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에 해당되는 글 9건

  1. 다시 애플 워치가 기대되는 이유 (9)
  2. 애플, 당연한 걸 당연하게 하게 되다 (2)
  3. 애플 워치, 예약 개시와 시장 확대 (5)


 필자는 여전히 애플 워치에 불만이 많습니다. iOS와 가장 밀접한 스마트워치라는 건 알겠으나 애플 워치라는 기기의 가치에 아직 회의적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복잡하고, 문제점이 많으며, 기본 기능조차 매우 부실하죠. 그건 지난 WWDC 2016에서 공개한 watchOS 3에서도 완벽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애플 워치가 기대되는 이유
 
 애플은 애플 워치를 실험적인 제품보다는 시장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판매 초기부터 고가 시계라는 느낌을 주려는 모습이었고, 결과적으로는 고가품 이미지를 얻기에 성공했습니다. 다른 시계 업체보다 높은 평균 가격에 더 많이 판매했으니 말이죠. 그러나 일반적인 시계가 가지는 만족감을 애플 워치가 줄 수는 없었습니다.
 
 


 상기했듯이 애플은 애플 워치를 실험적인 기기로 선보였다기보다는 시장 주도권을 가져온다는 시도였습니다. 단지 의도하지 않게 실험적인 기기가 된 건 애플 워치라는 제품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한 탓에 고가품 이미지만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그럴 만도 했던 것이 발매 당시 애플 워치는 아이폰의 컴패니언 제품이었습니다. 즉, 아이폰 사용자가 부가적으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액세서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지금도 그 위치가 변한 건 아니지만, 컴패니언 제품인데도 기본 기능보다는 아이폰과 서드파티 앱에 기댄 부분이 많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건강 관리 부분은 여전히 부실하다는 평가입니다. 그 탓으로 애플 피트니스&헬스 기술 부문 수장인 제이 블라닉(Jay Blahnik)이 WWDC 2016 키노트에 올라서 직접 건강 부분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건강 기능을 업데이트 하더라도 애플 워치에 빠진 GPS 등 센서는 그대로입니다. 여타 피트니스 기기는 지니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덕분에 애플 워치로 위치와 거리 추적 등을 하려면 아이폰에 의존하거나 아니면 다른 서드파티 앱과 연동해야 합니다.
 
 그래서 서드파티 앱과 연동해서라도 만족할 기능을 얻을 수 있다고 합시다. 다시 걸림돌이 된 건 서드파티 앱의 실행 속도인데, 애플은 watchOS 3에서 '빨라진 실행 속도'를 내세워 개선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불만이 많은 요소였기에 개선하는 건 당연해 보이지만, 중요한 건 초기 애플 워치가 아이폰의 컴패니언 제품인데도 서드파티 앱에 의존하게 한 것이 불만을 싹트게 한 원인이었다는 겁니다.
 
 만약 충실한 기본 기능에 경쟁사의 컴패니언 스마트워치와 비슷한 가격에 서드파티 의존도가 초기 아이폰의 웹 앱 수준이었다면 서드파티의 실행 속도 등에 사용자가 큰 불만을 가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기본 기능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을 테고, 현재 애플 워치처럼 소비자가 높은 가격만큼 만족도를 끌어올리고자 서드파티 앱을 찾아서 의존할 일이 줄어들었을 테니까요. 그게 진짜 컴패니언 제품이고, 애플 워치가 아이폰과 가장 잘 어울리는 스마트워치면서도 어중간한 제품이었던 이유입니다.
 
 애플은 애플 워치를 정반대로 포지셔닝했습니다. 디자인과 패션이라는 키워드에 치중하다 보니 제품의 정체성이 되어야 할 컴패니언 요소는 정말 작은 부분이 되었고, 남은 건 디자인과 재질에 따른 가격 차등뿐입니다. 그런데 애플이 애플 워치를 다시 포지셔닝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애플은 watchOS 2부터 애플 워치에 네이티브 앱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서드파티 앱들이 디지털 크라운이나 심박 센서, 마이크 등 애플 워치의 하드웨어에 접근할 수 있는 API를 공개했습니다. 스마트폰과 똑같은 운영체제 업데이트처럼 느껴지지만, 애플 워치의 포지셔닝이 많이 바뀔 수 있는 개선이었습니다. 기존에는 아이폰에 의존하도록 했으나 애플 워치가 컴패니언 기기가 아닌 독립적인 기기가 될 수 있다는 여지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watchOS 3의 개선점도 마찬가지죠.
 
