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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구글 글래스 도입한 항공사, 가능성 보여줄 것


 구글은 구글 글래스(Google Glass)의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티타늄 컬렉션(Titanium Collection)'을 선보여 다양한 프레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연내 일반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미래형 웨어러블로 꼽히던 제품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지점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구글 글래스 도입한 항공사, 가능성 보여줄 것
 
 그러나 구글 글래스에 대한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사생활 보호 문제로 착용자와 미착용자가 대면했을 때 나타날 거부감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특별한 에티켓이 요구될 것입니다. 다만, 이런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우면서 구글 글래스의 기능을 크게 활용할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사정이 다릅니다.
 
 


 영국의 항공사 버진 아틀란틱(Virgin Atlantic)은 구글 글래스를 활용한 고객 서비스를 실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실험은 상위 클래스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히드로 공항 어퍼 클래스 윙의 승무원이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게 됩니다. 승무원은 구글 글래스를 이용해 체크인과 함께 날씨나 비행 정보, 목적지 정보, 외국어 정보 통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버진 아틀란틱이 도입한 웨어러블 기기는 구글 글래스 외 소니의 스마트워차2(SmartWatch 2)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경형과 시계형 두 가지를 사용해서 고객 서비스에 적합한 웨어러블 기기를 선별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단연 주목받는 기기는 구글 글래스입니다. 시계형이 물린다는 것보단 구글 글래스가 정보 탐색 등의 고객 서비스에 더욱 적합할 것으로 보이고,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구글 글래스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버진 아틀란틱은 '웨어러블 기술을 이용해 고객 경험을 높일 수 있는지 파악하고, 기존 서비스를 대체하기 위한 업계 최초의 실험'이라고 말했는데, 6주간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실험 외 조종사를 대상으로 웨어러블 제품을 사용하거나 더 많은 제품을 도입할 것인지 밝히진 않았습니다.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구글 글래스는 카메라를 장착하였고, 무선 통신으로 항상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기입니다. 만약 구글 글래스의 카메라로 기체 내 고객들의 사생활 문제를 침범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 테고,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고객이 거부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사전에 충분한 설명과 동의가 동반되지 않으면 기능적 실험이 아닌 수용적 실험으로 바뀔 것입니다.
 
 하지만 실험 자체가 수용 문제로 실패할 확률은 낮습니다. 구글 글래스를 통한 서비스 질은 향상될 것이고, 서비스 만족도가 높아지면 구글 글래스에 대한 설명과 동의의 수용도 함께 수월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항시 설치된 CCTV가 없긴 하지만, 구글 글래스를 CCTV와 같이 분류할 수는 없으므로 이 실험의 진의는 '고객 만족도가 구글 글래스를 이용한 고객 서비스의 수용으로 어느 수준 이어질 것인가?'이며, 이를 통해 구글 글래스의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점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렇다면 구글 글래스를 통해 어떻게 고객 만족을 높일 수 있을까요? 항공사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도입하여 향상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를 이전에도 계속 했습니다. 나쁘지 않은 성과도 냈습니다.
 
 영국의 개트윅 공항(Gatwick Airport)은 직원들의 개인 스마트폰을 이용한 고객 서비스를 시작했고, 고객들에게 맞춤형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양손이 자유롭지 않고, 스마트폰 조작에 집중하게 되며, 고객과의 대면이 아닌 시선이 스마트폰과 고객을 크게 이동해야 하므로 신선한 방법으로 호평은 받았지만, 좋은 고객 경험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단지 정보 제공에 능숙했을 뿐이죠.
 
 구글 글래스는 이런 부분을 완벽히 보완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양손이 자유롭고, 시선이 고객을 크게 벗어나지 않죠. 정보 전달도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들고 고객에 대응하던 방식의 단점에서 벗어납니다. 또한, 이미 직원들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도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같은 논란이라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구글 글래스가 나은 면을 가집니다.
 
 버진 아틀란틱의 실험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당연하게 보고, 기존 서비스를 대체할만한 것인지, 웨어러블 기술이 기존과 전혀 다른 고객 경험을 포함할 수 있을지 파악한다면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구글 글래스를 수용할 실마리가 될 것입니다.
 
 항공사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의사나 간호사가 구글 글래스를 이용해 진료와 동시에 환자 정보, 차트 등을 전달받거나 매장에서 제품을 설명하면서 정보를 전달하는 고객 서비스도 가능하겠죠. 구글 글래스 도입에 주춤하는 곳이라면 버진 아틀란틱의 실험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일반 소비자 시장이 아닌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의 구글 글래스를 기대해볼 수 있는 이유이며, 적용 사례들이 늘어나면 고객 서비스에 보완된 구글 글래스나 기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가장 논란되는 부분인 카메라도 서비스 활용 여부에 따라서 제거해버리면 되고, 카메라 기능을 막아버릴 수도 있겠죠. 임시방편으로 카메라를 봉쇄할 수 있겠지만, 제거를 통한 비용 절감으로 확대할 수 있으므로 구글은 여러 면에서 구글 글래스의 사업 확장을 열어두고 있는 셈입니다.
 
 


 필자는 일반 판매를 통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구글 글래스보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적용이 쉽고, 구글의 생산 방식과 공급 방식이 잘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버진 아틀란틱의 실험으로 그 가능성의 결과가 매우 기대됩니다.
 
 전초라고 본다면 이후 더 쏟아질 웨어러블 기기들의 적용도 기대할 수 있으며, 오히려 엔터프라이즈에서의 성적이 일반 시장으로 이어지는 성과로 나타날 수 있으니 구글로써도 버진 아틀란틱의 구글 글래스 도입은 많은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