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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amsung

삼성 페이가 극복해야 할 3가지


 필자는 '삼성-루프페이, 생각만큼 기대하기 어렵다'라는 글을 통해서 '루프페이 인수가 삼성에 호재가 되진 못하며, 루프페이 외 다른 것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루프페이가 마그네틱 카드 대응으로 파급력은 있겠으나 결국에 NFC 등의 다른 기술로 넘어가야 한다면 애플이나 구글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루프페이 인수만으로 무언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거였습니다.


삼성 페이가 극복해야 할 3가지

 모바일 지갑을 넘어서 모바일 결제가 최근 제대로 고개를 드는 것 같습니다. 주춤했던 NFC 결제도 활기를 띠며, 주요 기술 업체들이 모바일 결제에 주목하면서 시장의 파이도 커졌죠. 삼성도 여기에 동참하고 나섰습니다.
 
 



 삼성은 언팩 2015에서 비접촉 결제 기능인 '삼성 페이(Samsung Pay)'를 공개했습니다. 기능은 인수한 루프페이의 기존 카드 결제 단말기를 이용해서 마그네틱 카드 대신 갤럭시 S6나 갤럭시 S6 엣지로 결제하는 것으로 NFC 결제와 결합했습니다.
 
 많은 상점이 이미 사용 중인 단말기를 이용하므로 NFC에 대응하지 않은 곳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게 강점이고, 루프페이를 미국 상점의 90%에서 결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었습니다. 이는 1,000만 개 수준으로 25만 개의 가맹점을 확보한 애플 페이보다 규모에서 매우 앞서고 있습니다.
 
 필자는 루프페이 외 다른 것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NFC까지 지원하면서 포괄적으로 접근하도록 루프페이 기술을 개선했기에 경쟁력이 더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상기했듯이 IC 교체 지점이 다가오면 삼성도 IC 카드에 대응하는 기술을 내놓거나 NFC에 집중해야 하는 지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런 점이 가장 뚜렷한 경쟁 서비스인 애플 페이와의 비교로 이어지면서 쟁점이 커졌습니다. '플랫폼에서 애플이 강하므로 애플 페이가 우세할 것이다.'라거나 '애플의 기능에 마그네틱 대응까지 합친 삼성 페이가 더 낫다.', 'IC 카드 교체가 당장 오지 않을 것이므로 현재 시장 대응 면에서 삼성이 좋은 위치에 있다.' 등의 의견을 쉽게 볼 수 있고, 이것으로 모바일 결제 활성화가 중요한 것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필자는 애플 페이와의 비교가 아닌 삼성 페이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합니다. 분명 삼성 페이는 마그네틱 대응으로 여타 결제 서비스보다 수월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IC 카드로 완전히 교체하거나 다른 기술이 등장하기까지 결제 점유율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있는 것도 맞는 말입니다. 단지 삼성 페이가 극복해야 할 것들을 얘기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가맹점'입니다. 루프페이가 1,000만 개의 상점에 대응한다고 했으나 기존 결제 단말기를 이용한다는 것이지 이들이 가맹점인 건 아닙니다. 무엇보다 마그네틱 대응에 가맹점을 모을 필요가 없을 수 있으나 다른 기술로 이행하는 시점에서 그대로 삼성 페이를 적용할 가맹점이 될 수 있으리라 보장할 수 없습니다.
 
 물론 NFC나 다른 기술이 자리 잡는 지점에서 표준화 방향이 잡히거나 삼성이 자연스럽게 자리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앞날을 알 수 없다면, 삼성 페이가 플랫폼으로서 꾸준히 적용하고, 지원할 수 있는 가맹점을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구글 월렛과 스퀘어의 가맹점 및 수수료 경쟁을 돌이켜보면, 마그네틱 결제에 대응한 스퀘어가 현재의 삼성처럼 보이는데, 스퀘어는 결제 솔루션의 제공으로 기술과 관계없이 가맹점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애플 페이의 등장으로 NFC가 다시 고개 든 상황에서도 기존 가맹점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죠. 본래 스퀘어는 마그네틱 결제를 쉽게 할 수 있게 하면서 수수료로 이익을 내어 NFC의 구글 월렛과 경쟁했는데, NFC가 뜨려는 시점에 기존 가맹점을 대상으로 NFC 결제 단말기를 제공하려는 계획으로 마그네틱에서 NFC로 이익을 이행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가맹점을 유지하는 전략으로 대응한 덕분이고, 가맹점에 대해 결제 기술 지원을 하면서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한 덕분입니다.
 