 여기서 필자는 아이팟을 떠올렸는데, 2001년에 처음 아이팟이 등장했을 때 포지셔닝도 맥의 컴패니언 기기였습니다. 맥에서 CD로 음악을 듣는 사용자가 CD의 음악을 아이튠즈로 리핑하고, 아이팟과 동기화하여 휴대하면서 음악을 들으라는 거였죠. 그래서 USB가 아닌 파이어와이어만 지원했고, 사실상 맥 사용자만 쓸 수 있었습니다. 그냥 비싼 맥 액세서리였던 겁니다.
 
 하지만 2세대부터 윈도를 본격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여지를 주었고, 2003년에 3세대 아이팟을 출시하면서 윈도용 아이팟도 배포했습니다. 그 때부터 아이팟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단순히 윈도를 지원해서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앞서 출시한 '아이튠즈 뮤직스토어'라는 콘텐츠 생태계가 활성화한 덕분입니다.
 
 그리고 '윈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가 아니라 '맥을 벗어났다.'라는 게 훨씬 중요했습니다. 아이팟이 맥의 컴패니언 기기가 아닌 독립적인 기기로서 확장할 기회를 얻은 셈이고, 현재는 아이팟을 맥의 액세서리로 기억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필자는 애플 워치가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두 번의 운영체제 메이저 업데이트로 점점 애플 워치가 독립적인 기기가 될 수 있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9to5mac에 따르면, 차세대 애플 워치에 GPS 센서가 탑재될 것이라는 뜬소문을 확인할 수 있고, 애플이 미국 특허청에 제출한 특허출원서를 보면 페이스타임이나 바코드 스캔에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를 애플 워치에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GPS 센서나 카메라 탑재 등이 이뤄진다면 watchOS 2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서드파티 앱들이 접근할 권한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애플 워치의 자체적인 생태계를 늘리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GPS 센서나 카메라가 그렇게 큰 역할인가' 싶을 수 있으나 현재 애플 워치는 두 번의 업데이트로도 포지셔닝이 아이폰의 컴패니언에 머물어 있는 탓에 개발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애플 워치가 아이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다른 얘기가 될 수 있죠. 자체적인 생태계를 마련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또한, 독립적인 기기가 될 수 있다면 가격에서도 소비자가 더 수긍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비싼 가격 자체가 바뀌는 건 아니지만, 지금처럼 비싸기만 한 아이폰 액세서리로 인식되기보단 활용 방법에 따라서 만족도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포지셔닝이 바뀔 애플 워치는 다시 기대해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여전히 스마트워치라는 기기에서 나올 수 있는 서드파티 앱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해결 방안 중 하나가 '시리(Siri)'인데, 명확한 방안이 아니라 두루뭉술하고, 필자는 처음부터 스마트워치에 많은 기능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차라리 아이폰의 컴패니언 기기로 남으면서 서드파티 앱보다 기본 기능에 더 충실하고, 일반적인 시계의 느낌을 가지게 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게 가장 좋은 포지셔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애플은 서드파티 앱 의존도는 더 강화해서 애플 워치의 포지셔닝을 바꾸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필자가 주장한 것과 반대의 포지셔닝이지만, 애플이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는 굉장히 기대됩니다.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적어도 애플 워치의 상황을 결론 내리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남은 건 차세대 애플 워치가 과연 애플 워치라는 카테고리의 포지셔닝을 바꿔놓을 수 있는가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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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제품 발표나 행사는 여느 기업의 것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그럴 이유가 충분히 있었기 때문입니다. 행사 전 발표할 제품에 대한 여러 뜬소문, 뜬소문대로의 제품이지만, 그걸 뒤집어내는 가격이나 정책 등 행사가 끝나면 할 얘기를 억지로 토하게 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애플, 당연한 걸 당연하게 하게 되다
 
 물론 애플의 행사는 여전히 깔끔하고, 특유의 분위기는 애플답습니다. 오늘 애플은 새로운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공개하는 행사를 했습니다.
 
