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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애플 WWDC 2016, 꽤 괜찮은 전략을 들고 나왔다 (2)
  2. 애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기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 (3)
  3. 애플, '소프트웨어에 소홀하다' (2)


 제목이 의아할 수 있습니다. 이미 WWDC 2016 키노트에서 공개된 내용을 알고 있다면 '경쟁사들과 비슷한 기능들뿐인데 무엇이 괜찮다는 건가?'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비자 측면에서는 이미 아는 기능들의 추가이지만, 플랫폼 전략 측면에서 보자면 경쟁에 상당히 대처를 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애플 WWDC 2016, 꽤 괜찮은 전략을 들고 나왔다
 
 애플은 자사 개발자 행사인 WWDC 2016에서 향상된 4가지 운영체제 플랫폼을 소개했습니다. 'watchOS', 'tvOS', 'macOS', 'iOS'입니다.
 
 


 watchOS와 tvOS를 묶어서 얘기하자면, WWDC 2016에서 가장 흥미롭지 않은 것들이었습니다. 애플의 의도는 그랬을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많은 개발자가 애플 워치와 애플 TV에서 앱이 작동하는 부분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으며, 대체로 '어떤 경쟁력 있는 앱을 개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는 게 원인입니다. 그러니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긁어서 4가지 플랫폼에 추가한 모양인데, 결과적으로는 키노트에서 그 해답을 주진 못했습니다.
 
 이어지는 세션에서 그 점을 좀 더 풀어놓을 여지는 있지만, 그렇다면 키노트에서 강조할 수 있을 만큼 획기적이지는 않다는 의미이므로 개발자들이 현재 내용만으로 watchOS와 tvOS에 적극적으로 접근할 실마리가 되진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macOS와 iOS는 달랐습니다. 우선 macOS입니다. 지금까지 OS X으로 불렸지만, 사실상 10.10 요세미티부터 버전이 혼동되기 좋고, 발음하기도 간결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Mac'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데, 과거 Mac OS와 다르게 소문자로 macOS를 표기하여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macOS의 버전 명칭은 '시에라(Sierra)'입니다.
 
 시에라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시리(Siri) 탑재'입니다.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하지만, 앞서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10에 코타나를 탑재했기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시리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함께 공개한 유니버셜 클립보드(Universal Clipboard)나 새롭게 디자인된 알림 센터 등을 포함한 '생산성'을 강조했습니다. 윈도 10에 탑재한 코타나로 가장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생산성이었는데, 단순하게 검색이나 듣는 음악을 변경하는 등 손이 가는 동작을 시리에게 맡김으로써 작업 환경을 옮겨 다니는 단계를 줄이는 것입니다. 싱거운 내용일 수도 있지만, PC의 특성을 고려하면 시리의 활용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보다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도움을 줄 거라 봅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은 iOS로 이어집니다. iOS 10이라서 그런지 10가지 굵직한 기능으로 발표한듯합니다. 먼저 잠금화면 알림이 새롭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이전보다 더 많은 내용을 잠금화면 상태에서 볼 수 있으며, 터치 ID의 인식이 지나치게 빠르다는 불만이 많은 탓인지 아이폰을 세우면 잠금화면이 나타나도록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제어 센터와 음악 앱, 뉴스 앱의 디자인도 변경되었습니다.
 
