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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 새로운 동영상 인터페이스


 유튜브로 본 동영상을 페이스북으로 공유하는 건 굉장히 익숙합니다. 그리고 공유한 동영상으로 보기 위해 유튜브를 방문하게 되죠. 그러나 이는 페이스북이 단순히 공유를 위한 공간이었을 때 얘기입니다. 현재는 페이스북 내 유통되는 동영상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 새로운 동영상 인터페이스
 
 고공행진인 유튜브와 경쟁하려는 동영상 서비스는 줄곧 나왔었습니다. 물론 유튜브가 선발자는 아니지만, 그 영향력에 견주고자 뒤따른 서비스가 많다는 겁니다. 그러나 유튜브의 아성이 깨지진 않았습니다. 워낙 사용자층이 두껍다 보니 특화한 서비스로 파고들 틈조차 발견하기 어려운 탓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유튜브만큼이나 두꺼운 사용자층을 지닌 서비스를 알고 있습니다.
 
 


 Techcrunch는 '페이스북이 페이지를 위한 새로운 동영상 기능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현재 ABC뉴스와 뉴욕타임스 페이지에서 시험 중이며, 해당 페이지의 동영상 탭에서 바뀐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 동영상 탭은 동영상을 올린 순서대로 무미건조하게 나열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동영상을 게재했다는 것만 확인하는 공간이었고, 동영상을 다시 찾아서 재생하는 용도는 절대 아니었죠. 뉴스피드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콘텐츠의 하나이고, 대개 다시 소비하기 위해서는 구글 검색이나 유튜브를 이용하는 편이 유용했으니까요. 웬만한 동영상은 페이스북에만 게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 동영상 페이지 개편은 동영상을 페이스북에서 더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ABC뉴스의 페이지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상단에 추천 동영상을 선별하여 보여주고, 재생 목록을 통해서 비슷한 동영상을 묶어서 제공하게 됩니다. 만약 사용자가 특정 동영상에 만족하고, 다른 동영상을 원한다면 접근하기 쉽도록 한 겁니다. 그리고 아래에 모든 동영상을 보여줍니다.
 
 구성을 보면 유튜브의 채널 기능과 유사합니다. 재생 목록을 얼마나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겠지만, 가령 페이스북에서 접한 동영상의 관련 영상을 더 찾고자 유튜브를 이용한 사용자라면 유튜브로 페이지를 옮기지 않더라도 페이스북에 붙들어 놓을 방도가 생긴 거죠.
 
 그렇다면 페이스북의 이번 시도가 유튜브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페이스북이 노리는 바는 무엇일까요? 또는 페이스북이 노리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페이스북은 지난 9월,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 '페이스북 안에서 동영상 콘텐츠의 하루 조회 수가 10억 회를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페이스북이 동영상 광고를 시작한 시점에서 생각하면 조회 수만으로 매출이 5배나 증가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실제 실적에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구글은 유튜브를 통해서 동영상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The Information의 전 WSJ 기자 출신, 아미르 에프라티(Amir Efrati)는 '모바일 광고에서 구글의 우위가 하락했다.'고 말했습니다. 구글이 검색 광고에서 페이스북을 따돌리고 있지만, 실상 모바일 그래픽 및 동영상 광고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수익에서 보면 전체 광고 매출은 구글이 페이스북보다 2배나 많지만, 미국의 모바일 그래픽 및 동영상 광고 매출은 페이스북이 구글보다 3배 많습니다. 미국에 한정 짓긴 했으나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사실만으로 구글에 상당히 위협적이라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이 동영상 인터페이스를 뜯어고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밝힌 10억 회의 조회 중 65%가 모바일 이용자이며, 본격적인 동영상 광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몇몇 기업들과 동영상 광고를 실험하긴 했었지만, 유튜브처럼 동영상에 광고를 얹는 시도는 아직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미국프로미식축구협회(NFL), 버라이즌과 계약하여 동영상 시작 전에 10초짜리 광고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동영상 인터페이스 개선과 함께 새로운 광고 모델까지 내놓은 덕분에 매출 상승을 기대하는 게 당연해졌습니다. 이 자체가 유튜브에 좋은 소식이 아닙니다.
 
 페이스북이 수익에서 유튜브를 따라잡는 탓에 나쁜 소식이라는 게 아닙니다. 중요한 건 페이스북의 동영상 광고 매출이 오르면서 광고주들의 눈길이 페이스북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함께 동영상 마케팅도 페이스북으로 주도권이 넘어간다는 겁니다. 전체 동영상은 유튜브가 많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 더 오랜 시간 머물게 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으로 동영상을 보는 사용자가 유튜브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아닙니다. 단지 페이스북에서 동영상을 나은 방법으로 소비할 수 있게 함으로써 유튜브의 유입을 페이스북이 당겨오고, 그것으로 광고 효과를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는 것이죠.
 
 쉽게 말하면 사용자 경험의 향상으로 광고 매출을 올릴 방도를 동영상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것에서 찾은 겁니다. 유튜브의 규모를 깰 수 없다면 페이스북의 방법은 꽤 나쁘지 않은 시도입니다.
 
 


 투자자들은 본래 페이스북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지 않으면 금방 매출의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동영상에 관심을 보이면서 내년 매출 상승이 동영상이 있으리라 예상하게 되었죠.
 
 부족한 게 있다면 페이스북의 동영상은 유튜브처럼 쉽게 외부로 공유할 수 없습니다. 소스코드도 제공하지만, 직관적으로 찾을 수 없고, 대개 외부 콘텐츠를 페이스북에 끌어들이니 페이스북의 콘텐츠가 외부로 나가서 유입을 당겨오지 못하는 겁니다. 반대로 페이스북이 동영상으로 유튜브와 겨룰 수 있게 된 건 사용자를 페이스북에 꾸준히 머물게 할 기반이 강력한 탓이지만, 내부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건 한계가 있고, 외부에서 동영상으로 페이스북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을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매출도 매출이지만, 최근 시작한 게시물 검색과 함께 페이스북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경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리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또한, 페이지를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는 건 앞으로 다른 콘텐츠의 활용 방안도 넓힐 단초를 제시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가능성을 새롭게 점칠 수 있도록 한 것만으로 의미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