 


 먼저 '아이폰 SE'입니다. 아이폰 SE는 아이폰 5s와 동일한 크기와 두께의 제품입니다. 애플의 설명으로는 '인기 있는 클래식한 디자인을 채택했다.'라는 겁니다. 대신 내용물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아이폰 6s에 탑재한 A9 프로세서를 장착했고, 1,200만 화소 카메라, 4K 동영상 촬영, 그리고 라이브 포토 기능도 들어갔습니다.
 
 3D 터치는 빠졌지만, 터치 ID로 애플 페이를 이용할 수 있고, 작은 크기지만, 아이폰 6보다 더 강력한 사양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가격은 16GB 모델에 399달러, 64GB 모델이 499달러로 책정되었습니다. 이는 64GB 모델이 16GB의 아이폰 6보다 저렴한 것입니다.
 
 다음은 아이패드 프로입니다. 애플은 앞서 12.9인치의 아이패드 프로를 선보였습니다. 이번에는 9.7인치인데, A9X 프로세서, 1,200만 화소 카메라, 12.9인치 모델에 탑재한 4개의 스피커 등을 포함했습니다. 그리고 기존 아이패드 에어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던 애플 펜슬과 스마트 키보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32GB 모델이 599달러, 128GB가 749달러, 256GB가 899달러로 책정되어 12.9인치 모델보다 130달러씩 저렴합니다. 대신 아이패드 에어의 가격 정책은 변경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애플 워치의 시작 가격을 299달러로 낮췄습니다.
 
 


 필자는 앞서 '애플, 아이폰 5se로 노리는 2가지'라는 글을 통해서 '애플이 평균 가격 500달러의 아이폰을 출시한다면 아이폰 5s의 가격을 낮추고, 아이폰 6를 단종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애플은 그보다 더 낮은 가격의 아이폰 SE를 선보였고, 아이폰 6의 가격은 약간 낮아졌지만, 아이폰 SE보다는 비쌉니다.
 
 이것은 카니발리레이션 상태입니다. 더 나은 사양의 아이폰 SE가 아이폰 6보다 저렴하다는 건데, 더 큰 크기의 아이폰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아이폰 6가 저렴한 선택지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이폰 SE는 아주 저렴한 선택지입니다. 그러니까 크기만 구애받지 않으면 아이폰 SE가 아이폰 6를 잠식한다는 거죠. 성능으로는 아이폰 6s라는 선택지도 있으니 말입니다.
 
 대신 아이폰 SE의 가격 정책은 이전처럼 라인을 비꼬는 게 아니라 여느 회사처럼 당연한듯합니다. 이전 글에서 밝혔듯이 아이폰 SE를 출시하는 목적 중 하나는 인도입니다. 1차 출시국에 인도를 포함하진 않았지만, 현재 인도는 애플뿐만 아니라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도 중국 다음으로 집중하는 시장입니다. 그리고 인도의 대졸 평균 임금은 400달러 수준이고, 아이폰 SE의 16GB가 딱 400달러이죠. 굉장히 정직한 가격 정책입니다.
 
 이는 현재 라인보다 앞으로의 제품 정책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하반기 아이폰 6s를 이을 신제품을 출시하면 자연스럽게 아이폰 6s의 가격이 낮아지고, 아이폰 6의 단종 가능성은 커지니 아이폰 SE가 자연스럽게 아이폰 6s와 비슷한 사양에 크기만 다른 아이폰 5s의 포지셔닝을 갖게 되니 말입니다.
 
