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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왓슨-본 아뻬띠, 인지 컴퓨팅 앱의 서막을 알리다


 필자는 요리가 취미이기도 하고, 덕분에 어릴 적부터 요리책과 TV 요리 프로그램을 즐겨봅니다. 새로운 레시피를 찾고, 배우면서 더 좋은 맛을 알게 될 때 느끼는 쾌감에 매료된 것이죠. 그리고 어릴 적부터 배워왔음에도 여전히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고, 소개된다는 것은 요리라는 분야의 규모를 알게 합니다. 더욱 창의적이어야 하고, 새롭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왓슨-본 아뻬띠, 인지 컴퓨팅 앱의 서막을 알리다
 
 IBM은 'IBM 왓슨 모바일 개발자 대회(IBM Watson Mobile Developer Challenge)'를 개최하면서 왓슨을 이용한 앱 개발에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왓슨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했지만, 어떤 아이디어에 접근해야 왓슨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파악해야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그 서막을 알릴 앱이 등장했습니다.
 
 


 IBM은 본 아뻬띠(Bon Appetit)와 손잡고, '본 아뻬띠와 함께하는 왓슨 요리사(Chef Watson with Bon Appetit)'의 베터 버전을 공개했습니다. 개념은 간단한 것으로 본 아뻬띠의 요리 데이터를 왓슨이 인지하고, 학습하여 기존에 생각할 수 없었던 레시피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컴퓨터가 레시피를 제안하는 거죠.
 
 이미 SXSW 콘퍼런스에서 IBM은 요리 학교인 ICE(Institute of Culinary Education)와 협력하여 왓슨 요리사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 왓슨 요리사가 본 아뻬띠와 협력하면서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는 앱 형태로 발전하게 된 겁니다.
 
 본 아뻬띠의 편집장인 아담 라포포트(Adam Rapoport)는 '우리는 왓슨을 통해 기존 요리사들이 창의력을 열고, 어떤 새로운 레시피를 발견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면서 '요리와 기술의 교차가 우리 주방뿐만 아니라 독자의 가정에서도 새로운 사고와 창의력을 촉발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직접 맛을 볼 수도 없고, 요리하지도 않는 왓슨이 내놓은 레시피만 믿고 좋은 맛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긴 어렵습니다. 같은 재료, 같은 레시피라도 맛은 요리하는 사람의 영향을 더 많이 받으며, 그것을 왓슨이 채워줄 순 없기 때문입니다. 대신 왓슨 요리사를 '레시피를 만드는 요리책'이라고 생각하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사람이 레시피를 개발하기 위해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합니다. 여러 가지 재료를 조합해봐야 하고, 조리하고, 맛을 보고, 다시 만들기를 반복해야 하죠. 좋은 요리를 위해선 당연한 일이지만, 먼저 창의적이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시작하는 것과 전혀 기존 방식과 다른 사고를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건 출발점이 다릅니다.
 
 왓슨 요리사는 분명 직접 맛을 보지도 못하고, 조리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레시피에 도달하는 힌트를 학습하고, 반복하면서 강력하게 제시합니다. '이렇게 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라고 말입니다. 그 힌트가 정답이든 정답이지 않든 요리사는 새로운 레시피를 발견하는 출발점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왓슨이 제시한 레시피를 토대로 전혀 다른 레시피를 생각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저 왓슨이 정답을 내리려고 한다면 인지 컴퓨팅의 의미가 없습니다. 방법을 제시하고, 선택하게 하고, 그리고 사용자가 다시 새롭게 생각할 길을 터주는 것이야말로 인지 컴퓨팅의 진정한 활용법이고, 요리라는 거대한 분야는 왓슨을 받아들이기에 가장 적합한 곳 중 하나입니다.
 
 IBM이 왓슨을 요리와 결합하려 한다는 것만으로도 왓슨을 어떤 식의 앱 서비스로 만들 것인지 방향을 알 수 있고, 이는 인지 컴퓨팅 앱을 개념이 아닌 실제 상품으로 인식할 수 있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또한, 더욱 다양한 인지 컴퓨팅 앱의 등장을 예고합니다.
 
 


 IBM 왓슨 그룹 수석 부사장인 마이크 로딘(Mike Rhodin)은 '사람들이 인지 컴퓨팅의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라면서 '이 시스템은 많은 양의 데이터, 화합물 및 수식을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직관적인 방법으로 사람과 정보와의 상호작용을 배울 수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왓슨이 사람과 정보 사이, 사람이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의 중간에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작용하는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왓슨 요리사가 이를 방증합니다.
 
 IBM의 인지 컴퓨팅이 앱을 통해 가까운 미래 사람들의 정보 습득 방식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