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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amsung

갤럭시 노트 엣지, 의미와 아쉬운 점


 삼성은 지난해 CES 2013에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컨셉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AMOLED를 이용해 스마트폰 한 쪽 측면을 곡선형으로 하여 별도의 공간으로써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디스플레이를 휘어서 어떻게 사용 할거냐는 질문에 그나마 나은 대답이었죠.
 


갤럭시 노트 엣지, 의미와 아쉬운 점
 
 해당 컨셉이 실제 제품으로 상용화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였습니다. 곡선형의 측면을 활용할 방안이나 여타 스마트폰과의 뚜렷한 차이를 좁힐 수 있어야 했고, 컨셉 이상으로 주목받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삼성은 상용화를 목적으로 제품화를 시도했습니다. '갤럭시 노트 엣지'입니다.
 
 


 삼성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4에서 측면 곡선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 엣지를 공개했습니다. CES 2013에서 선보였던 컨셉처럼 오른쪽에 곡선을 줬으며, 곡선 화면은 주 화면과는 별개로 작동하여 앱을 올려두거나 알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카메라의 제어도 주 화면 밖에서 이뤄져서 이전 스마트폰과는 다른 느낌을 주고, 삼성은 측면의 활용을 위해 여러 사용자화 설정을 제공합니다.
 
 구체적인 사양은 5.6인치 2560 x 1440 해상도 디스플레이, 엑시노스 5433 혹은 스냅드래곤 805 프로세서, 16MP 카메라, 3,000mAh 배터리, 안드로이드 4.4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CES 2013에서 공개한 것보다 훨씬 세련되게 제품화에 성공했고, 그저 특이하기만 한 스마트폰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갤럭시 라운드가 어땠었느냐를 생각해본다면 삼성이 갤럭시 노트 엣지에 얼마나 의욕적이었는 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같은 날 공개한 주력 제품인 갤럭시 노트 4와 비교해서도 소비자 반응이 크게 기울지 않는 걸 보면 직접 써봐야 하겠지만, 당장은 성공적인 공개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갤럭시 노트 엣지는 32GB와 64GB, 두 가지 색상으로 나누어 연말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갤럭시 노트 엣지 이전에도 디스플레이를 곡선으로 한 제품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쪽 측면만 곡선으로 했다는 점이 갤럭시 노트 엣지의 특징입니다. 앞서 컨셉을 내놓긴 했었지만, 측면 곡선형 디스플레이는 삼성에 독창성을 부여합니다. 측면의 활용도를 더 높일 수만 있다면 여타 스마트폰과는 다른, 하드웨어를 통한 독창성으로 삼성만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비슷했던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를 하드웨어 요소를 통해 차별화함으로써 제품에 경쟁력을 실을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그건 삼성으로서도 놀라운 진보이고, 소비자로서도 전혀 다른 스마트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다만, 초기 모델이라 아쉬움 점도 보입니다. 사용이 오른손에 최적화해 있습니다. 왼손으로 사용하면서 알림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자주 사용하는 앱을 실행하거나 측면을 조작하기 위해선 엄지를 이용해야 하고, 오른쪽 측면을 곡선으로 만들어 놓은 탓에 오른손 사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점은 굳이 왼손잡이가 아닌 일반 사용자도 왼손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꽤 방해되는 부분입니다. 거꾸로 들어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홈버튼이 아래쪽에 있고, 양손으로 사용하거나 S펜을 쓰는 방법도 있지만, 한쪽만 곡면인 상태는 아쉬운 부분입니다.
 
 애초 곡면이 아니라 측면 쪽을 비워서 별도의 화면을 만들면 되지 않나 싶지만, 곡면이 주 화면과 측면 화면을 완전히 구분하여 사용자가 인식하도록 하고 있기에 곡면을 통해 측면을 구분하고자 한다면 오른쪽과 함께 왼쪽도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 좀 더 균형적인 디자인이 될 것입니다.
 
 물론 양손으로 조작한다는 걸 생각했을 때, 갤럭시 노트 엣지가 아니라 조금 작은 화면의 제품에 좀 더 고민해볼 수 있는 부분이겠죠. 이것도 갤럭시 노트 엣지의 흥행에 달렸고, 생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나, 갤럭시 노트 엣지가 삼성의 독창성을 파고들 제품이라고 한다면 궁극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기술 과시를 위한 것이 아닌 실용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 갤럭시 노트 엣지는 높게 평가받을만합니다. 기존 스마트폰과의 동떨어진 모습을 좁히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성을 지녔다는 건 쉬운 것이 아니니까요.
 
 단지 활용도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데, 삼성은 SDK를 공개했고, 측면을 완전히 분리했다는 점에서 활용 방안을 찾고자 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각종 앱의 제어나 알림, 메뉴를 주 화면을 가리지 않고, 표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활용도는 상당히 높죠.
 
 그렇다고 제품 자체가 시장에서 성공했다는 건 아닙니다.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가격과 마케팅, 그리고 소비자들이 기존 스마트폰과 느끼는 부분이 얼마나 다른지 냉정한 평가를 한다면 갤럭시 노트 엣지의 독창성도 없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삼성이 연말 출시 때 이 점을 잘 살려낼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