 애플 워치도 그렇습니다. 필자는 '애플 워치의 다음 단계'라는 글을 통해서 '기능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게 스마트워치인 탓에 디자인 경쟁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건 좁아진 선택지의 남은 경쟁력이 굉장히 낮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스마트워치의 기능에 대한 기대감은 고착화하는데, 애플 워치의 가격은 기능에 기대했었던 그때의 가격이고, 비싸다는 겁니다. 그러니 애플 워치의 다음 단계를 애플이 보여줘야 한다는 거였죠.
 
 그런데 애플은 가장 쉬운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가격을 낮추는 거죠. 이미 애플 워치의 가격을 100달러 할인하는 행사를 베스트바이 등에서 했기에 당연한 조치처럼 보이지만, 어쨌든 가격 정책을 유지하면서 판매할 수단을 강구한 이전과 다르게 가격을 낮추는 당연한 방법을 쓴 겁니다. 이후 2세대 애플 워치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야 하고, 그거를 위한 포석일 수도 있으나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만 낮춘 건 당분간 이 가격 정책을 유지한 채 애플 워치를 판매하겠다는 겁니다.
 
 여타 스마트워치보다 여전히 비싼 건 분명하지만, 정책적으로는 애플의 행보를 예상하기에 예상, 혹은 기대할 필요가 없을 만큼 당연한 행보를 보이게 되었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번 애플 행사를 두고, '드디어 잡스의 현실왜곡장이 힘을 잃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동안 애플은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정신 나간 가격 정책을 유지한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매력으로 작용하여 아이폰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으로 만들었죠. 이를 상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그게 애플 특유의 무언가였던 건 맞습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의 평가는 그런 애플 특유의 무언가가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구형 기술을 당연한 듯 그 가격대에 맞춰서 내놓았으며, 소비자들은 제품의 새로움보다는 가격의 합리성에 더욱 주목할 겁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확실히 아이폰 SE의 가격 정책은 많은 수요를 끌어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단지 앞으로의 애플 행사가 이전과 다르게 지루해질 수 있다는 것에 큰 감흥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애플 팬보이라면 애플 행사에서 감흥을 느끼길 바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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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은 애플 워치를 작년 10월에 공개했지만, 아직 출시하진 않았습니다. 애플이 5년 만에 선보인 새 카테고리이므로 성공 여부가 앞으로 애플 행보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 당연하기에 공백 동안 수많은 논쟁이 오고 갔으며, 이는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된 후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 워치, 예약 개시와 시장 확대
 
 지난주부터 애플 워치의 사전 예약이 시작했고, 애플스토어에도 전시되었습니다. 매장에서 구매할 수는 없지만, 체험하거나 예약하려는 소비자의 방문도 이어졌죠. 예약 판매만 진행되어 여타 제품처럼 줄을 서는 소비자도 없었으나 관심만큼은 폭발적이었습니다.
 
 

via_nypost


 포춘은 '애플 워치의 대부분 모델이 30분 만에 매진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주문 시작과 함께 예상 배송 일자가 5~6월로 밀려난 것인데, 예약 대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애플이 준비한 초기 물량을 빠르게 소진한 것입니다.
 
 미국의 트래킹 분석 업체 슬라이스 인텔리전스(Slice Intelligence)는 상거래 메일 영수증을 토대로 '애플 워치가 첫 날 미국에서 100만 대 수준 예약된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습니다. 고로 전 세계 예약 대수를 합치면 100만 대는 가뿐히 넘어간다는 것이며, 미국에서 6시간 만에 매진되었으니 엄청난 기록입니다.
 
 재미있는 건 4월에서 5월 초 배송 물량, 즉, 초기 물량이 아닌 5~6월 배송 물량을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이베이에 올라오고 있으며, 가격은 거의 2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품귀 현상을 일어날 것을 기대한 것입니다. 물론 초기 물량에 대한 평가가 어떤가에 따라서 판매 동향도 바뀔 것이므로 품귀 현상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예약 개시부터 반응이 뜨거운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현재 분위기를 본다면 예약이 취소되어 실제 판매량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겁니다. 그렇기에 예약임에도 '잘 팔린다.'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것으로 스마트워치의 시장 확대가 가능해졌다는 얘기입니다.
 
