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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포스퀘어 스웜, 좋은 선택은 아니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포스퀘어(Foursquare)는 거의 내려앉는 분위기였습니다. 매각될 거라는 얘기도 나오던 참이었으니까요. 그러나 포스퀘어의 CEO인 데니스 크로울리(Dennis Crowley)는 2014년 1분기 매출이 작년과 비교했을 때 500%나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성장 중'이라고 말한 것인데, 한 해 만에 위기론을 떨쳐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포스퀘어 스웜, 좋은 선택은 아니다
 
 그러나 이 뒤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가 있었던 덕분이기도 한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수개월 전, 포스퀘어에 1,500만 달러를 투자했고, 그다지 상황이 좋지 않던 업체에 거액을 쏟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성장세를 탔다는 소식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를 긍정적으로 돌려놓았는데, 지금 포스퀘어는 새로운 앱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1일, 포스퀘어는 위치 기반 메신저이 ‘스웜(Swarm)’을 발표했습니다. 비교하자면 페이스북이 메인 앱과 메신저 앱을 분리한 것과 같은데, 스웜은 포스퀘어의 위치 정보를 활용한 메신저 서비스입니다. 스웜은 포스퀘어의 핵심 기능이었던 체크인(Check-in)을 버리고, 체크인하지 않아도 지역 정보를 제공하고,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구현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스웜 이용자는 친구들이 자신과 얼마나 떨어진 위치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위치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자 하면 문자를 통해 '어디'라고 알려줬어야 하지만, 스웜은 그런 동작 없이 간편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기능 면에서 보면 딩동(Ding Dong) 앱과 같습니다. 딩동은 주변을 한 번의 터치로 촬영해 주소록에 있는 사람에게 빠르게 위치를 전달하는 앱입니다. 최근에는 페블용 딩동도 출시되었고, 해당 기능을 제공하는 앱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여기에 스웜이 끼어든 것이죠.
 
 스웜이 딩동과 다른 점이라면 포스퀘어 앱으로 누적된 체크인 정보를 이용한다는 겁니다. 이를 통해 서로 어떤 곳에 있는지 좀 더 명확하게 공유할 수 있고, 이전에 머물렀던 장소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체크인이라는 활동은 기존 포스퀘어 열혈 사용자들이 필요한 것일 뿐, 이제는 스웜을 통해 간편하게 포스퀘어 정보와 사용자가 융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입니다.




그렇다면 스웜은 얼마나 경쟁력 있는 서비스일까요? 포스퀘어는 '포스퀘어가 순전히 위치정보 기반으로 성공한 서비스는 아니다.'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정확히는 '위치 공유에 적용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 효과를 본 것이며, 현재는 되레 게이피미케이션이 발목을 잡고, 포스퀘어를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포스퀘어로서 이런 현상을 당연히 벗어나고 싶을 테고, 스웜은 그런 고민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게이미피케이션이 빠져버린 상태에서 LBS 적인 요소만 남아있는 포스퀘어는 벌거숭이와 마찬가지고, 게이미피케이션의 핵심으로 작용했던 것이 바로 체크인입니다. 체크인이라는 활동이 포스퀘어 이용자의 주된 목적이었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배지는 일종의 목표 의식도 포함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체크인을 빼버린 채 누적된 위치정보를 사용한 서비스를 한다? 체크인이 빠진 탓이 문제라기보단 스웜이라는 서비스 자체가 과연 포스퀘어의 위치정보만으로 유지될 수 있는 서비스인가 하는 의문을 던지게 합니다.
 
 이미 이용자들은 포스퀘어를 이용하기 위해 '계속해서 체크인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던 상태입니다. 포스퀘어의 위기론이 나온 근본적인 이유도 거기에 있으니까요. 그래서 옐프(Yelp)처럼 위치정보를 활용하여 제공하는 방식의 사업 모델로 변모합니다. 스웜도 그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위치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서로 위치정보를 공유하도록 유도합니다. 포스퀘어에 피로감을 느낀 이유가 체크인 탓인 것도 있었지만, 자신의 위치를 노출하는 걸 꺼리거나 타인의 위치정보가 아닌 해당 지역의 위치정보를 원하는 것에도 피로감을 느꼈고, 그것이 포스퀘어의 강력한 경쟁자를 옐프로 꼽을 수 있었던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포스퀘어는 그 피로감을 들게 했던 부분만을 떼어낸 독립적인 앱을 만들었습니다. 그나마 사용자를 붙들어놓았던 체크인도 없습니다. 또한, 이전이 이미 친구들 간의 위치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앱인 밴조(Banjo)는 지역 정보 제공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사업을 더 신경 쓰고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고, 이런 위치정보 공유에 대한 피로감을 없앤 더욱 가벼운 딩동이 존재합니다.
 
 과연 스웜이 밴조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혹은 딩동의 간편함을 넘어서는 서비스로 나아갈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고, 이전의 위치정보 공유에 대한 사용자들의 피로감부터 덜어내는 것이 우선이므로 스웜 자체가 가지는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라는 겁니다.
 
 


 기존 포스퀘어의 열혈 사용자라면 스웜을 반길지도 모릅니다. 포스퀘어 정보를 활용할 범위가 늘어난 셈이니까요. 그러나 이런 식의 변화가 새로운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사실은 최근 트위터가 점점 고립되어 가는 모습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스웜이 신규 사용자를 끌어들일 구실을 하지 못한다면 포스퀘어가 가진 위치정보의 가치가 떨어지게 됩니다. 이는 포스퀘어에 최악의 상황이며, 스웜을 서비스 측면에서만 구상해볼 것이 아니라 사용자 측면에서 과연 포스퀘어에서 나타났던 피로감을 얼마나 덜어낼 수 있는 서비스인지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