대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후드래빗입니다. 새해 첫날!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독자분들 하시는 일에 행운이 깃들길 바라며, 올해에도 후드래빗은 좀 더 새로운 모습, 좀 더 성장한 모습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