 메시지 앱도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이제 말풍선에 효과를 추가할 수 있고, 필기를 보내거나 숨겨진 메시지와 스티커를 메시지 화면에 추가할 수 있습니다. 스티커나 필기를 보내는 건 익히 알고 있는 기능이고, 숨겨진 메시지를 보내는 건 페이스북이 선보였던 슬링샷을 떠올리게 합니다. 중요한 건 API였죠. 애플은 메시지에 서드파티 개발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API를 공개했고, 개발자들은 메시지 앱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슷하게 콜킷(CallKit)이라는 VoIP 앱이나 스팸 식별 앱을 전화 앱과 통합할 수 있는 API, 지도 앱에 서드파티 앱을 추가하게 하는 '맵 익스텐션(Map Extensions)', 시리와 서드파티 앱을 연결할 수 있는 API인 시리킷(SiriKit)까지 선보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WWDC 2016에 하드웨어 발표는 없었지만, 애플에서 하드웨어 플랫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강조한 키노트였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시리를 예로 들었을 때, 시리의 API를 지원하는 건 경쟁 업체인 아마존이나 구글도 똑같습니다. 그러나 차이가 있다면, 아마존은 킨들 시리즈와 에코라는 걸출한 하드웨어를 지니고 있는데도 인공지능 가상비서인 '알렉사(Alexa)'를 확장하는 방법으로 택한 것이 알렉사의 API를 지원하여 알렉사를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개발하게 하고, 기존 서드파티 앱에 알렉사를 탑재하도록 하여 이를 에코와 연결함으로써 사물인터넷까지 강화하는 것입니다.
 
 구글이 지난달 발표한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도 비슷합니다. 키노트를 보면 맥에 탑재한 시리가 독립적인 앱으로 제공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글 어시스턴트는 독립적인 앱이 아니라 여러 기기와 여러 앱으로 확장해나간다는 것이 구글이 발표한 공식적인 개념입니다. 그래서 서드파티 앱에서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만날 수 있는데, 이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결속된 것도, 그렇다고 특정 스마트폰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덕분에 구글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발표했을 때 가장 경쟁에서 걱정해야 하는 기업이 뒤처진 것처럼 보이는 시리를 들고 있는 애플이었고, '아마존이나 구글은 인공지능 플랫폼을 확장하는데, 애플은 무얼 하고 있나'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WWDC 2016의 쟁점 중 하나가 '시리의 발전'이었고, 그랬던 이유가 이제 인공지능을 만져야 하는 개발자들은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나 그리고 걱정은 되지만, 기대할 시리 중 자신들의 앱에 적합한 인공지능 플랫폼을 선택할 확신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좀 더 확장할 수 있는 여지와 안정적인 플랫폼이어야 과감하게 적용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시리가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능이나 성능에서 압도했는가?'라고 하면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가 정답입니다. 그러나 메시지 앱도 마찬가지로 얘기할 수 있는데, 메시지 앱에 서드파티 앱을 추가하는 API를 먼저 공개한 건 페이스북입니다. 그것도 작년에 말이죠.
 
 하지만 여전히 고군분투하는 페이스북인데, 가장 큰 문제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플랫폼으로 서드파티 지원을 하기에는 메신저라는 플랫폼 자체가 제한적이고, 이용자가 본래 사용하는 앱 중에서 메신저와 연결되는 걸 찾기보다는 메신저 앱과 연동하는 앱을 찾아서 설치하고, 오직 페이스북 메신저 앱을 위해서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스포티파이처럼 평소에 많이 사용하는 앱도 있지만, 접근성에서 개발자들의 구미를 당기진 못했던 거죠.
 
 물론 애플의 메시지 앱도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메신저와 서드파티 앱만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시리와의 연결도 기대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한꺼번에 공개한 콜킷이나 맵 익스텐션과도 연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애플은 커넥티드 홈 개발자 도구인 '홈킷(HomeKit)'을 새로 공개한 '홈(Home)' 앱으로 알파벳 산하의 네스트처럼 하나의 앱에 통합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개발자들이 iOS 안에서 여러 가지를 상정할 수 있게 하는 방법입니다.
 
