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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몰래 IPO 신청하다


 올해 기술 기업 중 IPO에서 주목받는 3개 회사라고 하면 '핏빗(Fitbit)', '스포티파이(Spotify)', 마지막은 '스퀘어(Square)'일 것입니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상장할 가능성을 예고했으며, 핏빗은 IPO 이후에도 고속 성장하고, 스포티파이는 IPO를 신청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스퀘어죠.
 


스퀘어, 몰래 IPO 신청하다
 
 초기 시장에서 스퀘어는 독보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애플, 구글, 삼성 등 대형 회사들의 비접촉 결제 서비스 본격화와 페이팔, 아마존 등 기존 결제 기술 업체들의 소매점 결제 진출, 핀 테크 여파로 생겨난 신생 업체들의 각축전에 스퀘어의 성장세도 꺾일 수밖에 없었죠.
 
 


 포천은 블룸버그를 인용하여 '스퀘어가 IPO를 신청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스퀘어는 별다른 답변을 하진 않았지만, 신생 법안으로는 매출 10억 달러 미만 기업은 미국 증권 거래위원회(SEC)에 대중에게 알리지 않고도 신청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말했습니다.
 
 스퀘어는 지난해 300억 달러 규모의 결제를 처리했으며, 100만 개 수준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매출을 이익으로 전환하지 못한 탓에 좀 더 공격적으로 가맹점을 늘릴 기회를 얻지 못했고, 새로운 결제 서비스 업체들에 투자가 몰리면서 자금 확보에도 어려움은 겪었습니다.
 
 그 탓으로 스퀘어의 IPO는 2013년부터 점쳐졌던 것이며, 지난해가 적절한 시기라고 보였죠. 하지만 스퀘어는 IPO를 미뤘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가장 큰 건 IPO로 투자를 받더라도 경쟁해야 할 NFC를 견제할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 화두였던 애플 페이가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섣불리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애플 페이와 직접적인 경쟁을 하게 된다고 했을 때 투자자들이 스퀘어에 빠른 회의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그런 스퀘어가 IPO를 진행한다는 건 현재 스퀘어의 위치와 앞으로 가능성을 다시 눈여겨보게 하는 것입니다. 투자자들도 그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스퀘어가 새로운 가능성을 찾지 못할 당시에 IPO라는 도박을 선택할 것인지, 그리고 뜬소문으로 떠오른 애플의 인수설이 들어맞을지가 쟁점이었습니다. IPO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트위터의 사례를 간과할 수 없었고, 애플에 매각할 만큼 가치를 보여준 기업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던 탓입니다. 어쨌든 스퀘어는 둘 다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스퀘어의 가치에 불을 짚인 것이 애플 페이입니다. 딱히 애플 페이만의 덕을 봤다고 하긴 미미하지만, 그동안 스퀘어가 키워온 가맹점 규모는 경쟁 지점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애플 페이는 NFC로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고,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을 했을 때 가맹점이 쉽게 늘어날 수 있다고 보였으나 소규모 매장까지 파고들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스퀘어는 자사 가맹점을 대상으로 애플 페이를 처리할 수 있는 NFC 단말기를 보급하기로 했고, 애플 페이는 스퀘어 가맹점을 애플 페이 가맹점으로 받아들인 것과 함께 스퀘어조차 애플 페이와 경쟁이 아닌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애플 페이뿐만 아니라 여타 결제 업체들도 쉽게 가맹점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스퀘어와 협력할 여지가 생겼다는 거죠.
 
 스퀘어가 가맹점을 늘릴수록 결제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업체들은 스퀘어와의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그래야만 여타 스퀘어와 협력한 업체들과 동등한 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는 스퀘어가 가맹점을 더 늘릴 이유가 되며, 여태 가맹점을 늘려도 이익을 얻지 못하여 머물렀던 가치를 끌어올릴 기회가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스퀘어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융자 서비스도 준비 중입니다. 소매점에 자금을 지원하고, 스퀘어 결제로 처리한 매출로 상환하는 시스템으로 가맹점을 늘리면서 스퀘어 결제를 늘릴 방안도 마련한 겁니다. 이를 이용할 때 애플 페이 등 결제 서비스를 스퀘어 결제로 넘긴다면 결제 경쟁사들은 더욱 스퀘어와 협력하고자 하겠죠. 소매점으로서는 상환을 위해 소비자에 스퀘어 결제를 좀 더 강조할 테고, 마그네틱 카드 결제부터 IC 카드, NFC 결제까지 지원하므로 굳이 강요하지 않더라도 스퀘어를 통한 결제가 늘어날 테니까요.
 
 가맹점을 늘려야 할 이유의 마련과 기존 가맹점들의 가치를 한 단계 상승시켰다는 점이 스퀘어가 자금을 조달해야 할 명분으로 내세워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자생할 방안을 찾았다는 것에서 스퀘어는 도박으로 IPO를 진행한다거나 매각한다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IPO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개되지 않은 IPO이기에 자세한 사항을 알긴 어려우나 되레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 자사의 안정적인 성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신중하지만, 급하지도 않다는 걸 의미하는 거죠.
 
 스퀘어의 사업 모델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대개 결제 서비스는 특정 플랫폼에 결제 기능을 포함하는 데서 머물고 있으나 스퀘어는 결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기에 경쟁 서비스들이 스퀘어와 적이 되기보단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는 것은 흥미롭죠.
 
 스퀘어가 IPO를 통해 이런 흥미로운 상황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