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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페블, 가장 훌륭한 스마트워치 플랫폼


 2012년, 킥스타터를 통해 1,030만 달러의 거대 자금을 모았고, 예약 판매를 통해 순식간에 팔려나갔습니다. 킥스타터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이자 대표적인 웨어러블 기기로 꼽히는 페블(Pebble)의 얘기입니다. 2014년이 되면서 웨어러블 제품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면서 '페블의 위치가 위험하다.'는 의견도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필자는 페블의 가치를 아주 높게 평가합니다.
 


페블, 가장 훌륭한 스마트워치 플랫폼
 
 페블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은 아주 단순한 의견입니다. 페블은 킥스타터를 통해 초기 투자에 성공했고, 그보다 위의 자본력을 지닌 거대 기업들이 웨어러블에 참여하면 뒤로 밀려나게 될 거라는 겁니다. 완전히 틀린 얘기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이는 페블의 사업 방향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오로지 자본력으로만 평가한 의견입니다. 페블 내 형성된 강력한 응집력은 여느 스마트워치보다 강한데도 말입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2014(Game Developers Conference 2014)에 페블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페블 스마트워치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3종이 공개된 것인데, 지난달 통합 운영을 시작한 앱스토어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해당 게임은 미스터런너(Mr.Runner), 아이콘팝퀴즈(Icon Pop Quiz), 해치(Hatchi)인데, '시계의 작은 화면으로 무슨 게임을 하느냐?'고 싶겠지만, 게임의 내용을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아주 단순하고, 많은 동작을 요구하지 않는 것들로 특히 다마고치를 연상하는 해치는 스마트폰보다 훨씬 더 어울린다는 느낌도 들 정도입니다.
 
 사실 게임이 출시되었다는 점이 중요한 건 아닙니다. 시장 진입은 이뤄졌고, 아이디어가 모여서 확장하는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죠.
 
 가령 어떤 회사가 새로운 스마트워치를 내놓는다고 합시다. 다양한 관점에서 제품을 검토하겠지만, 초기 제품의 확장성이나 미래 가능성보다 당장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스마트워치로서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지 주목하게 됩니다. 이는 기초적인 플랫폼에 대한 평가라고 할 수 있는데, 페블은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서 이후 확장되는 면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제품의 기초적인 면은 이미 검증된 상태라는 겁니다.
 
 페블을 중심으로 뻗어 나가는 플랫폼은 어떤 스마트워치보다 거대하고 강력합니다. 또한, 이런 플랫폼의 확장은 응용프로그램에서만 나타나지도 않습니다.
 
 


 CES 2014, 페블은 플라스틱이 아닌 금속 소재의 '페블 스틸(Pebble Steel)'을 공개했습니다. 메모리를 제외하고는 기존 페블과 똑같은 사양, 단지 금속 재질의 100달러 더 비싸다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러나 페블 스틸은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얘기합니다. 페블의 기본 플랫폼을 가지고 얼마든지 다양한 디자인의 스마트워치를 만들 수 있다고 말입니다.
 
 물론 다른 스마트워치도 이런 식의 디자인 발전이 이뤄져야 합니다. 다만, 페블은 아주 간결하고 기본적인 형태의 스마트워치라는 겁니다. 가령 삼성의 갤럭시 기어가 여러 디자인으로 출시된다고 한다면, 먼저 카메라를 어디에 둬야 할지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합니다. 페블은 단지 화면만 둘 뿐이고, 이는 디자인적 관점에서도 생각해야 하지만, 이미 외형을 다양하게 제시하더라도 기본적인 기능에 대해선 의심할 것 없는 단계의 제품이라는 걸 방증합니다. 모든 웨어러블이 해내야 하는 것을 페블은 아주 잘 보여줬습니다.
 
 페블은 미래에도 이렇게 계속 플랫폼을 넓혀갈 가능성을 풍족하게 지니고 있습니다. 응용프로그램이든 디자인이든 혹은 이후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에도 거침없어도 될 만큼 성장했습니다. 가장 훌륭한 스마트워치 플랫폼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거대 기업의 자본력에 페블을 빗대어 바라본다면 페블의 플랫폼 가치보다 자본의 크기가 더 크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주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과연 페블의 그 가치를 현재 산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추정은 할 수 있겠으나 아직 페블이 보여주지 못한 스마트워치의 미래는 한참 먼 곳에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그 가능성이 흘러가는 방향에 시선만 돌려놓으면 될 뿐입니다.
 
 


 페블 CEO 에릭 미기코프스키(Eric Migicovsky)는 페블 스마트워치가 2013년 판매 이후 누적 40만 대 판매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27만 대가 예약 판매였으므로 시장에서 직접 판매된 것은 13만 대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AT&T와의 반값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조금씩이나마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페블에 기대를 더 합니다.
 
 페블이 현재의 플랫폼 가치를 유지하면서 더 나은 확장과 스마트워치의 미래를 조명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차례이며, 이제 막 등장한 SDK로 어떤 아이디어를 페블에 녹아내리게 할지, 또 어떤 새로운 디자인을 제시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