 쉽게 말하면 어차피 플랫폼 확장에서 하드웨어 플랫폼과 깊게 관련하지 않은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 또는 페이스북 메신저나 네스트는 각자의 핵심적인 기능으로 경쟁합니다.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는 인공지능으로서, 페이스북 메신저는 메신저로서, 네스트는 사물인터넷으로서 말입니다. 하지만 각자 떼어놓았기에 이를 통합하게 되더라도 개발자는 구글 어시스턴트의 가능성, 페이스북 메신저의 가능성, 네스트의 가능성을 모두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나 iOS는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 플랫폼에 묶여있고, 개발자는 단지 하드웨어 플랫폼의 가능성만 확인한다면 쉽게 메시지 앱이나 지도 앱, 시리와 쉽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그럴만한 이유는 반대로 상기한 watchOS나 tvOS의 관심이 떨어지는 이유가 애플 워치나 애플 TV라는 하드웨어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탓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건 경쟁사의 플랫폼들도 똑같은 것이지만, 애플이 제시한 건 iOS 하드웨어 플랫폼의 가능성만 놓고 생각할 수 있기에 쉽게 시리나 메시지 앱, 홈킷 등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겁니다. 개발자가 통합한 플랫폼에 진입하기에 훨씬 안정적이죠.
 
 그렇다고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가 찬밥 신세가 되리라는 건 아닙니다. 당장 플랫폼 진입이 뛰어난 iOS로 시너지를 기대하게 하여 개발자들이 우선적으로 접근하게 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API 공개로 개방적인 생태계를 지향하는 것 같으나 실상 iOS의 샌드박스 형식을 벗어나진 못하게 하면서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가 iOS에 진입하더라도 사용자 경험은 하드웨어 플랫폼에 묶어둘 수 있는 겁니다.
 
 그건 WWDC 이전에 '아마존이나 구글보다 한발 늦은 애플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기술이 어떤 점에서 유리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라는 우려를 되레 플랫폼 경쟁력으로 찍어누르려는 모습이죠.
 
 


 필자는 '애플, 인공지능보다 아이폰 전략을 바꿔야 한다'라는 글을 통해서 '시리로 구글의 행보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구글이 가지지 않은 하드웨어 플랫폼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정리하면 애플은 WWDC 2016에서 새로운 하드웨어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플랫폼의 중요도를 강조했습니다. 구글이 인공지능을 차세대 플랫폼으로 내세우긴 했으나 그건 차세대인 거고, 현재 개발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줬죠. 만약 우려 탓으로 시리에만 집중하는 형태였다면 아마존이나 구글과의 절대적인 비교로 밖에 설명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 점을 피하면서 다음으로 하드웨어를 조명할 수 있게 실마리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애플의 다음 단계는 아이폰입니다. 아이폰이 중요한 건 당연한 얘기이기도 하지만, 개발자들이 하드웨어 플랫폼 덕분에 안정적으로 통합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거라면 개발자들이 가능성을 확인해야 하는 건 앞서 말한 것처럼 아이폰입니다. 미래에도 아이폰이라는 플랫폼이 안정적일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면 기술적인 부분에서 뒤처진 것처럼 느껴지는 점도 플랫폼 경쟁력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드웨어 플랫폼의 경쟁력이 경쟁 업체들이 제시한 차세대 플랫폼의 경쟁력보다 낫다는 걸 차기 아이폰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비 시장에서 아이폰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하게 되면 개발자들은 더 나은 기술의 플랫폼으로 옮겨가게 될 테니까요.
 
