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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이 준비 중인 VR 제작 앱의 의의

via_Digital Trends


 페이스북의 충격적인 오큘러스 VR 인수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이 VR 회사를 인수한 것도 놀라운 것이었지만, 게임에 집중한 오큘러스 VR이 페이스북에 넘어가면서 개발 속도가 느려지는 건 아닌지 걱정도 있었죠. 페이스북은 게임 중심의 VR 개발에 변화가 없으리라 밝혔고, 독립적인 운영을 지속하면서 우려도 줄어들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준비 중인 VR 제작 앱의 의의
 
 그러나 오큘러스 리프트를 게임이 중심인 기기로 개발한다는 것이지 VR 자체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는 오큘러스 VR 인수에 대해 '10년에서 15년 사이에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은 등장해왔다.'고 말했으며, 이는 오큘러스 리프트를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으로 간주하거나 간주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과 같은 얘기였습니다.
 
 


 RE/Code 주관 코드/미디어 콘퍼런스(Code/Media Conference)에 참여한 페이스북 최고제품책임자(CPO) 크리스 콕스(Chris Cox)는 '사용자가 직접 VR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일반인도 VR 콘텐츠를 만들게 될 것이며, 사용자는 자신의 일상을 VR로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헤드셋의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페이스북이 생산성 앱을 서비스하기에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이른 시간에 도입되진 않을 것을 밝혔습니다.
 
 콕스의 발언을 해석하면 오큘러스 리프트를 기반으로 할 수는 있겠지만, 오큘러스 전용의 콘텐츠로 말하고 있지 않으며, 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의 포괄적인 보급을 얘기했다는 점에서 페이스북이 준비 중인 VR 제작 앱이 오큘러스 리프트만을 겨냥하고 있는 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저렴한 VR 기기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의 콘텐츠를 사용자가 보급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고, 이를 페이스북, 또는 특별한 앱을 통해 보급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겁니다. 오히려 VR에 대한 방향을 이렇게 잡고 있다는 것이 오큘러스 VR을 인수하게 한 원인이었다는 게 더 정확하겠죠.
 
 

via_STV.RE


 '글, 사진, 동영상으로도 모자라서 이제 VR로 인생 낭비를 할 참인가?' 싶겠지만, 페이스북이 생각하는 목표는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일단 페이스북이 구상 중인 VR 콘텐츠의 품질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할 수 없으나 단순히 폰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HMD로 출력하는 게 전부라면 굳이 제작할 별도 앱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은 VR 전용 콘텐츠를 일반인들이 제작하게 할 생각이고, 구체적으로는 제작자가 경험한 것을 다른 이가 비슷하게 경험할 수 있는 가상 현실을 제공하는 것, 가상 현실에 시선의 자유도를 조금이라도 줄 수 있도록 하리라는 겁니다. 이는 기존의 사진이나 동영상으로는 전달하지 못한 아주 색다른 경험을 전달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가령 바다를 촬영한 것이지만,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은 그 바다의 하늘도 감상할 수 있게 되겠죠. 혹은 산악자전거 타는 사람의 시선만이 아니라 자전거에서 볼 수 있는 주변을 원하는 대로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이는 경험의 공유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방식이고, 콘텐츠 범위도 넓힐 실마리입니다.
 
 대신 이를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앱이 MS가 제공하는 포토싱스(Photosynth)처럼 3D 파노라마를 가능하게 하거나 동영상이라면 360도 카메라를 이용해야 합니다. 물론 고품질의 VR 콘텐츠를 만들려면 여러 대의 카메라가 필요하지만, 일반인이라면 적어도 360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가 있어야 하죠.
 
 360도 카메라는 삼성, 넥스트VR(NextVR) 등의 업체가 VR 콘텐츠용으로 내놓았기에 액션캠처럼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고로 콕스가 말한 헤드셋의 보급뿐만 아니라 촬영 방법에 대한 보급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또는 페이스북의 앱이 이런 어려움을 해결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지 두고 볼 일입니다.
 
 그 점에서 페이스북의 계획은 쉽지 않으며, 대신 새로운 공유 경험의 기회와 궁극적으로 페이스북의 새로운 세대를 열 가능성을 지녔기에 아주 흥미로운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via_WashingtonPost


 주크버그는 지난달, 한 Q&A 행사에서 '현재 가상현실은 부족하다.'면서 '10년에서 15년 혹은 20년 사이에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을 등장했었고, 우리가 그것을 구축하고 있다는 걸 기쁘게 생각한다.'며 VR 산업이 새로운 컴퓨팅 환경을 가져다줄 것과 함께 오큘러스 인수가 페이스북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설명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이 가상 현실의 선두에 있다고 생각하며, 그것이 어떻게 발전할지 지켜보는 건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하나로 VR 제작 앱을 넣을 수 있겠죠.
 
 당연하게도 이것이 오큘러스의 개발 방향을 게임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건 아닙니다. 되레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말고도 훨씬 포괄적으로 VR 산업에 집중하고 있음을 방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