 현재 스퀘어의 가맹점 수는 100만 개 수준입니다. 그래서 마그네틱뿐만 아니라 NFC에도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가 된 상태죠. 당연하지만 결제가 사업 전부인 스퀘어이므로 삼성이나 애플, 구글과의 위치는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쟁이 심화한 상황에서 스퀘어의 버팀목이 되고, 구글 월렛을 잠재울 수 있었던 원동력이 가맹점 확보에 있었음은 명확합니다. 그렇다면 삼성도 그 버팀목이 삼성 페이에 있음과 그것으로 삼성 페이가 안정적인 결제 서비스임을 강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점유율'입니다. 대응할 수 있는 1,000만 개의 상점이 있더라도 삼성 페이의 사용자가 적으면 이전처럼 카드를 긁는 결제인 상태가 됩니다. 사실 가맹점보다 중요한 게 '실제로 삼성 페이를 사용할 소비자의 수'이고, 기술 면에서 삼성 페이가 미국과 한국에 거의 한정된 상태임을 고려해야 합니다.
 
 컴스코어(comScore)의 보고서는 보면 2014년 미국 내 삼성의 점유율은 29.7%였습니다. 삼성의 모든 제품군을 합친 것인데, 애플은 41.6%입니다. 문제는 CIRP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로는 4분기 삼성의 미국 스마트폰 점유율이 26%로 나타났으며, 애플은 50%를 넘었다는 겁니다. 아이폰 6가 출시한 탓도 있으나 삼성도 신제품을 계속 출시했으니 점유율 방어에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CIRP는 '삼성 스마트폰 이용자 중 25%가 아이폰으로 넘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직 삼성 페이는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에만 적용됩니다만, 전 제품에 탑재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그럼 당장 S6와 S6 엣지가 점유율 견인 역할을 하지 못하면 삼성 페이 보급은 느려질 것입니다. 일단 S6와 S6 엣지 이전 제품들이 점유율 방어를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미들레인지 제품들도 어려움이 있었으며, 차세대 플래그쉽 제품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마땅합니다. 즉, 플래그쉽을 통한 점유율 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들레인지 제품으로는 삼성 페이를 활성화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세 번째는 '구글 월렛'입니다. 점유율 부분에서 '그래도 미국 내 26% 점유율이면 높은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26%가 온전히 삼성 페이의 점유율이 될 수 없다는 데 구글 월렛이 이유가 됩니다.
 
 노키아나 블랙베리를 빼면 20% 정도가 삼성 외 LG 등의 안드로이드 제조사이고, 삼성을 포함하면 50% 수준입니다. 애플 점유율과 견줄 수 있다는 점은 구글에 있어서 의미 있는 것이며, 구글 월렛이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삼성이 자체적인 결제 서비스를 내놓았으니 당장 구글이 플랫폼 내 경쟁에서 밀쳐내야 하는 건 삼성 페이입니다.
 
 구글은 삼성 페이 발표에 앞서서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AT&T, T모바일의 합작 컨소시엄인 소프트카드와 제휴했습니다. 3개 통신사에서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구글 월렛을 기본 탑재하는 것이 골자인데, 이에 삼성은 통신사와 협의를 봐야 하고, 통신사는 구글과의 제휴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 탓으로 삼성 페이가 빛을 보지 못한다는 것보다 실상 하나의 S6에 삼성 페이와 구글 월렛이 모두 탑재했을 때 충돌은 피할 수 없고, 50%의 점유율은 분산합니다.
 
 '구글 월렛보다 마그네틱에 대응하는 삼성 페이를 소비자들이 더 선택할 것.'이라고 단정하더라도 여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양분한다는 사실이 변하지 않으며, 플랫폼 단계에서는 구글이 앞서 있으므로 범용 기술의 보급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삼성은 이를 뿌리치고 독자 노선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3가지가 삼성 페이의 어려운 상황을 얘기하는 건 아닙니다. 필자는 마그네틱 대응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이며, 단지 얻을 수 있는 성과는 결제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이고, 이후 포지셔닝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삼성의 역량을 가늠하는 것이므로 해결해야 할 걸림돌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대신 삼성 페이의 웨어러블 대응이나 루프페이의 접근성이 가맹점 확보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점 등 여건이 좋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케이스 형태로 제공하여 여타 스마트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여태 삼성이 서비스 지원에서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기에 단언할 수는 없지만, 방법만큼은 기대할 만할듯합니다
 
 삼성 페이는 올해 여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모바일 결제 시장은 주요 기업뿐만 아니라 여러 스타트업의 참여로 각축전이 벌어지는 상황이기에 딱히 애플 페이가 경쟁 상대라고 보기에 애플 페이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속에서 삼성 페이가 특출나야 하며, 삼성의 서비스 사업 능력을 판단할 실마리가 되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