 대신 차기 아이폰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건 당장은 하드웨어 플랫폼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기에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시리와 비교할 수는 있겠지만, 플랫폼 경쟁에서는 괜찮은 전략을 들고나온 셈입니다. 그래서 별거 없었던 watchOS와 tvOS를 포함해서 플랫폼을 강조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궁극적으로 애플이 목표하는 건 아이폰부터 맥, 그리고 애플 워치와 애플 TV로 하드웨어 플랫폼이 확장하는 것일 테니 말이죠. 그래서 맥의 시리 탑재가 특별했고, 어쨌든 전략 자체는 애플답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뒷받침할 하드웨어에 집중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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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필자는 '애플, 소프트웨어에 소홀하다'라는 글을 통해서 최근 몇년 동안 불안정한 애플의 소프트웨어를 비판한 바 있습니다. 빠르게 바뀌진 않겠지만, 어쨌든 OS X과 iOS의 여러 문제점은 해결되지 않는 상태이며, 그렇게 다시 새로운 버전의 OS X과 iOS를 맞이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애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주기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버전의 업데이트는 평소 주기대로 올해 가을쯤에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기능을 탑재해서 말이죠. 이제 1년마다 새로운 메이저 버전의 등장은 익숙한 형태이고, 애플뿐만 아니라 구글의 안드로이드 정책도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익숙한 주기에 변화를 줄 때가 아닌가 필자는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부터 말하자면, 앞서 얘기한 애플의 소프트웨어 지원에 대한 불만도 있었지만, 지난달 12일 게임 개발사 유니티는 자사 인기 게임 시리즈인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발매 주기를 변경한다는 중대 발표를 했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매년 차기작을 선보였는데, 올해는 메인 작품을 선보이지 않겠다는 거였습니다.
 
 하나의 메인 작품이 1년 만에 개발되어 출시한 건 아니었지만, 1년마다 차기작을 출시해야한다는 압박은 게임의 완성도를 떨어뜨렸고, 이해하기 어려운 버그들과 전작과 큰 변화가 없는 게임 시스템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스토리도 정리되지 않았기에 지속해서 매년 차기작을 내놓았다가는 소비자의 원성만 커질 상황이었기에 아예 1년을 건너뛰고, 2017년에 차기작을 선보이겠다는 겁니다.
 
 각설하고, 애플의 소프트웨어 상황도 비슷합니다. 매년 업데이트하는 것이 익숙해지긴 했으나 최근 OS X이나 iOS의 상태를 보면, 새로운 버전이 등장하는 것이 '또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을까' 싶을 만큼 두렵습니다.
 
 농담이 아닌 것이 OS X 엘 캐피탄이 이전 버전인 요세미티보다 퍼포먼스가 향상된 건 느낄 수 있습니다. 단지 요세미티의 문제점을 확실히 해결했다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스노우 래퍼드도 래퍼드를 퍼포먼스를 향상하기 위한 버전이었으나 안정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메이저 업데이트 자리를 지켰습니다만, 요세미티가 그렇다고 하기에는 마이너 업그레이드의 성향이 강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 애플의 소프트웨어 프로세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던 사건이 있었죠. OS X 10.11.3 버전을 설치한 후 재부팅했을 때 일부 맥 모델의 이더넷이 사라져 버린 겁니다. 이는 애플이 보안 업데이트를 급하게 내놓은 것이 원인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보안 패치야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 게 맞지만, 문제는 현재 애플의 소프트웨어는 문제를 해결하면, 다시 새로운 문제를 낳는 루프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므로 이런 상태를 정리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처럼 말입니다.
 
 이유는 또 있습니다. 사실 매년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더라도 소비자가 큰 매력을 느낄 시기는 지났습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고착화한 상태이고, OS X은 그동안 iOS와의 연결성에 초점을 맞추어 변화를 겪었지만, 그것조차 어느 정도 정착한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현재 애플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은 메이저 업데이트와 마이너 업데이트의 구분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물론 메이저 버전이라는 큰 틀에서 기능이 추가되고, 개선되는 건 맞지만, 보통 큰 틀에 대한 업데이트를 한꺼번에 진행한 후 마이너 업데이트로 개선한 이전과 다르게 최근에는 메이저 업데이트의 주기 중간에 계속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iOS 9.3에는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인 '나이트 시프트 모드(Night Shift Mode)'를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메모 앱을 지문 인식 기능인 터치 ID로 보호할 수 있게 되었고, 3D 터치 기능도 추가되었죠. 행사장의 큰 스크린에 'Night Shift Mode'를 띄우고, awesome을 외쳐도 이상하지 않을 테지만, 애초에 이런 기능들에 대한 예고는 작년에 없었습니다.
 