 

via_Washington Post


 IDC는 애플 워치의 영향으로 올해 스마트워치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50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애플 워치가 그만큼 팔린다기보단 애플 워치를 기점으로 스마트워치 시장이 크게 성장하리라는 예상인데, 예약 상황이 이를 방증합니다.

 페블은 2월에서야 자사 스마트워치의 총 판매량이 1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삼성은 120만 대 수준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 미국에서만 100만 대가 예약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애플 워치의 예약 대수는 다른 차원처럼 보입니다. 다만 낙관적일 수 없는 게 상기했듯이 실제 애플 워치를 사용했을 때 반응이 중요하고, 지속해서 판매를 유지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판매량이 의미 있는 건 '스마트워치 수요를 끌어올렸다.'는 데 있습니다.
 
 소비자 중 이전부터 스마트워치를 써본 사람도 있을 테고, 처음인 사람도 있을 테니 애플 워치로 스마트워치에 실망하고 돌아서는 소비자도 있을 겁니다. 반대로 애플 워치에 만족하는 소비자나 애플 워치로 스마트워치의 가치를 확인했으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다른 제품을 고려하는 소비자도 나타날 것입니다. 어쨌든 애플 워치에 몰린 수요자가 새로운 시장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게 핵심이죠.
 
 당연한 얘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여기서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논쟁에서 빠지지 않았던 가격입니다. 슬라이스 인텔리전스의 자료로는 전체 예약의 2/3는 알루미늄 스포츠 라인, 1/3은 스테인리스 스틸 라인으로 나타났습니다. 분명 저렴한 스포츠 라인에 더 몰리긴 했으나 기능이 차별적이지 않음에도 더 비싼 스틸 라인의 수요가 적지 않은 것입니다.
 
 애플 워치의 가격이 논쟁이었던 건 가장 저렴한 스포츠 라인조차 여타 스마트워치보다 비싸다는 것이었으며, 재질만 바꾼 것으로 수십 달러씩 오르는 가격에 소비자가 반응할까하는 것이었습니다. 애플 공동 창립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조차 '사양에 차이가 없기에 가장 저렴한 스포츠 라인을 구매하겠다.'고 할 정도였는데, 그럼에도 스틸 라인까지 수요가 닿았다는 건 스마트 워치 시장에서 가격이 가지는 위치를 바꿔놓은 겁니다.
 
 이는 스마트워치의 인식을 바꾼 수요를 만들 것이며, 기존 시계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더라도 영향을 받게 되리라 봅니다. 본래 시계를 착용하지 않던 사람도 포함하게 되니 스마트워치뿐만 아니라 전체 시계 시장에 전환점이 될만한 부분이라는 겁니다.
 
 최근 NFC나 블루투스 등을 자사 손목시계에 탑재하겠다고 밝힌 스와치 그룹은 지난해 순이익이 2013년보다 떨어진 14억 스위스프랑이었습니다. 환율 문제도 있었지만, 중국 판매가 탄력을 얻어 매출은 4.6% 증가한 92억 스위스프랑을 기록했는데, 순이익 규모가 1년 동안 줄어든 것입니다. 즉, NFC 등의 탑재 선언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려는 방안이고, 애플 워치의 성적이 스와치에 반영될 수 있다면 충분히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겠죠.
 
 

via_Cnet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애플 워치의 분위기이지 그 밖의 제품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아이패드만 하더라도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후발 주자들이 따라붙기 전이라 그렇지 결국에는 좁혀졌고, 애플 워치는 초기 저렴하다고 평가받은 아이패드와 다르게 비싸다는 평가에도 좋은 분위기를 띠고 있기에 시장의 확대 폭이 더 넓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기한 스와치 그룹이라면 많은 기능에 집중하지 않고, 몇 가지 기술을 탑재하여 기존처럼 라인을 구분하는 것으로도 스마트워치 시장에 대응할 여지를 주는 것이니 태블릿처럼 빠르게 가격이 하락하거나 중간 제품이 소멸하는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수요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전반이 확대할 수 있다는 화두를 던진 것만으로도 예약 성적에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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