 이전처럼 메이저 업데이트에 기능을 몰아서 추가할 계획이었다면 다음 버전을 기약했겠지만, 핵심은 현재 애플의 업데이트 정책은 매우 어수선하다는 겁니다. 소비자들이 더욱 추가될 기능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더군다나 무슨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는 데다 새로운 점도 없어 보이는 데도 새로운 버전의 업데이트를 강요하는 애플의 정책은 상당히 피로합니다.
 
 제품의 교체 주기가 있는 전자 제품이기에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새로운 소프트웨어도 제품을 구매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메이저 업데이트와 마이너 업데이트의 경계를 구분 짓지 않을 생각이라면, 1년 동안 소소한 기능의 추가와 개선하는 마이너 업데이트를 이어가고, 지속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결해줄 수 있을 만한 메이저 업데이트를 2년 후에 선보이는 것도 괜찮은 방안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현재로는 개선의 여지가 뚜렷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소프트웨어 프로세스도 정비할 필요가 있죠.
 
 


 그럴 필요가 없어 지려면 올해 준비 중인 차기 버전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될 일입니다.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길래 업데이트 주기를 변경해야 할 정도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현재 OS X과 iOS에서 나타나는 버그들은 꽤 많습니다. 제품을 못 쓸 정도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사용에 방해되는 수준인 건 사용자들이 충분히 공감하리라 봅니다.
 
 이전에도 애플 소프트웨어의 안정성에 대한 불만은 있었습니다. 다만 마이너 업데이트로 개선의 여지를 보였고, 적어도 문제를 해결하면 더 큰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일은 적었습니다. 되레 마이너 업데이트를 통한 지원이 애플의 강점으로 꼽히기도 했으니까요.
 
 애플은 소프트웨어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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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최근 모습은 마치 아이팟이 유행한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전에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강조했으나 소프트웨어를 통한 모바일 생태계가 급격하게 확장한 건 아니었기에 하드웨어의 세부적인 요소가 훨씬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애플, '소프트웨어에 소홀하다'
 
 덕분에 아이팟의 배터리를 완전 충전하여 출하하는 것이 판매 요소가 될 정도였죠. 하지만 이런 관점은 아이폰에서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당연히 하드웨어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업계 풍토도 소프트웨어가 강점이 되어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었고, 아이폰에서 나타난 세부적인 소프트웨어 요소는 완전 충전한 아이팟처럼 아이폰의 성공을 얘기하는 데 매우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유명 저널리스트 월트 모스버그(Walt Mossberg)는 'Apple’s Own Apps Need Work'라는 제목의 칼럼을 리코드에 기고했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애플을 훌륭한 하드웨어 회사로 생각한다.'라면서 '하지만 1984년 맥을 도입한 이후 애플 제품의 중요한 핵심은 소프트웨어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스티브 잡스는 그냥 작동한다!(It just works!)라는 문구를 즐겨 사용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iOS와 OS X 플랫폼 등 애플의 핵심 앱 품질에서 품질과 안정성에 점진적인 저하가 나타났다.'라면서 '스마트 워치나 자동차처럼 크고 새로운 꿈을 추구한 탓에 핵심 소프트웨어와 제품에 관해서는 눈을 떼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애플 제품들의 소프트웨어가 잡스가 그냥 작동하는 것을 강조할 때처럼 그냥 작동하지 않더라는 겁니다. 그리고는 아이튠즈, 메일, 사진, 아이클라우드 등 앱과 기능을 개별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복잡하고, 느리고, 애플의 품질을 느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런 비판이 갑작스러운 거 아닙니다. 소프트웨어 안정성에 대한 비판을 줄곧 있었으나 iOS 7과 OS X 매버릭스부터 운영체제 안정성은 떨어졌고, 그러면서도 반강제적으로 버전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더군다나 기존 문제점을 해결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면, 또 새로운 문제점이 산더미처럼 발생한다는 점에서 애플이 소프트웨어에 소홀하다는 지적은 이미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지는 있었습니다. 지난해 출시한 iOS 9과 OS X 엘 캐피탄은 공개 전부터 많은 변화보다 안정성에 중점을 줬다는 소문이 있었고, 애플도 공식적으로 '혁신이 아닌 정제된 OS X'이라고 말하면서 과거 스노우 래퍼드처럼 요세미티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기대와 다르게 문제점들은 출시 초기보다 늘었으니 모스버그의 칼럼은 '참았던 이용자의 분노'처럼 보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애플을 다시 하드웨어 회사로 돌려놓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애플은 하드웨어 회사입니다. 그러나 최근 애플은 '우리의 강점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긴밀하게 결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애플과 삼성을 비교할 때도 '소프트웨어가 차이를 만들었다.'라는 건 관용구처럼 쓰이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인식이 점점 벗겨지고 있습니다. 애플의 주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폰과 맥 전반에서 나타난다는 것도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안정성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에서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지문 인식 기능인 터치 ID를 보면 확실히 애플이 주장하는 것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잘 결합한 결과입니다. 모스버그도 아이폰 6s를 평가할 때 터치 ID의 빨라진 속도를 극찬했습니다. 반면, 애플이 가장 최근 출시한 카테고리인 애플 워치의 리뷰를 보면 전반적으로 소프트웨어와 UI, UX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CNN은 'UI가 복잡하다.'라고 말했고, 가디언은 '하드웨어를 잘 만들었지만, 소프트웨어는 복잡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하여 무언가 내놓는 건 알겠지만, 소프트웨어 측면만 뜯어봤을 때 좋지 않은 평가라는 것이고, 현재로썬 이런 점이 애플이 소프트웨어를 강점으로 내세웠던 걸 망각하게 합니다. 그게 신제품에서도 나타난 것이라면 애플이 이후 출시할 새로운 제품의 소프트웨어에 어떤 기대를 할 수 있을까요?
 
 안정성은 둘째 치더라도 잡스가 얘기했던 것처럼 과거에는 적어도 그냥 작동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모스버그가 지적한 것처럼 느리거나 안정적이지 못한 것과 더불어 일반적인 이용에 방해되는 수준의 버그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냥 작동한다는 건 전원이 켜진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단순하게 기기를 활용하는 것만 생각하면 된다는 의미인데, 버그들이 실제 사용에 영향을 끼친다면 그건 결코 좋은 사용자 경험이 아닌 겁니다.
 
 더군다나 모스버그가 극찬한 아이폰 6s의 터치 ID 속도는 소프트웨어가 아닌 새로운 센서 덕분입니다. 또한, 3D 터치도 좋은 예인데, 분명 새로운 조작법을 3D 터치로 제시한 건 맞으나 활용 방식을 기본 앱에서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않은 불친절한 기능입니다. 하드웨어적으로는 발전했지만, 세세힌 소프트웨어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겁니다.
 
 


 필자는 이 비판에 대해서 '과연 현재 애플의 강점을 무엇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직은 강력한 플랫폼을 가졌다는 것과 그래도 미려한 제품 디자인 정도는 말할 수 있겠지만, 이전처럼 소프트웨어의 세세함을 얘기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애플의 소프트웨어 역량이 무너졌다고까지 얘기하긴 어렵다고 봅니다. 단지 오랫동안 애플 기기를 사용해온 사용자라면 애플이 이전에 보인 소프트웨어를 강점으로 내세운 모습을 기대할 것이고, 모스버그가 말한 것처럼 전기차 같은 것이 아닌 그런 세세함이 소비자에게 좀 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플의 계획이야 어찌 되었든 산재한 소프트웨어 문제점들에 소비자들은 불만인 상태이고, 애플은 해답을 보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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